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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철 ‘입국장 패싱’…국가원수급 ‘특급 의전’

김영철 ‘입국장 패싱’…국가원수급 ‘특급 의전’

한준규 기자
입력 2018-05-31 23:14
업데이트 2018-05-31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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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년 만에 北고위급 방미 표정

계류장에서 바로 공항 빠져나가
北외교관 “성과 내려 뉴욕 왔다”
북·미간 숙소 거리 불과 1.4㎞
폼페이오, 트럼프 면담뒤 뉴욕행
만찬장에서 김영철과 ‘화기애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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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 폼페이오(왼쪽 첫 번째) 미국 국무장관과 김영철(오른쪽 두 번째)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30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 38번가의 주유엔 미국 차석대사 관저에서 열린 만찬 도중 건배를 하고 있다. 폼페이오 장관 오른쪽에는 지난 9일 평양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국무장관의 접견에 배석했던 앤드루 김 중앙정보국(CIA) 코리아임무센터(KMC) 센터장이 앉아 있다.  미 국무부 제공·뉴욕 AFP 연합뉴스
마이크 폼페이오(왼쪽 첫 번째) 미국 국무장관과 김영철(오른쪽 두 번째)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30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 38번가의 주유엔 미국 차석대사 관저에서 열린 만찬 도중 건배를 하고 있다. 폼페이오 장관 오른쪽에는 지난 9일 평양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국무장관의 접견에 배석했던 앤드루 김 중앙정보국(CIA) 코리아임무센터(KMC) 센터장이 앉아 있다.
미 국무부 제공·뉴욕 AFP 연합뉴스
미국 정부는 18년 만에 이뤄진 북한 최고위급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의 방미에 특별히 예우를 갖춘 모습이었다. 국제적 관심 속 이번 북·미 고위급회담의 중요성뿐 아니라 미 정부의 새달 북·미 정상회담 개최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김 부위원장이 도착한 뉴욕 JFK공항 1터미널에는 31일(현지시간) 오전부터 한국 등 세계 각국의 취재진 수백 명이 몰렸다. 이들은 김 부위원장을 마중 나온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 외교관들에게 북·미 정상회담의 전망을 묻기도 했다. 북한의 한 외교관은 “성과를 거두려고 하니까 뉴욕까지 온 것 아니겠느냐”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대부분의 북한 외교관들은 웃음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김 부위원장이 탄 에어차이나 CA981기가 JFK공항에 도착한 것은 오후 2시쯤. 그때부터 취재진은 긴장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김 부위원장은 공항여객터미널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미 국무부가 항공기 계류장에서 김 부위원장을 직접 마중하면서 여객터미널을 거치지 않고 공항을 빠져나간 것이다.

항공기 도착과 맞물려 6~7대의 검은색 세단과 경찰 차량이 계류장으로 들어가는 장면이 목격됐고, 30여분 뒤 경찰 차량이 앞뒤에서 검은색 차량을 호위하는 대열로 계류장을 빠져나갔다. 이는 취재진의 카메라 세례를 피할 수 있도록 한 미국 측의 배려로 풀이된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전용기가 아니고 일반 여객기의 승객을 공항 계류장에서 직접 에스코트하는 것은 통상 ‘국가원수급’에 해당하는 의전”이라면서 “미국이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김 부위원장 경호와 의전에 각별히 신경을 쓰는 눈치”라고 말했다.

김 부위원장의 숙소는 공항 인근 ‘뉴욕 밀레니엄힐튼 뉴욕플라자’로 알려졌다. 유엔본부 및 주유엔 북한대표부와 인접한 이 호텔은 지난해 유엔총회 때 리용호 외무상이 묵는 등 북한 고위 당국자들이 자주 이용해 왔다. 1시간여 뒤인 오후 3시 30분쯤 호텔 앞에 모습을 드러낸 김 부위원장은 입국 소감과 회담 전망 등을 묻는 취재진에 시선도 주지 않은 채 한마디 발언 없이 곧바로 호텔로 들어갔다. 그는 이어 오후 7시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의 만찬 회동 장소인 미 유엔대표부 차석대사 관저로 향했다.

이들은 90분간 진행된 만찬 회동을 마치고 오후 8시 40분쯤 호텔로 돌아갔다. 폼페이오 장관이 만찬 이후 트위터에 올린 2장의 사진에 따르면 이들은 만찬장에서 미소를 머금은 채 서서 악수를 했고, 배석자들과 함께 테이블에 앉아 웃는 표정으로 잔을 맞대고 건배했다. 배석자로는 지난 10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폼페이오 장관 접견 때 배석했던 앤드루 김 미 중앙정보국(CIA) 코리아임무센터(KMC)장 등이 확인됐다. 폼페이오 장관은 “김영철(부위원장)과 오늘 밤 뉴욕에서 훌륭한 실무 만찬을 가졌다”면서 스테이크와 콘(옥수수), 치즈가 메뉴로 나왔다고 전했다.

앞서 폼페이오 장관도 이날 오전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면담한 뒤 오후 워싱턴DC를 떠나 뉴욕에 도착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맨해튼 시내 롯데팰리스호텔에 묵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미 정상회담 추진의 최전선에 있는 김 부위원장과 폼페이오 장관의 숙소는 불과 1.4㎞ 떨어진 거리다. 이들은 1일 오전 본회담을 진행했으며, 폼페이오 장관은 오후 기자회견에 나섰다.

뉴욕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2018-06-01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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