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통공사 ‘고용세습’ 사실로…일반직 전환 15%가 ‘친인척’

서울교통공사 ‘고용세습’ 사실로…일반직 전환 15%가 ‘친인척’

강경민 기자
입력 2019-09-30 15:11
수정 2019-09-30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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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 5개 공공기관 정규직 전환 감사…‘친인척 채용비리’ 계기불공정채용 비정규직도 정규직化…‘無평가’ 정규직 전환방식 문제 감사원, 72명 신분상 조치 요구…“서울교통공사 사장 ‘해임’등 조치”

서울교통공사 등 공공기관의 ‘고용세습’ 의혹이 감사원 감사를 통해 상당 부분 사실로 드러났다.

재직자의 친인척이 비정규직 또는 무기계약직으로 채용됐다가 2017년 이후 정부 및 서울시 정책에 따라 정규직(일반직)으로 전환한 사례가 대거 확인된 것이어서 큰 파장이 예상된다.

특히 친인척의 추천으로 면접만 거쳐 채용되는 등 ‘불공정’ 경로를 통해 입사한 사람까지도 여과없이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등 ‘정규직 전환’ 과정에서의 총체적 문제점이 드러났다는 지적이 나온다.

감사원은 서울교통공사 등 5개 기관을 대상으로 실시한 ‘비정규직 채용 및 정규직 전환 등 관리실태’ 감사 결과를 30일 공개했다.

이번 감사는 지난해 국감에서 ‘서울교통공사 친인척 채용비리’ 의혹이 불거지면서 지난해 10월 서울시장과 서울교통공사 사장이 공익감사를 청구해 이뤄졌다.

감사 대상에는 의혹이 제기된 기관 가운데 정규직 전환 규모가 큰 인천국제공항공사, 한국토지주택공사, 한전KPS주식회사, 한국산업인력공단 등도 포함됐다.

감사 결과, 5개 기관의 정규직 전환자 3천48명 가운데 10.9%(333명)가 재직자와 4촌 이내 친인척 관계로 확인됐다. 특히 서울교통공사의 경우 일반직 전환자 1천285명 중 14.9%(192명)가 재직자와 친인척 관계였다. 여기에 자회사 재직자와 최근 10년간 전적자(퇴직 후 위탁업체 등에 취업한 사람), 최근 3년간 퇴직자까지 포함하면 이들과 친인척 관계인 일반직 전환자는 19.1%(246명)에 달한다.

나머지 4개 기관의 경우 정규직 전환 완료자 중 재직자 친인척 비율이 인천국제공항공사 33.3%(2명), 한국토지주택공사 6.9%(93명), 한전KPS주식회사 16.3%(39명), 한국산업인력공단 4.3%(7명)이었다.

앞서 정부는 2017년 7월 ‘공공부문 비정규직 근로자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을 발표했고, 서울시는 자체적으로 ‘무기계약직 제로(0)화’ 정책을 발표했다.

정부의 비정규직 정책은 비정규직(기간제, 파견·용역)을 정규직(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는 것이지만, 서울시 정책은 무기계약직을 일반직으로 전환하는 독자적인 정책이다. 무기계약직과 일반직은 모두 정규직으로 고용 기간에 차이가 없지만, 임금이나 승급체계 등 처우가 다르다.

이들 5개 기관의 정규직(일반직) 전환자 가운데 해당 정책이 발표된 이후 입사자는 포함되지 않았으나, 애초 비정규직 또는 무기계약직으로 채용되는 과정에서 상당수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다시 말해 각 기관이 불공정한 채용 과정을 통해 고용됐던 사람들이나 근무태만자 등 부적격자마저도 정규직으로 전환해준 것이다.

일례로 서울교통공사의 경우 기존 직원의 추천으로 면접만 거쳐 채용된 친인척 등 45명, 아무 평가 없이 채용된 사망 직원의 유가족 1명 등 46명도 모두 일반직으로 전환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정규직 전환 대상에 포함한 52개 협력사 직원 3천604명 중에서도 비공개 채용되거나 서류·면접심사표가 존재하지 않는 등 불공정 채용 사례도 3천건 이상(중복 사례 포함) 확인됐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도 재직자의 청탁으로 채용된 친인척 등 비정규직 5명을 모두 2017년 12월 정규직으로 전환했다.

한전KPS주식회사는 채용 공고 없이 임직원의 청탁으로 자녀를 단독 면접을 통해 고용하는 등의 방식으로 비정규직 80명을 채용했으며 이들을 지난해 4월 정규직으로 전환했다.

한국산업인력공단은 2014년 이후 채용공고 등의 절차 없이 직원의 친인척 등 124명을 기간제 근로자로 채용했으며 이 중 일부가 정규직으로 전환했다.

비정규직 또는 무기계약직의 경우 정규직(일반직)에 비해 난이도가 낮고 간소한 절차로 채용되는데도, 능력 입증을 위한 일체의 평가 절차 없이 일괄적으로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과정도 문제로 지적됐다.

감사원은 감사 결과를 토대로 서울시장에게 인사 업무를 부당하게 처리한 서울교통공사 사장을 해임 등 조치하라고 통보하는 한편, 관련 업무를 철저히 하라고 ‘주의’를 요구했다.

또한 ‘직무 회피’를 하지 않고 자신의 조카사위를 직장예비군 참모로 최종 합격시킨 박완수 전 인천공항공사 사장에 대해선 비위 내용을 재취업 등 인사자료에 활용하라고 통보했다.

이를 포함해 채용 업무를 부당하게 처리한 5개 기관의 직원 등 총 72명에 대해 신분상 조치를 요구하고, 이 중 29명에 대해선 검찰에 수사 요청을 하거나 수사 참고자료로 통보했다.

중징계 요구 대상은 서울교통공사 5명, 한국토지주택공사 2명 등 7명이며 경징계 요구 대상은 서울교통공사 4명, 서울시 1명, 한국토지주택공사 1명, 한전KPS주식회사 11명 등 17명이다.

감사원은 행정안전부 등 관계 부처에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한편 서울시는 감사 결과와 관련, “친인척이 있는 직원 192명에게서 채용비리와 관련된 위법성은 드러나지 않았다”며 “위법성이 드러난 사안이 아닌 수용할 수 없는 감사 결과에 대해서는 재심의를 청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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