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새통 채용박람회 ‘속빈 강정’

북새통 채용박람회 ‘속빈 강정’

입력 2004-11-29 00:00
수정 2004-11-29 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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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난을 해소하기 위해 자치단체에서 개최하고 있는 채용 박람회가 저조한 취업률로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 채용 박람회에 참가한 업체들이 구직자를 만족시키지 못하는 탓도 있지만 구직자들의 눈이 너무 높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상당수 업체들은 구인난을 겪고 있다.

28일 경기도 성남시에 따르면 올해 관내에서 두번 개최한 채용박람회에서 20% 안팎의 저조한 취업률을 기록했다.

지난 2월 수정구 복정동 경원대학교에서 열린 채용박람회에서는 76개 업체가 참가해 모두 395명을 채용할 예정이었으나 48명만 채용했다. 나머지 일자리에는 원서조차 내지 않았다. 채용률은 12%에 불과했다.

지난 10월14일 분당구 야탑동 코리아디자인센터에서 열린 성남취업박람회에서는 관내 80개 업체가 524명을 뽑을 예정이었으나 118명만이 일자리를 얻었다.

이들 채용박람회에는 생산직을 포함해 경비와 청소, 품질관리, 음향기기, 판금, 컴퓨터, 디자이너 분야가 주를 이루고 있으나 금융업과 학원강사, 연구원 등 전문직도 포함돼 있다.

그러나 채용박람회를 찾은 구직자들 대부분이 생산직을 기피하거나, 관리직은 보수가 적다는 것을 이유로 발걸음을 돌렸다.

검사원을 포함한 생산직은 월급이 90만∼100만원대로 야근수당 등을 합치면 평균 110만∼120만원 수준이다. 여기다 보너스를 포함하면 월평균 150만원이 넘는다. 관리직은 이보다 10만∼20만원가량 낮은 편이지만 역시 찾는 이가 없다.

성남시 소재 성문전자㈜의 경우 3개월 수습기간이 지나면 월급 110만원에 60만원씩 연 8회의 보너스를 지급하고 있다. 여기에 1시간이라도 야근이나 휴일근무를 하면 시급기준 2배를 지급하지만 사람을 못구하고 있다. 때문에 이 회사는 채용박람회를 자주 찾는 단골 손님이 됐다.

이 회사 관리팀 민효정 대리는 “월급이 많은 것은 아니지만, 입사한 지 한 달도 못 채우고 가버리는 경우도 많다.”면서 “검사원이나 단순 조립 등 힘들지 않은 분야도 사람 구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연구원 등 전문직은 적임자가 없어 사람을 구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지난 3월 안양시 문예회관에서 열린 채용박람회에는 67개 업체가 모두 332명을 채용할 계획이었으나 이 가운데 135명만이 직장을 찾았다. 이날 박람회에는 1300명이 몰려 대성황을 이뤘다. 그렇지만 실제로는 423명만이 상담에 응했고, 나머지는 상담도 하지 않고 발길을 돌렸다.

이같은 상황은 서울도 마찬가지다.

서울시는 지난 6월10일부터 이틀동안 강남구 대치동 무역전시장에서 수도권채용박람회를 개최했다.1883개 업체가 5000여명을 모집했다. 그러나 2150명만이 구직에 성공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담당 공무원들은 죄인인 양 고개를 숙이고 있다. 채용박람회의 낮은 취업률이 외부에는 일자리 부족으로 인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업체 관계자는 “구직자들이 구직난을 이야기하기 전에 일을 하려는 마음자세부터 다잡아야 한다.”고 충고했다.

성남 윤상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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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1-29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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