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공무원 수백만원 들고 오피스텔 가서는…

서울 공무원 수백만원 들고 오피스텔 가서는…

입력 2012-08-06 00:00
수정 2012-08-06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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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진 때문에 오피스텔에서 월 수백만짜리 역량평가 과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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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일부 공무원이 승진 역량평가 준비를 위해 수백만원짜리 고액 과외를 받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역량평가의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평가 준비과정에서 고액 과외가 양산되는 문제점은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시는 이 사실을 알면서도 고액과외를 규제할 수 있는 근거나 수단이 없어 난감하다는 입장이다.

◇ “오피스텔서 그룹과외…3개월에 1800만원”

6일 복수의 서울시 공무원에 따르면 이들은 5급(팀장급) 승진 역량평가를 준비하기 위해 수백만원의 비용을 들여 과외 학습을 받았다. 한 5급 공무원은 “총 6명의 공무원이 학원 강사에게 주말마다 3~4시간 정도 과외를 받았다.”면서 “과외는 오피스텔에서 진행됐으며 비용은 6명 모두 합쳐 3개월에 1800만원 수준”이라고 말했다.

승진을 앞둔 한 6급 공무원은 “승진대상자의 50% 정도는 과외를 받는다고 보면 된다.”면서 “보통 6개월에 500만원을 내고 8회 정도 과외를 받는다.”고 전했다. 그는 “승진 이후에는 1000만원 수준의 성공 보수를 요구하는 강사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주로 노량진 등 학원에서 알게된 사람들과 그룹을 구성한 뒤 강사를 추천받아 비밀리에 과외를 부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과외 내용은 수십장의 자료를 1장으로 요약하는 인바스킷(in-basket), 사례연구, 역할연기 등이다.

또 다른 공무원은 “역량평가 과외는 서울시만의 일은 아니다.”라면서 “중앙 부처의 고위공무원단 역량평가 대비 과외는 시 역량평가보다 훨씬 더 많은 비용이 필요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 팀장급 직원은 “꼭 과외를 받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지만 남들이 다 하니까 뒤처질까봐 불안해서 하게 된다.”고 털어놨다.

◇역량평가 ‘생소’…승진은 ‘절박’ 원인

서울시 공무원들이 고액 과외를 찾는 이유는 역량평가가 아직 이들에게 생소하기 때문이라는 것이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서울시는 지난 2008년 5급 공무원 승진시험에 역할 면접평가 중심의 역량평가 제도를 도입했다.

전체 승진인원 중 절반은 경력, 근무평정 등 그간의 기록을 평가해 우선 선발하고, 탈락자를 대상으로 역량평가를 해서 나머지 절반을 선발하는 방식이다.

시행 초기 다면평가 방식의 역량평가가 필요하다는 점은 모두 인정했지만 새 평가방식을 낯설어 하는 공무원이 늘면서 과외학습도 생겨나기 시작했다.

인재개발원은 이들을 위해 역량평가에 대비할 수 있는 교육과정을 개설했지만 대부분 인재개발원 교육과 과외를 병행하고 있다는 것이 서울시 공무원들의 설명이다.

역량평가에서는 심사평가에서 탈락한 응시자가 절반의 자리를 놓고 다시 경쟁하기 때문에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절박함에 과외를 찾게된다는 분석도 나온다. 승진을 앞둔 한 6급 공무원은 “심사평가에 떨어진 사람들이 역량평가로 몰리면서 경쟁률은 2배 가까이 늘어나게 된다.”고 말했다.

◇ “과외 수요 줄일 평가모델 필요”

전문가들은 역량평가의 취지는 인정하면서도 과외 수요를 생산하는 현재의 평가 모델은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참여연대 행정감시센터 윤택원 소장은 “역량평가 자체가 평소 쌓인 실력을 바탕으로 미래 가능성을 판단하기 위한 것인데, 속성 과외로 해결할 수 있다는 건 평가모델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많은 승진 대상자들이 고액과외를 받는다는 건 문제가 쌓였다는 증거”라면서 “대상자를 지켜봤거나 비슷한 업무를 담당하는 누가 보더라도 납득할 수 있는 평가 모델로 시급히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액과외 수요가 늘어날 경우 비등록 불법 과외를 양산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6급 공무원은 “과외 강사 중에는 학원가에서 유명한 사람들도 있다.”면서 “(유명 학원강사의 과외 소득에) 탈세 의혹이 충분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인재개발원의 역량평가준비 교육과정을 연6회(120명)에서 연10회(300명)로 확대하고, 내년 3월부터는 사이버강좌를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 관계자는 “10월까지 운영하는 TF팀을 통해 역량평가 모델도 효율적으로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온란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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