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재선 관문 통과…野 차기주자 반열 ‘성큼’

박원순 재선 관문 통과…野 차기주자 반열 ‘성큼’

입력 2014-06-05 00:00
수정 2014-06-05 0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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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준 꺾고 위상 제고…당내 기반 마련은 ‘숙제’

6·4 서울시장 선거에서 새정치민주연합 박원순 후보가 당선된 것은 단순한 재선 성공 이상의 묵직한 정치적 무게를 느끼게 한다.

무엇보다도 ‘대권으로 가는 지름길’로 여겨지는 서울시장에 내리 당선됨으로써 자연스럽게 야권의 유력한 차기 대선주자 반열에 성큼 올라섰다는데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그동안 인터뷰를 통해 “서울시장이라는 자리가 개인의 욕심을 위한 디딤돌이 돼서는 안 된다”며 차기 대선 불출마 의사를 누차 밝혔지만, 이제 본인의 뜻과 무관하게 야권의 차기 대권주자 후보군에 이름이 올라가게 됐다.

지방선거 전 이미 각종 여론조사에서 차기 대선레이스 상위권을 달린 것도 재선의 기대감이 선반영된 결과로 볼 수 있다.

특히 여야 정치권에 몸담고 있는 인사 가운데 대선 후보 지지도 1위를 달리던 새누리당 정몽준 후보와의 맞대결에서 승리한 사실은 그의 대선가도에 순풍으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된다.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얼미터가 지방선거 직전인 지난달 26∼30일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2천549명을 대상으로 휴대전화와 유선전화 RDD(임의번호걸기) 방식으로 차기 대선후보 지지도(95% 신뢰수준에 ±1.9%포인트)를 조사한 결과 박 당선자는 12.7%를 얻어 정 후보 17.8%, 새정치연합 문재인 의원 15.7%에 이어 3위에 올랐다.

따라서 이번 당선은 1기 서울시정에 대한 재신임 차원을 넘어 대권레이스에서 그의 존재감을 각인하는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지난 2011년 10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까지만 해도 인권변호사와 시민운동가 출신 ‘시민후보’에 불과했던 그는 이제는 명실상부한 ‘야권의 잠룡’으로 자리매김한 셈이다.

이로써 박 당선자는 ‘정치적 홀로서기’에 성공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박 당선자의 3년 전 서울시장 당선은 스스로 일궈낸 승리라기보다는 외부의 조력이 컸던 게 사실이다.

새정치연합 안철수 공동대표는 당시 여론조사 지지율이 50%에 이르렀음에도 불구하고 지지율이 5%대에 불과했던 박 당선자에게 이른바 ‘아름다운 양보’를 했고, 새정치연합의 전신인 민주당도 경선에서 야권단일후보 자리를 내준 뒤 거당적으로 박 당선자를 도왔다.

하지만 이번에는 제1야당의 단독 후보로 추대돼 자력으로 여당의 중진인 정몽준 후보를 꺾어 한층 깊어진 내공을 드러내 보였다.

박 당선자의 승리는 야권내 잠재적 경쟁자인 안철수 대표가 지방선거 과정에 기초선거 정당공천제 폐지 번복, 광주시장 후보 전략공천 논란 등의 사태로 정치적 입지가 위축된 상황에 이뤄진 것이어서 더욱 눈길을 끈다.

’새정치’의 가치를 내세워온 안 대표와 ‘시민중심의 인본행정’을 주창해온 박 당선자는 여러 모로 이미지가 중첩된다는 점에서 두 사람의 관계가 지금처럼 협조에 방점이 찍힐지, 경쟁으로 무게가 옮겨갈지는 흥미로운 관전포인트다.

그러나 박 당선자의 향후 정치적 행로가 낙관적인 것만은 아니다.

우선 박 당선자는 그동안 여의도와 거리를 둬 와 당내 기반이 취약하다.

명지대 신율 교수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이번 승리로 당내 영향력이 커질 것”이라면서도 “문제는 당내 뿌리가 튼튼하지 않아 친노(친노무현) 세력이 ‘박원순 흔들기’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당내 지원을 받지 못한 채 ‘서울시청’에 고립돼 있다면 정치적 역할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다.

또 재선 도전 과정에 누차 ‘차기 대선 불출마’를 공개적으로 선언했다는 점도 향후 그의 정치적 선택에 있어 발목을 잡을 수 있다.

따라서 그가 대선주자로 본격 나서게 될 경우에도 본인이 먼저 대선 출마 의사를 밝히고 도전하기보다는 당안팎에서 등판을 요구받아 추대되는 시나리오를 밟기를 선호할 것이라는 분석이 벌써부터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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