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핵실험·미사일 발사 계기로 ‘위성속도’ 내걸다

북한, 핵실험·미사일 발사 계기로 ‘위성속도’ 내걸다

박성국 기자
박성국 기자
입력 2016-02-24 07:00
업데이트 2016-02-2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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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제7차 당 대회 앞두고 대중동원 독려 목적”조선중앙통신 작년 12월 첫 언급 후 사용빈도 잦아

북한 매체들이 제4차 핵실험(1월 6일)과 장거리 미사일 ‘광명성호’ 발사(2월7일)를 계기로 ‘위성속도’라는 구호를 전면에 내세워 대중동원에 열을 올리고 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3일 ‘백두산영웅청년3호 발전소’ 공사 소식을 전하며 ‘만리창공으로 솟구치는 위성속도로 더 높이, 더 빨리’라는 제목을 붙였다.

앞서 노동신문은 ‘주체위성의 비행운따라 비약하리’(2월11일), ‘우주과학자, 기술자들처럼’(2월18일) 등의 보도에서 근로자들이 “위성속도로 내달릴 열의에 넘쳐있다”거나 “위성속도로 불이 번쩍 나게 공사를 밀고나가야 한다”는 표현을 썼다.

연합뉴스가 북한 주요매체의 보도를 분석한 결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시절인 2009년 ‘광명성 2호’ 발사 시점을 전후해 자취를 감췄던 ‘위성속도’ 표현은 지난해 12월부터 다시 등장하기 시작했다.

중앙통신은 지난해 12월3일 기사에서 “대지를 박차고 오르는 위성속도로 오늘이 다르고 내일이 다르며 아침이 다르고 저녁이 달라지는 김정은 시대의 자랑찬 모습을 빛내여나가자”며 ‘위성속도’에 대해 언급했다.

특히 지난 7일의 ‘광명성호’ 발사를 전후해서는 이 표현이 빈번하게 등장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 발사 성공’을 대내외에 알리고 오는 5월 제7차 노동당 대회를 앞두고 각종 사업 추진을 독려하기 위해 ‘위성속도’라는 구호를 앞세우고 있는 것으로 분석한다.

북한은 1950년대 ‘평양속도’를 시작으로 ‘강선속도’, ‘천리마속도’ 등 ‘속도전’을 위한 다양한 대중동원 구호를 사용해왔다. 김정은 시대 들어서는 ‘마식령속도’, ‘조선속도’가 등장하기도 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24일 “5월 제7차 당대회를 앞두고 과학 부문은 ‘위성속도’, 경공업 부문은 ‘천리마속도’ 구호를 내세움으로써 각 분야가 당이 제시한 과업을 완수하도록 속도전을 독려하려는 의도”라고 해석했다.

일각에선 북한 매체에서 ‘위성속도’라는 용어가 6년여 만에 다시 등장한 점으로 볼 때 북한이 두 달 전부터 이런 보도를 통해 ‘광명성호’ 발사 준비를 암시한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실제 북한은 그동안 핵심 간부들의 우회적인 발언이나 매체 보도상의 일부 표현을 통해 주요 정책을 예고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지난해 12월10일(보도시점)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수소폭탄’ 보유에 대해 처음 직접 언급 한지 한 달도 채 안 돼 북한은 제4차 핵실험을 감행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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