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교과서 왜곡 파문] 이라크戰도 美배려 왜곡

[日 교과서 왜곡 파문] 이라크戰도 美배려 왜곡

입력 2005-04-07 00:00
수정 2005-04-07 0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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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이춘규특파원|일본의 식민지 침략을 정당화하고 미화, 왜곡한 역사교과서 검정작업에 일본 정부가 깊숙이 개입한 사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관여할 수 없다.’고 호언했던 일본 정부의 주장이 거짓으로 판명된 것이다.

이에 따라 일본의 교과서 왜곡은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가 막후에서 감독하고, 나카야마 나리아키 문부과학상이 현장을 지휘·감독해, 검정교과서가 아니라 국정교과서라는 인상을 주고 있다는 게 중론이다.

6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한국이 독도를 불법 점거하고 있다.’고 기술한 후소샤판 공민교과서는 문부과학성의 검정 의견에 따라 수정된 것으로 확인됐다. 신청본에 ‘한국과 우리나라가 영유권을 둘러싸고 대립하고 있는 다케시마(독도)’로 돼 있었으나 문부성이 “영유권이 애매하게 표현됐다.”며 수정을 요구했다.

특히 문부성은 후소샤가 ‘한국이 점령하고 있는 다케시마’라고 수정안을 내자 ‘불법점거’가 정부 견해라며 이를 반영하지 않으면 검정을 통과시키지 않겠다고 압박, 극우적인 후소샤마저 곤혹스러워 했다고 마이니치신문이 보도했다.

문부성측은 정부 견해에 맞지 않는다는 검정 의견을 제시했을 뿐 “표현을 어떻게 하라는 지시는 하지 않았다.”고 해명했지만 설득력이 약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이라크전 발발이나 자위대의 이라크 파견, 부부 별성제(결혼하면 여성이 남편의 성을 따르는 걸 고치는) 기술 등도 정부측이 압박, 여러 대목이 수정된 것으로 드러났다.

도쿄신문에 따르면 문부성은 일본서적신사의 공민교과서 내용 중 미국의 이라크 공격을 기술한 대목에서 ‘대량살상무기는 없었다.’는 표현은 안 된다며 구두로 출판사측에 정정을 요구했다. 하지만 이라크전 개전 명분이었던 대량살상무기는 미국 정부의 조사 결과에서도 없었던 것으로 확인된 바 있다.

특히 검정 의견은 문서로 반드시 통보하도록 규정돼 있으나 구두로 통보했다. 이에 대해 문부성측은 “수정 과정에 대해서는 밝힐 수 없다.”고만 밝혔다.

문부성은 이라크전 발발에 대해서도 신청본의 ‘유엔결의 없이’라는 부분을 삭제한 뒤에야 검정을 통과시켰다. 그래서 “근린제국조항 대신 미국 배려조항이 적용됐다.”는 비아냥이 나올 정도다.

일본서적신사의 경우 지난해 2월 자위대가 파견된 이라크를 본문에 전지(戰地·전투지역)라고 신청본에 기술했으나 문부성이 ‘비전투지역’으로 바꾸도록 지시, 이를 수정한 뒤에야 통과됐다고 마이니치신문이 보도했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가 비전투지역이라고 주장한 것을 뒷받침한 검정 지침이었다.

taein@seoul.co.kr
2005-04-07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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