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용호 국세청장 내정자

백용호 국세청장 내정자

입력 2009-06-22 00:00
수정 2009-06-22 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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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월 간의 장고(長考) 끝에 선택한 것은 개혁이었다.”

21일 백용호 공정거래위원장의 국세청장 내정 소식을 접한 전·현직 국세청 인사들의 반응이다. 전혀 예상치 못한 인물의 등장에 놀라면서도 앞으로 몰아칠 쇄신 회오리에 더 긴장감을 내보인 것도 그래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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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용호 공정거래위원장이 국세청장으로 내정된 21일 밤 서울 수송동 국세청 건물에 불이 환하게 켜져 있다. 연합뉴스
백용호 공정거래위원장이 국세청장으로 내정된 21일 밤 서울 수송동 국세청 건물에 불이 환하게 켜져 있다.
연합뉴스
“세정(稅政)을 전혀 모르는 교수 출신의 외부인사가 과연 국세청이란 거대조직을 장악할 수 있겠는가.”라는 일각의 의구심에, 국세청 출신 한 인사는 이렇게 잘라 말했다. “청장 내정자 자신이 청와대라는 거대 조직을 등에 업고 있는데 (권력에 약한 속성을 갖고 있는 국세청)내부에서 안 따르고 배길 수 있겠는가.”

이는 백 내정자가 이명박 대통령(MB)의 핵심 측근이란 데서 출발한다. 그는 MB의 정책 브레인이자 ‘경제 과외교사’로 통한다. 두 사람의 인연은 1996년 총선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백 내정자는 서울 서대문을, MB는 종로구에 각각 출마했다. 낙선한 백 내정자는 MB가 세운 동아시아연구원장을 맡아 본격적인 친분을 쌓기 시작했다. MB가 서울시장에 재직할 때는 시정개발연구원장으로 청계천 복원 등 핵심 정책에 이론적 토대를 제공하기도 했다.

백 내정자로서는 대통령의 의중을 누구보다 잘 안다는 점을 앞세워 국세청 ‘수술’을 소신껏 집도할 수 있는 여건을 일단 확보한 셈이다. 이에 따라 지방청을 없애고 본청-일선 세무서로 단순화하는 수술 방안도 탄력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이 안(案)은 청와대(국세행정선진화TF)가 주도했다. 국세청은 세수 감소 가능성 등을 들어 난색을 표시하고 있다. 그가 대통령 최측근이라는 점에서 국세청 조직의 권력 종속이 더 심화될지 모른다는 우려의 시선도 있다. 금배지 도전 경력을 들어 정치적 야심이 있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가장 시급한 과제는 3명의 청장이 잇따라 비리에 연루되면서 땅에 떨어진 국민 신뢰도를 끌어올리는 일이다. 외부감사위원회 설치 등이 속도를 낼 전망이다.

수장(首長)의 장기공백 등에 따른 조직원들의 사기 저하, 고질적 병폐인 줄서기 풍토, 내부통신망에 글을 올린 직원 징계 문제로 촉발된 내홍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백 내정자가 공정거래위원장 시절 직원들이 뽑는 ‘자랑스러운 공정인’ 조사에서 역대 위원장으로는 처음으로 종합 3위 안에 든 점을 들어 그의 조직 관리력에 기대를 거는 시각도 있다. 대대적인 물갈이 인사 여부도 주목된다. 5개월간 청장 직무대행을 하면서 막판까지 청장 하마평에 올랐던 허병익 차장과 국세청내 대구·경북(TK) 인맥의 거취가 관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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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미현 이두걸기자 hyun@seoul.co.kr
2009-06-22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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