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800만 달러 대북지원 의결…시기는 추후 결정

정부 800만 달러 대북지원 의결…시기는 추후 결정

강윤혁 기자
강윤혁 기자
입력 2017-09-21 22:46
수정 2017-09-21 2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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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정권 제재·인도적 지원 분리” 유니세프·WFP 통해 물품 전달

남북관계 상황 등 고려해 추진
실제 지원까지 논란 계속될 듯
美 민주 상원 “목적 변질 우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21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286차 남북교류협력추진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21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286차 남북교류협력추진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는 21일 유엔아동기금(유니세프)과 세계식량계획(WFP) 등 국제기구의 대북 인도적 지원사업에 800만 달러(약 90억 7000만원)를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다만 실제 지원 시기와 규모는 남북관계 상황 등 전반적인 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추진하겠다고 밝혀 대북 인도적 지원을 둘러싼 논란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조명균 통일부 장관 주재로 남북교류협력추진협의회를 열고 유니세프와 WFP의 북한 모자보건·영양지원사업에 남북협력기금 800만 달러를 공여하는 방안을 심의, 의결했다. 정부가 지원을 결정한 사업은 유니세프의 아동 및 임산부 보건의료·영양실조 치료 등 지원사업(350만 달러)과 WFP의 탁아시설·소아병동 아동 및 임산부 대상 영양강화식품 지원사업(450만 달러)이다.

이번 결정은 ‘인도적 지원은 정치적 상황과 분리해 지속 추진한다’는 정부의 기본 입장에 따른 것이라고 통일부는 설명했다.

조 장관은 “북한 정권에 대한 제재와 북한 주민에 대한 인도적 지원은 분리 대처해 나간다는 것이 국제사회가 공유하고 있는 보편적 원칙이자 가치”라며 “국제사회도 북한 정권의 도발에 대해선 강력한 제재로 대응하면서도 북한 주민에 대한 인도적 지원 필요성은 계속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새 정부 출범 이후 WFP와 유니세프는 각각 지난 5월과 7월 정부에 지원을 요청해 왔다. 유니세프는 전날 카린 할사프 유니세프 동아시아 및 태평양 지역사무소장의 성명을 통해 “북한 어린이가 직면한 어려움은 지극히 현실적이며 이들에 대한 지원은 매우 시급하다”며 “어린이들은 어린이들일 뿐 정치와는 무관하다”고 정부의 지원 결정을 촉구했다.

정부가 지원 방침을 결정하면서 구체적인 지원 시기나 규모는 남북관계 상황 등 전반적인 여건을 고려하겠다고 밝히면서 실제 지원물품이 북한 취약계층에 전달되기까진 좀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통일부 관계자는 “국제기구와의 협의를 통해 기금의 분할 지원 등 공여 방법에 대해서도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내일 당장 기금을 지원해도 국제기구에서 물품을 구매하는 데만 6개월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며 “물품이 전달되기까지 최소 3개월에서 최대 1년도 걸리기 때문에 실제 지원은 내년에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제사회와 국민 여론이 지금 시기의 대북 인도적 지원에 우호적이지 않다는 점도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통일부 관계자는 “국제기구를 통한 대북지원 사업에 대해 국민의 많은 관심과 우려가 있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그런 부분을 충분히 고려해서 논의를 했고 그 바탕 위에서 이런 결정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 민주당 상원 의원들은 대북 인도적 지원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민주당의 벤 카틴 의원은 20일(현지시간) ‘미국의소리’ 방송(VOA)에 “한국 정부의 대북 인도적 지원이 북한 정권에 의해 목적이 변질하거나 정권을 지원하게 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고 우려했다.

같은 당 톰 카퍼 의원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막대기를 휘두르면’ 이후 한국이 다른 조치를 취해 (북한 관련) 상황을 진정시키고 있다”면서 북핵 해결에 트럼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이 서로 다른 역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서울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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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2017-09-22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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