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김영환 외상후 스트레스”

서울대병원 “김영환 외상후 스트레스”

입력 2012-08-16 00:00
수정 2012-08-16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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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 있는 외상 흔적 없어…건강상태 양호”대책위 “29일께 유엔에 청원서 제출할 것”

북한 인권운동가 김영환(49) 씨에 대한 정밀 건강검진에서 고문의 외상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으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진단이 나왔다.

김 씨를 검진한 분당서울대병원 전상훈 홍보대외정책실장(흉부외과 교수)은 16일 “정신의학적으로 ‘급성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로 진단했으며 그 원인은 김씨의 진술에 근거해 감금 당시 받은 정신적, 신체적 외상의 후유증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회복기로 판단한다며 지속적인 추적 검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했다.

PTSD 검진에는 가장 많이 활용되는 ‘DSM-IV-TR’ 진단체계를 사용했다.

김 씨는 PTSD 검진에서 “고문 이후 강한 두려움, 무기력감, 수치심과 더불어 주변의 책상이나 벽을 부숴버리고 싶은 강한 충동과 분노감이 지속됐다. 반복적인 생각의 고통에서 벗어나려고 평상시에는 하지 않은 생각도 의도적으로 반복했다”는 진술을 한 것으로 병원이 전했다.

그는 유사한 고문이 반복될 수 있다는 두려움과 극도의 불안으로 정서적 불안정성, 감정의 위축, 미래에 대한 암울한 생각, 다른 사람으로부터의 소외되는 느낌 등이 이어졌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김 씨를 검진한 정신건강의학과 김정현 교수는 “현재 주관적인 불편감은 없다고 하지만 여전히 고문에 대한 생각과 두려움이 남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PTSD는 전쟁, 고문, 재해, 사고 등 심각한 사건을 경험하고 난 뒤 공포감을 느끼고 사건 후에도 이를 계속해서 재경험하거나 회피하는 고통을 느끼는 정신질환이며 공황장애나 충동조절장애, 우울증, 약물남용 등을 겪을 수 있다.

전 실장은 그러나 고문 흔적과 관련해 “안면부와 전신에 남아 있는 외상의 흔적은 없으며 육체적으로 양호한 건강상태”라고 설명했다.

김 씨는 지난 13~14일 이틀간 가정의학과, 피부과, 성형외과,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신체 전반과 피부 화상 흔적, 안면 구타관련 검진, 정신상태에 대한 정밀검사를 받았다.

주요 검사는 혈액검사, 고문부위촉진, 육안검사, 전신 PET, 안면부위 MRI, 3D 안면 CT, 임상심리검사 등으로 통해 이뤄졌다.

의료진은 김씨의 진술에 기초해 고문(전신구타, 전기고문, 잠 안 재우기, 두 손목 결박한 채로 등 뒤로 묶어두기 등) 후유증 여부를 중점적으로 살펴봤다.

안면부 근골력 MRI와 3차원 안면골 CT에서는 골절이나 부종 등 이상 소견이 발견되지 않았다.

분당서울대병원은 지난 8일 전주 삼성병원 MRI 검사에서 나온 양쪽 광대뼈와 근육 사이에 타박 흔적일 수 있다는 소견에 대해서는 작은 안면부 근육이라고 판정했다.

성형외과에서도 피부 화상 및 안면 구타 흔적과 관련해 “특별한 증상이 없고 외상이 있었다 하더라도 4개월이 지나 없어졌을 것”이라고 했다.

전신 육안검사에서도 화상이나 구타의 흔적은 관찰되지 않았으며 팔과 손목의 이상 증상도 없었다. 관절 사용과 근력도 정상이고 영양상태를 포함한 건강상태 역시 양호했다.

이번 검진 결과에 대해 ‘김영환 고문대책회의’의 최홍재 대변인은 “신체적 증거는 없지만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도 고문의 증거로 볼 수 있다”며 “고문 집행자의 몽타주 확보 등 추가 정황 증거들을 더 확보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최 대변인은 이달 29일께 김영환 씨 전기고문에 대한 청원을 ‘유엔의 고문과 기타 비인간적이며 모멸적인 처우 및 처벌에 대한 특별보고관’에 제출하고 미국이나 유럽연합(EU) 의회에 청문회 개최를 의뢰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김 씨는 지난 3월 29일 중국 국가안전부(MSS)에 체포됐다가 지난달 20일 석방돼 귀국했다.

그는 그동안 기자회견 등에서 구금 당시 국가안전부 요원들이 안면 등을 구타하고 고압 전류가 흐르는 전기봉으로 수백 곳을 고문해 작은 화상 자국이 여러 곳에 생겼지만 석방되기 3개월 전 정도부터 가혹행위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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