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이전 위헌 파장] 與 “관습헌법 논거 승복 못해”

[수도이전 위헌 파장] 與 “관습헌법 논거 승복 못해”

입력 2004-10-23 00:00
수정 2004-10-23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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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의 위헌결정에 대한 여권의 태도가 간단치 않다. 헌재의 위헌 결정 행위와 절차는 승복하겠지만 ‘관습헌법’을 원용한, 결정 논거에 대해서는 승복하기 어렵다는 자세다. 정치권은 22일 헌재 결정의 수용 여부를 놓고 치열한 논란을 벌였다.

●千원내대표 “법리 납득할 수 없어”

열린우리당은 오전 상임중앙위를 열어 헌재의 위헌 결정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천정배 원내대표는 “헌재 결정을 따르든 말든 (위헌 결정의) 효력은 이미 발생했지만, 위헌 결정의 법리는 아무리 봐도 납득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천 원내대표는 “서울이 대한민국 수도라는 사실이 경국대전에 나온 관습일지는 모르나 그것이 왜 헌법질서를 갖느냐.”고 비판했다. 이어 “헌재가 헌법에도 없는 관습헌법으로 국회가 만든 법을 해석하고 무효화시킬 권한이 있는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천 대표는 나아가 “서울을 관습법상 수도로 본다 해도 우리는 신행정수도를 건설하려 했을 뿐 수도를 이전하려 했던 게 아니다.”고 헌재 결정을 반박했다.

회의가 끝난 뒤 김현미 대변인은 “대한민국의 성문헌법에 따라 국회가 제정한 법률이 관습헌법에 따라 무력화됐다.”며 “의회민주주의의 심각한 위기”라고 규정했다.

●청와대 “결정 절차는 승복”

청와대 역시 열린우리당과 보폭을 맞췄다. 이날 열린 국회 운영위 국정감사에서 김우식 비서실장 등 청와대 관계자들은 “헌재의 결정 절차는 승복한다.”면서도 위헌 결정의 논거에 대해서는 한결같이 즉답을 피했다. 자연스레 한나라당 의원들과 설전을 벌였다.

한나라당의 안명옥·남경필·최구식 의원 등은 “헌재 결정을 승복하지 않겠다는 말이냐.”고 파고 들었고, 청와대 관계자들은 “절차에는 승복한다.”면서도 “(위헌결정의 논거에 대해서는) 어제 밝혔다.”며 한치도 물러서지 않았다. 김병준 청와대 정책실장은 “헌재 결정은 국가균형발전 문제는 차치하고라도 입법부 권능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라고 느낀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김우식 청와대 비서실장은 ‘헌재 결정 절차는 승복하느냐.’는 남경필 의원의 질문에 “승복한다.”고 말했으나 ‘그럼 그 내용에 대해서도 승복하느냐.’는 거듭된 질문에는 “어제 밝혔다.”는 답변에서 한발짝도 나아가지 않았다.

●충청권 의원9명 “헌법재판관 탄핵”

열린우리당의 김종률 노영민 오제세 의원 등 충청권 의원 9명은 “헌법재판관 탄핵을 추진하겠다.”고 반발하고 나섰다. 헌재의 위헌 결정 논거에 불복하는 듯한 여권의 이런 자세는 수도 이전 중단에 따른 여권의 입지 축소와 직결돼 있는 듯 하다. 헌재 결정의 의미를 최소화해 후속대책의 공간을 최대한 넓히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진다. 후속대책을 둘러싼 제2의 법리논쟁, 그리고 이에 따른 여론의 향배까지도 염두에 둔 포석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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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umbnail - 김길영 서울시의회 국민의힘 대표의원 “일하는 의회, 정책으로 승부할 것”

진경호기자 jade@seoul.co.kr
2004-10-23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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