無반응 vs 無대책
북한 당국에 의해 체제 비난 및 북측 근로자에 대한 탈북 권유 혐의를 받고 있는 현대아산 직원 유모씨가 1일로 사흘째 개성공단에서 북측의 조사를 받았다. 북한측은 우리정부의 피조사자에 대한 접견권 및 변호인 조력 보장 요구에 대해 1일 현재 사흘째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사태 장기화가 예상되는 상황이다.문제는 우리 정부가 북측에 합의서 이행을 촉구하는 것 외에 뾰족한 대책이 없다는 점이다. 이종주 통일부 부대변인은 이날 “북측은 (피의자 조사 개시에 앞서) 지난달 30일 북한 스스로 보내온 통지문 외에는 추가로 알려온 것이 없다.”면서 “남북간 합의를 지킬 것을 촉구하면서 북측 입장을 지켜보겠다는 것이 정부 방침”이라고 말했다.
남성욱 국가안보전략연구소장도 “사건 자체가 우리 정부 입장에선 통제 밖(out of control)의 성격을 갖고 있다.”면서 “북한에 억류된 여기자 사건을 보면 동행했던 중국 조선족의 행방이 묘연하다는 점에서 북한이 사전 기획한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또 “이번 개성공단 우리측 인사 억류 사건도 남한의 관심을 끌고 움직여 보자는 의미에서 기획된 양동양면 작전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북한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정부의 대응책 부재를 문제점으로 꼽았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남북 당국간 핫라인이 폐쇄돼 우리정부가 취할 수 있는 대응책이 북측에 합의서 이행을 촉구하는 방법 외에 특별한 것이 없다.”면서 “북한이 남북 정치군사 합의 전면 무효화를 주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개성공단 출입, 체류 관련 합의를 제대로 이행할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보다 현대아산측이 북한에 재발 방지 약속 등과 같은 조치를 통해 해결하는 것이 더 빠를 수 있다.”면서 “정부는 사건 재발의 경우에 대비해 구체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남북간의 강력한 합의규정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용현 동국대 교수도 “남북간 합의서는 경색국면 아래에선 힘을 받기 어렵다.”면서 “정부차원에서 뾰족한 해결책을 제시하기는 힘든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2009-04-02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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