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진단] 심의·지원·사후관리 담당부처 제각각

[정책진단] 심의·지원·사후관리 담당부처 제각각

입력 2009-03-23 00:00
수정 2009-03-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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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협력기금 집행의 투명성이 강화돼야 한다는 주장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퍼주기’ 논란을 빚었던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 때는 물론, 이명박 정부 들어서도 국회·감사원 등의 지적 대상이 되자 정부는 부랴부랴 남북협력기금법 시행령을 개정하고 대통령 업무보고에 반영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그러나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집행 실적이 저조한 상황에서 투명성 제고 가능성에는 여전히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10월 남북협력기금 시행령 제정안을 공포, ‘민족 공동체 회복지원 사업’을 구체화하고 ‘북한비핵화계정’을 신설하는 등 그동안 기금 운영 과정에서 제기됐던 문제점을 개선하고 투명성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민족 공동체 회복지원 사업이 이산가족 교류 지원, 인도적 지원, 북한 비핵화 지원, 기타 남북교류·협력 지원으로 세분화됐지만 현재 이와 관련된 구체적 사업이 없어 기금 지원의 투명성이 높아질 것인지를 검증하기 어렵다.

또 북핵비핵화계정은 북핵 6자회담 진전과 함께 이명박 정부의 ‘비핵·개방·3000’구상을 바탕으로 신설된 것으로 보이지만 이 또한 6자회담 차원의 대북 에너지 지원 외에는 집행 실적이 없다.

정부는 민간 대북사업 단체들에 지원하는 기금이 사업 목적에 맞게 사용됐는지 평가 기준을 만들어 적용하는 등 경협·인도 지원 목적의 기금 집행 투명성을 높일 방침이다. 평가 방안에는 계획단계의 타당성, 집행과정의 효율성, 결과의 유효성 등이 담긴다. 그러나 정부가 남북 민간 경협은 물론, 대북 인도적 지원에도 여전히 소극적이고 ‘상생·공영’ 구호만 앞세워 얼마나 제대로 평가가 이뤄질지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의견도 적지 않다.

남북협력기금 운용체계가 복잡한 것도 투명성 저하에 영향을 미친다는 지적도 있다. 기금 심의와 지원 결정은 남북교류협력추진협의회가, 기금 운용·관리는 통일부가, 기금 수탁 집행과 사후관리는 수출입은행이 각각 맡고 있다 보니 일관된 운영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이조원 중앙대 교수는 22일 “1991년부터 사용된 남북협력기금 상당액이 정부의 자의적 판단에 따라 집행됐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며 “투명성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기금을 이원화해 경협·인도적 지원은 공적개발원조(ODA) 방식으로 하는 방안도 검토할 만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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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2009-03-23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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