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평양시간 원래대로”…30분 차 남북 시곗바늘 3년 만에 만난다

金 “평양시간 원래대로”…30분 차 남북 시곗바늘 3년 만에 만난다

이현정 기자
이현정 기자
입력 2018-04-29 22:18
수정 2018-04-29 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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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표준시 통일 배경

민족 동질성 회복·정상국가 의지
남북 교류·북일관계 개선 포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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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는 남북이 현재 30분 차이가 나는 표준시를 서울 표준시로 통일하는 데 합의했다고 29일 밝혔다. 사진은 정상회담이 열린 지난 27일 판문점 평화의집 1층 접견실에 걸려 있던 서울과 평양 시간을 알려주는 시계.  판문점 한국공동사진기자단
청와대는 남북이 현재 30분 차이가 나는 표준시를 서울 표준시로 통일하는 데 합의했다고 29일 밝혔다. 사진은 정상회담이 열린 지난 27일 판문점 평화의집 1층 접견실에 걸려 있던 서울과 평양 시간을 알려주는 시계.
판문점 한국공동사진기자단
30분 차이로 돌아가던 남북의 시곗바늘이 3년 만에 만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27일 문재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북과 남의 시간부터 먼저 통일하자”며 남측보다 30분 늦은 북측 표준시인 ‘평양시간’을 원래대로 되돌리겠다고 했다. 사전에 전혀 논의되지 않은 깜짝 발언이었다.

김 위원장의 표준시 변경 약속은 민족 동질성을 회복하는 한편 국제 관행에 맞춘 정상국가로 발돋움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동시에 앞으로 재개될 남북 경제교류와 북·일 관계 개선을 염두에 둔 조치로 해석된다.

북한은 광복 70주년인 2015년 8월 15일 일본 표준자오선인 동경 135도 기준 대신 한반도 중앙부를 지나는 동경 127.5도를 기준으로 표준 시간을 정했다. 일제강점기 이후 사용한 동경시를 버린 북한이 내세웠던 명분은 일제 잔재 청산이었다. 이때부터 3년간 미국이나 중국처럼 대륙도 아닌 한반도에 ‘서울시간’, ‘평양시간’이 따로 존재했다.

평양시간 등장으로 개성공단 입·출경과 남북 민간 교류에 혼란이 발생하기도 했다. 북한이 평양시간 도입 다음날 남측에 ‘개성공단 입·출경 시간을 북측 시간에 맞춰 30분 늦추라’고 통보해 당시 개성공단 입주 기업들은 30분 늦게 업무를 시작하고 30분 늦게 퇴근했다.

이번 남북 정상회담이 열린 판문점 ‘평화의 집’ 대기실에도 서울시간과 평양시간을 가리키는 시계 2개가 걸렸다. 이를 본 김 위원장은 “매우 가슴이 아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29일 “표준시 통일은 북측 내부적으로도 행정적 어려움과 비용을 수반하는 문제”라며 “김 위원장이 이런 결정을 한 것은 국제사회와의 조화와 일치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의미이자 앞으로 예상되는 남북, 북’미 간 교류협력의 장애물을 제거하겠다는 결단”이라고 평가했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김 위원장이 남북 관계 개선에 대한 적극적인 의지, 빠른 속도로 실행해 나가겠다는 것을 보여 주는 조치”라고 말했다. 대다수 국가가 국제 표준시에서 1시간 단위로 시차를 두고 있는데, 북한은 30분이 엇갈려 그동안 불편도 상당했을 것으로 짐작된다. 6월로 예상되는 북·일 정상회담에 대비해 ‘일제 잔재 청산’이란 명분으로 확정한 평양시간을 철회함으로써 일본에 화해의 제스처를 보낸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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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2018-04-30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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