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이 “절충·당론채택” 친박 “바로 국회표결”

친이 “절충·당론채택” 친박 “바로 국회표결”

입력 2010-03-17 00:00
수정 2010-03-17 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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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진협 오늘 세종시 현장방문… 해법 본격논의

“길목들을 잘 지키세요.”

이명박 대통령은 세종시 수정안 처리와 관련, 얼마 전 측근들에게 이렇게 강조했다고 한다. 각자 맡은 자리에서 역할을 제대로 해달라는 당부이자 수정안 관철에 대한 이 대통령의 강한 의지가 담긴 언급이라는 전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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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찬(왼쪽 세번째) 국무총리가 16일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연기·공주지역 교육·과학중심경제도시 건설을 위한 특별법’ 등 세종시 수정 관련 5개 법안을 상정하고 있다. 이언탁기자 utl@seoul.co.kr
정운찬(왼쪽 세번째) 국무총리가 16일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연기·공주지역 교육·과학중심경제도시 건설을 위한 특별법’ 등 세종시 수정 관련 5개 법안을 상정하고 있다.
이언탁기자 utl@seoul.co.kr
여권 관계자는 16일 “이 대통령이 걸어온 인생역정을 되밟아 보면 알 수 있듯, 이 대통령은 한번 옳다고 마음 먹은 일은 반드시 하는 성격임을 유념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시 수정안 발표 두 달여 만인 이날 정부가 관련 법안을 ‘기어이’ 의결한 것은, 이 대통령의 의지가 갑옷을 두르고 있음을 드러내는 대목이다. 이로써 한때 동력을 잃는 듯 했던 세종시 이슈가 급속히 충전되는 그림이다.

세종시 수정안 마련에 앞장섰던 정운찬 국무총리는 한동안 끊었던 충청권 방문을 19일 재개하기로 했고, 청와대 쪽도 “충청지역에서 수정안 찬성 응답률이 올라가 찬·반이 40%대로 비등비등하게 나온다.”면서 ‘여론전’에 다시 숨을 불어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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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도 ‘6인 중진협의체’가 17일 세종시 건설현장을 방문한 뒤 18일부터 세종시 해법을 본격 논의하는 등 다른 이슈에 밀렸던 세종시를 정국의 중심으로 다시 옮겨놓으려는 모습이다. 친이(친 이명박)계 쪽에서는 수정안에서 일부 후퇴한 ‘2~3개 부처 이전의 절충안’으로 친박(친 박근혜)계와 협상을 시도할 것이란 얘기도 흘러나온다.

하지만 어떤 식으로든 친이와 친박이 합의할 가능성은 지극히 회의적이다. 박근혜 전 대표가 원안 이외에 어떤 절충안도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이미 공언했기 때문이다. 실제 박 전 대표의 비서실장격인 유정복 의원은 이날 “세종시 문제는 절충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고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친이와 친박이 합의에 최종 실패할 경우 양측은 결국 여론을 ‘배심원단’삼아 사활을 건 한판승부를 낼 수밖에 없다. 전선(戰線)은 당론 채택 여부와 법안 처리 시기 등 크게 2곳에서 형성될 전망이다.

친이는 당론을 채택한 뒤 국회 표결에 임하는 게 유리하다는 계산이다. 친박이 본회의에서 당론에 반해가며 야당과 합세에 수정안에 반대표를 던질 경우 여권 지지층으로부터 ‘배신자’란 비난을 받을 소지가 있다. 때문에 친박은 당론 채택 없이 바로 국회 표결로 들어가 야당과 힘을 합쳐 부결시킨다는 계산을 하고 있다.

또 친이는 4월 처리에 급급하지 않고 6월 지방선거 때까지 법안 처리를 끌고 가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계산이다. 정권심판론보다는 정책대결로 가는 게 선거에서 여당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수도권의 수정안 지지 여론이 높다는 점에서, 세종시 문제가 이슈화하면 서울시장 등 수도권 선거에서 여당이 유리한 이점도 있다. 이를 의식, 친박과 야당은 신속한 법안 처리를 주장하고 있다. 유정복 의원은 “4월 국회에서 표결 처리하는 것으로 끝내야 한다.”고 했다.

정부가 입법의 궤도에 진입한 이상 이 문제는 가깝게는 6월 지방선거, 멀게는 2012년 대선구도에 영향이 불가피해졌다. 양측이 한 치의 여지도 없이 정면충돌하고 있다는 점에서, 어느 한 쪽이 치명상을 입는 전부 아니면 전무의 승패로 종결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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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2010-03-17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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