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치·사망 손배금지 각서 요구

납치·사망 손배금지 각서 요구

강국진 기자
입력 2007-09-03 00:00
수정 2007-09-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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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지역으로 선교 활동을 떠나는 선교사의 준비사항:(1)출국 전 영문 유언장을 작성한다.(2)본인의 사망, 부상, 납치 등 어떠한 경우에도 선교단체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를 제기하지 않는다.’ 한국세계선교협의회가 아프간 탈레반의 한국인 피랍사태 이후에도 위험지역 선교 활동을 계속 펼쳐 나갈 방침을 천명하면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한국 선교사 위기관리 기구와 위기관리 지침서(안)’를 만들어 파문이 일고 있다.

한국세계선교협의회는 아프간 피랍사태를 계기로 한국 선교사 위기 관리가 필요하다며 2004년 작성한 위기관리지침서를 이 같이 업그레이드해 지난달 31일 협의회 사이트를 통해 공개했다.

앞서 선교협의회는 지난달 30일 주요 기독교계 선교책임자 20여명이 모인 가운데 아프간 피랍 사태 사후 대처 방안을 논의한 뒤 “정부가 탈레반과의 공식 합의에서 이슬람권 국가에서의 기독교 선교 활동을 금지한다는 조항에 합의한 것에 대해 우려한다.”며 이슬람권 국가의 선교 활동을 계속해 나갈 방침임을 밝혔다.

이 지침서가 선교협의회 홈페이지(www.kwma.org)에 오르자 “상대가 원하지 않는 믿음을 강요하는 것은 정신적 폭력이다.”,“가지 말라는 곳에 가서 더 이상 국민들에게 피해를 주지 말라.”는 등의 네티즌 비난 댓글 500개가 쏟아졌다.

가장 큰 논란이 예상되는 부분은 ‘손해배상청구 금지’ 규정이다. 지침서는 출국 전 준비사항 중 하나로 ‘선교사는 본인의 사망, 부상, 납치 기타 어떠한 경우에도 선교단체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를 제기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각서를 작성해 선교단체에 제출해야 한다.’고 규정했다.

출국전 준비 사항으로 유언장을 작성하라는 규정도 있다. 지침서는 ‘자신의 인적사항, 재산과 물품, 자녀의 양육권자, 시신과 유골처리 방법, 매장 희망지 등에 관한 내용과 유언장을 영문으로 3부 작성한다.1부는 본인 보관,1부는 선교단체 보관,1부는 선교지의 팀장이나 신뢰할 수 있는 사람에게 보관시킨다.’고 명시했다.

피랍됐을 경우 ‘몸값을 지불하지 않는다.’는 부분도 명시돼 있다. 지침서 위기관리 기본정책 부분은 “우리는 몸값이나 기타 갈취를 위한 금전적 요구에 응하지 않는 것을 기본정책으로 삼는다.”고 분명히 했다.

한편 이날 오전 19명의 피랍 석방자들이 입국한 인천공항 입국장 주변에서는 일부 기독교 신자들이 성경 구절이 적힌 푯말을 들고 나와 일제히 박수와 환호를 보내며 “형제, 자매들은 잘못한 것이 하나도 없다. 고개 숙이지 말라.”며 ‘응원’을 보냈다. 반면 한 남성은 이들을 향해 계란을 투척하려다 실패하고 경찰에 제지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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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2007-09-03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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