경찰살해범, PC접속 흔적 포착

경찰살해범, PC접속 흔적 포착

입력 2004-08-04 00:00
수정 2004-08-04 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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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3일 심야 서울 강북지역의 아파트에서 경찰관 피살사건의 용의자 이학만(35)씨를 붙잡기 위해 7시간 동안 대대적인 수색작업을 펼쳤으나 불발에 그쳤다.

살해범 은신처 수색
살해범 은신처 수색 살해범 은신처 수색
경찰이 3일 밤 경찰관 살해사건의 용의자가 은신한 것으로 보이는 서울 성북구 돈암동의 한 아파트를 정밀수색하자 주민들이 근심스러운 표정으로 지켜보고 있다.
강성남기자 snk@seoul.co.kr
경찰은 이씨로 추정되는 인물이 이날 오후 4시쯤 성북구 돈암동의 한 아파트에서 PC에 접속한 단서를 잡고,오후 5시30분쯤 아파트로 긴급출동했다.이씨의 주민등록번호로 개설된 한 포털사이트의 ID가 이 아파트의 PC에서 온라인 게임사이트로 접속될 때 사용된 흔적을 포착한 것.

경찰은 특공대,서울경찰청과 성북·마포·서부서 소속 강력·형사반 요원,전경 등 300여명을 투입,아파트 9개동 전체를 물샐틈없이 에워싼 뒤 PC를 쓴 것으로 추정되는 23층짜리 아파트 2개동 736가구를 샅샅이 뒤졌다.

경찰은 각 가정을 일일이 방문,컴퓨터와 인터넷 사이트 접속기록을 확인하고,안방과 목욕탕,옷장,베란다 등을 수색했다.아파트를 출입하는 주민과 차량에 대한 검문검색과 지하 주차장 수색도 동시에 이뤄졌다.빈 아파트는 주인이 귀가하는 대로 수색했다.하지만 심야 수색작업은 별다른 단서를 잡지 못한 채 자정 무렵 마무리됐다.

주민들은 궁지에 몰린 이씨가 마구잡이로 인질극을 벌일 가능성을 우려해 집에 머물지 못하고 마당이나 베란다에 삼삼오오 몰려 나와 경찰의 수색작업을 불안한 표정으로 지켜봤다.오후 9시15분쯤에 8층 주민 김모(36)씨가 술에 취해 유리창을 깨뜨리자 용의자가 검거된 것으로 오인한 주민들이 놀라 소리를 지르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아파트 입주자 대표 윤두수(52)씨는 “경찰이 아무런 설명도 없이 이잡듯 수색을 벌여 주민들이 영문도 모른 채 불안에 떨어야 했다.”면서 “주민들에게 협조를 구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행동하면 주민들은 여전히 공권력을 불신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경찰은 이날 이씨에게 현상금 2000만원을 내걸고 수배 전단 5만부를 전국에 배포했다.서울경찰청 김병철 형사과장은 “경찰관 2명을 살해한 중대범죄자이고 추가 범죄의 우려가 있어 시민의 적극 제보를 유도하기 위해 현상수배에 나섰다.”고 말했다.

경찰은 전날 붙잡은 공범 김모(38)씨에 대해 살인방조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키로 했다.김씨는 사건 당시 현장에서 ‘경찰이 커피숍 안에 있는 것 같다.’는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이씨에게 보내는 등 범행을 방조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한편 고 심재호 경사와 이재현 순경의 합동 분향소가 마련된 서울 송파구 국립경찰병원에는 이날 이해찬 국무총리와 한나라당 박근혜·민주당 한화갑 대표,이명박 서울시장,김우식 청와대 비서실장 등 조문객의 발길이 이어졌다.

이 자리에서 이 순경의 부친 이성형(56)씨는 “경찰,총기 휴대하게 해주세요.잘못된 것은 시정해 주십시오.이게 좋은 나라 맞습니까.”라며 흐느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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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2004-08-04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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