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이젠 피할 수 없는 총력전

朴 이젠 피할 수 없는 총력전

입력 2011-10-08 00:00
수정 2011-10-08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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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한 폭탄을 들고 뛰는 느낌이다.”

7일 여권의 한 관계자는 ‘대선급’으로 커진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파괴력을 이같이 설명했다. 무소속 야권 단일후보인 박원순 후보에게 ‘올인’(다걸기)하고 있는 야권도 비슷한 심정이다. 범여권 세력과 범야권 세력이 ‘완충지대’ 없이 정면으로 충돌하는 이번 선거의 승패에 따라 정치 지형은 크게 흔들릴 게 뻔하다. “패하는 쪽은 쪼개질 것”이라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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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7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 참석하기에 앞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7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 참석하기에 앞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한나라당은 벌써부터 박근혜 전 대표 쪽으로 당세가 집중되고 있다. 더욱이 박 전 대표가 지난 6일 서울시장 선거 지원에 머물지 않고 행동 반경을 전국으로 넓힐 뜻을 밝히면서 지원 요청도 쇄도하고 있다. 박 전 대표는 9일 자신의 지역구인 대구 달성군을 찾는다. 선거 지원 선언 이후 첫 지방 방문이다. ‘군민의 날’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서지만, 대구에서도 서구청장 보궐선거가 치러지는 만큼 이번 대구행은 여느 때와 정치적 무게감이 다르다.

문제는 서울시장 선거는 물론 기초단체장을 뽑는 부산 동구, 충북 충주, 충남 서산, 강원 인제 등 승부처에서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이다. 특히 부산 동구청장 선거는 야권의 유력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발벗고 나서 자칫 이 지역에서 ‘박근혜 대 문재인’ 구도가 형성될 수 있다.

박 전 대표는 이번 선거가 대선 전초전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지만 선거 결과에 따라 박 전 대표와 한나라당이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불리한 조건에서도 한나라당이 승리하거나 선전하면 박 전 대표가 사실상 대선 후보로 확정돼 여권은 물론 전체 정치권을 주도할 전망이다. 박 전 대표와 청와대의 관계도 새롭게 짜여질 것이다. 그러나 패할 경우 지도부 총사퇴는 물론 박 전 대표까지 휘청거릴 수 있다.

정치평론가인 고성국 박사는 “박 전 대표의 의지와 상관 없이 판이 커졌다.”면서 “대패할 경우 ‘박근혜 흔들기’가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이번 선거를 계기로 선명한 보수를 내세우는 진영과 개혁적 중도를 지향하는 진영이 갈리면서 정계개편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시민사회를 포함한 야권은 이미 ‘재편기’에 접어들었다. 박원순 후보가 승리하면 야권 통합이 급물살을 탈 전망이고, 패하면 야권이 뿔뿔이 흩어질 수 있다.

현재 야권통합을 추동할 동력을 가진 곳은 민주당과 ‘혁신과 통합’이다. 이번 선거에서도 두 세력이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박 후보의 선거대책위원회는 야권 통합을 실현할 ‘전위대’ 성격이 강하다. 서울시장 선거 이후 2012년 총선까지 민주당과 ‘혁신과 통합’의 주도하에 공조틀이 만들어지고 노선·지분 문제가 합의된다면 새로운 통합 정당 건설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의 경우, 적어도 ‘통합’에 반대할 명분은 없는 것 같다. 손학규 대표의 사퇴 파동도 결국 당 혁신 문제에서 촉발됐다. 당의 한 핵심 관계자는 “범야권 경선에서 민주당 지지자들이 박원순 후보를 찍은 ‘반란표’가 있었다지만 따지고 보면 이마저도 지금 민주당으로 안 된다는 전략적 투표였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내의 유력한 ‘주주’(호남· 비주류 등)들의 저항이 거세질 경우 통합 동력은 약해질 것이 분명하다. 손 대표는 야권이 모두 참여하는 통합 전당대회 쪽에 기울어 있지만 민주당 전당대회를 먼저 치러야 한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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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구·구혜영기자 window2@seoul.co.kr
2011-10-08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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