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만에 이례적 신속처리… 對北 강력메시지

3일만에 이례적 신속처리… 對北 강력메시지

입력 2012-04-17 00:00
업데이트 2012-04-17 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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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리 ‘北로켓 비난’ 의장성명 의미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에 대한 16일(현지시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의장 성명의 수위는 ‘약한 회초리로 최대한 세게 내려친’ 것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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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적으로 판단한다면 이번에 안보리는 의장 성명보다 강한 회초리인 결의안을 채택했어야 한다. 북한의 이번 로켓 발사는 과거 안보리가 채택한 5개의 회초리(3개 결의안, 1개 의장 성명, 1개 의장 언론보도문)를 무시한 행위로 ‘가중처벌’ 대상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중국과 러시아가 가중처벌에 반대하고, 미국 입장에서도 북한이 3차 핵실험에 나설 명분을 주지 말아야 한다는 부담 때문에 의장 성명 채택에 그친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의 로켓 발사가 실패했다는 점도 ‘정상 참작’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대신 안보리는 이번의 경우 로켓 발사 후 3일 만에 의장 성명을 도출함으로써 회초리를 단단히 움켜쥐었음을 과시했다. 지난 세 차례 북한 로켓 발사에 대한 안보리 결과는 각각 8일, 10일, 8일 만에 나왔다. 안보리 제재 논의 때마다 사사건건 북한 편을 들었던 중국 입장에서 이번에는 자꾸만 도발을 거듭하는 북한을 적극적으로 비호할 명분이 약하고, 북한의 도발에 대해 최대한 불쾌감을 표시함으로써 추가 도발을 막으려는 의도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으로 중국은 북한을 향해서는 “결의안보다 약한 것 아니냐.”고 핑계로 삼을 법하다.

이번 의장 성명 문구에는 2009년 의장 성명보다 강한 표현들이 여러 대목에서 등장한다. ‘강력히’(strongly), ‘심각한’(serious), ‘강조’(underscore), ‘중대한’(grave), ‘개탄’(deplore), ‘즉각’(immediately) 등은 2009년 의장 성명에는 없었던 표현이다. 의장 성명이라는 형식은 중국의 주장을 취하는 대신 그 내용은 미국의 주장을 최대한 반영하는 식으로 타협이 이뤄졌음을 시사한다.

또 2009년과 달리 “위성 또는 우주발사체 발사로 성격을 규정하더라도”라는 표현을 삽입함으로써 로켓 발사를 위성이라고 우기는 북한의 행태에 쐐기를 박았다. 아울러 2009년에는 단순히 추가 발사를 하지 말 것을 요구했다면, 이번에는 어떠한 추가 발사도 ‘진행’(proceed)하지 말 것을 요구했다. 북한제재위의 개인·단체·품목 제재 목록을 ‘연례적으로’ 갱신한다는 내용도 2009년에는 없었던 조항이다. 특히 이번 의장 성명에는 2009년과 달리 “북한의 추가 발사 또는 핵실험이 있을 경우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결의를 표명한다.”는 내용을 삽입함으로써 북한의 3차 핵실험 추진에 대한 경고를 분명히 했다. 과거 두 차례나 ‘미사일 발사→핵실험’ 패턴을 반복했던 북한의 행태에 대한 학습 효과이자 이번 의장 성명의 가장 큰 목적이 추가 도발 방지라는 점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북한이 미사일 발사든, 핵실험이든 추가로 도발을 한다면 대선을 앞둔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는 물론 북한을 비호해야 하는 중국 입장에서도 지극히 난감한 상황이 되기 때문이다.

결국 이번 안보리 의장 성명은 북한의 반복되는 도발에 대해 마땅히 추가할 제재수단이 없는 안보리의 한계를 노정하면서 말로 준엄하게 꾸짖은 모양새가 됐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2012-04-17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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