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독도주권 침해] “영유권 우리손에… 흥분 말자”

[日 독도주권 침해] “영유권 우리손에… 흥분 말자”

입력 2005-03-17 00:00
수정 2005-03-17 0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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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토를 지키는 일에는 국민도 정부도 강해야 한다. 하지만 법적인 문제는 냉철한 논리로 판단해야지 뜨거운 가슴으로 판단할 일이 아니다.”

박춘호 국제해양법재판소 재판관이 독도 대책을 세우고 있는 정부에 “어떠한 경우라도 냉정을 잃어서는 안 된다.”고 당부하고 나섰다. 국민들이 결연한 의지를 보여주고 있는 것은 당연한 애국심의 발로지만, 정부의 견문발검(見蚊拔劍·모기를 보고 칼을 뽑다)식 강경대응은 일본정부가 만세를 부르며 영유권 주장을 더욱 강화하도록 부추기는 ‘자살골’이 된다는 것이다.

강경일변도 대응은 日 돕는 꼴

박 재판관은 최근 국정홍보처의 국정브리핑(news.go.kr)에 실린 기고문에서 “일각에서는 주한일본대사를 기피인물로 추방하라는 요구까지 나오고 있다.”면서 “하지만 영토문제로 그런 일이 벌어진다면 전 세계 언론의 헤드라인을 장식하고, 일본은 독도를 분쟁지역으로 부각시키려고 50년 동안 노력해 거둔 것보다 더 큰 성과를 일거에 거머쥘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우리의 영유권 논리가 확고하니까 국제재판소에 가서 깨끗하게 정리하는 것이 낫다.’는 주장에도 “국제재판의 생리를 모르고 하는 말”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국제법 규범은 국내법에 비해 훨씬 엉성한 데다 특히 영토분쟁에 관해서는 성문규범이 전무하고, 판례에서 나온 원칙이 몇 가지 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승소 확률이 100%가 아닌 한 우리 수중에 있는 영토를 가지고 재판소를 찾아가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옛 지도에 너무 열광하지 말아야

박 재판관은 얼마 전 보도된 ‘샌프란시스코 강화회의에 제출된 영국지도’에 대한 반응에도 일침을 가했다. 그는 “어느 학자가 그 지도를 힘들여 찾아내자 많은 사람들이 ‘이제 일본은 할 말이 없게 되었다.’고 쾌재를 불렀다.”면서 “그렇다면 그 지도를 찾아내기 전에는 우리 영유권 논리가 확립되어 있지 않았더란 말이냐.”고 반문했다. 그는 “우리의 영유권은 우리가 확보하는 것이지 영국이 부여해 주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우리가 그 지도에 열광하여 매달리면 우리 조상들이 구축해 놓은 영유권의 근거는 그만큼 평가절하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국민은 격분하면 분노를 분출해도 좋고 또 해야 한다.”면서 “그러나 국민이 뜨겁고 강하게 나갈 때에도, 정부는 차갑고 강하게 나가야 한다.”고 충고했다. 우리가 고지를 점하고 있고 시간은 고지를 점한 쪽의 편인데, 우리 편에 있는 시간을 잘라서 상대편에게 안겨주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효용기자 utility@seoul.co.kr
2005-03-17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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