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선거구제땐 지역구도 깬다”

“중대선거구제땐 지역구도 깬다”

박지연 기자
입력 2005-07-11 00:00
수정 2005-07-11 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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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열린우리당 문희상 의장의 취임 100일 기자회견은 고질적인 지역구도를 타파하기 위해 선거구제를 개편하자는 제안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특정 지역에 기반을 둔 현재의 고질적인 정당구조를 고칠 수 있다면 ‘국정의 절반’을 야당에 과감하게 넘기겠다는 뜻이다. 이는 노무현 대통령이 최근 언론사 편집·보도국장단 간담회에서 “내각제 수준으로 대통령의 권력을 이양할 용의가 있다.”고 밝힌 것보다 한 걸음 더 나아간 것이다.

눈여겨볼 대목은 문 의장이 10일 회견에서 “중대선거구제만 도입되면 지역구도는 반드시 깨진다고 본다.”고 호언장담한 부분이다. 총리지명권의 이양을 전제로 선거구제를 개편해 ‘영남당’과 ‘호남당’으로 나뉜 정치판의 폐해를 뜯어고치는 데 ‘올인’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다. 전병헌 대변인은 “지역구도를 깨려면 선거구제를 개편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라면 기득권도 포기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정논란 선거구제로 압축

문 의장의 언급은 그동안 뚜렷한 방향성 없이 중언부언 흘러갔던 여권의 연정론을 선거구제 개편으로 압축해 ‘설익은’ 개헌론을 톤다운시키는 효과도 낼 것으로 관측된다. 여권내 기류도 비슷한 방향으로 흘러가는 분위기다. 유시민 상임중앙위원이 지난 8일 KBS 심야토론에서 “현 시점에서 연정론과 선거구제 개편은 따로 떼내어 논의하기 어렵다.”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다만 문 의장은 “중대선거구제는 한나라당이 반대하고 있어 권역별 비례대표제나 독일식 정당명부제를 포함하는 쪽으로 가야 어느 정도 해결이 되겠는데, 그러려면 현재 지역구 기득권과 맞물려 의석 수를 늘리는 문제가 생긴다.”면서 “그러니 정개협에서 논의해 보자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8·15대사면 건의도 밝혀

문 의장은 이날 8·15 광복절 대사면 건의와 여야정 정책협의회 가동 등도 함께 제안했다.‘정략적 제안’으로만 비쳐지는 것을 경계하는 듯 민생에도 방향을 잡은 것으로 여겨진다. 당 안팎에서는 문 의장의 제안이 선거구제 개편을 통해 연정 구상의 나락을 펴보겠다는 의도를 담고 있다는 해석도 제기되고 있다.

문 의장은 “(선거제도 합의가)제1야당을 염두에 두고 한 말임에 틀림없지만, 다른 당과도 가능하다.”면서 “민주 정당이 제 정파와 연대하는 것은 너무나 자연스럽다.”며 여지를 남겼다.

문 의장의 회견 내용은 향후 정치일정이나 파급력으로 볼 때 여권내 조율을 거친 결과물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야당이 일제히 반발한 데서 보듯 ‘게임의 룰’을 정하는 일이 카운터파트의 불참으로 현실화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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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2005-07-11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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