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통이 없다] 中 黨간부와 친분있는 의원적다

[중국통이 없다] 中 黨간부와 친분있는 의원적다

입력 2004-08-10 00:00
수정 2004-08-10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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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사월간지 7월호를 보면 중국에 대한 우리 정치권의 현주소가 단적으로 드러난다.중국을 좀 안다는 정치인을 인터뷰하기 위해 수소문한 끝에 필자는 간신히 두 사람을 찾아낸다.한 사람이 현 국무총리인 열린우리당의 5선 이해찬 의원이다.그런데 카운터파트라 할 한나라당 인사가 이채롭다.구상찬 부대변인이다.

누굴까.대표적 중국통 정치인인 이세기 전 의원의 보좌관을 지낸 인물이다.이 총리가 중국을 50여차례 방문한 반면 구 부대변인은 이보다 세배가 많은 150여차례나 중국을 들락거렸다.대단한 이력이다.문제는 여야를 통틀어 현역 국회의원 가운데 구 부대변인처럼 중국 공산당 대외협력부 한국과장에게 아무 때나 전화를 걸어 얘기를 나눌 사람이 없다는데 있다.언론들은 좌담이나 지상대담을 할 때 흔히 참가자의 격(格)을 따진다.한쪽이 5선의원이면 상대도 이에 걸맞은 위상의 인사를 찾는다.그러나 지금 정치권은 적어도 중국에 관한 한 이런 격을 따질 형편이 못된다.

여의도 정가에 ‘중국통(通)’이 없다.특히 17대 국회에서는 정도가 더 심하다.그만큼 대중(對中) 인적 인프라가 열악한 실정이다.중국 권부의 핵심인사들과 교분을 나누기는커녕 중국을 한번 이상 방문한 의원조차 손에 꼽을 정도다.

우선 299명의 현역 국회의원 가운데 중국에서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거나 심지어 학부를 나온 의원이 단 1명도 없다.박사 학위를 소지한 17대 의원은 모두 69명.이 가운데 34명이 해외 박사들이다.역대 어느 국회보다 유학파가 많다.그러나 이 34명 중 27명이 미국에서 학위를 땄다.나머지는 영국·독일·일본 심지어 필리핀까지 있지만 ‘중국 박사’는 전무하다.국내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35명 가운데도 중국 관련은 1명도 없다.그나마 중국관련 학위자를 꼽으라면 열린우리당 우제창 의원 정도다.영국 옥스퍼드대에서 중국경제로 박사학위를 받았고,2001년 중국 상하이 사회과학원에서 객원연구원을 지냈다.그러나 우 의원조차 ‘중국통’이라는 표현에는 고개를 젓는다.“아유 중국통이라니요,어림도 없죠.중국경제나 공부했을 뿐 중국 권부의 핵심인사들과의 인적 네트워크는 저도 없습니다.이게 우리 정치현실이에요.학계도 마찬가집니다.중국이 중요하다고 말들은 많이 하지만 제대로 중국을 아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나마 현역 국회의원 가운데는 이해찬 총리 외에 열린우리당의 임채정·장영달 의원,홍콩특파원을 지낸 박병석 의원,민주당 한화갑 대표 정도가 중국통으로 꼽힌다.임 의원은 16대 국회에서 한·중의원친선협회 회장을 맡아 김중권 당시 민주당 대표의 중국 방문을 실무지휘하는 등 중국과의 교분을 쌓아 왔다.한 대표는 쩡칭훙(曾慶紅) 국가 부주석등 중국의 몇몇 권부인사들과 가깝게 지내고 있다.

과거 국회에서 이처럼 중국통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다이빙궈(戴秉國) 전 대외연락부장,탕자쉬안(唐家璇) 전 외교부장 등 중국 실력자들과의 두터운 교분으로 ‘중국통 넘버원’으로 꼽히는 이세기 전 의원을 비롯,톈지윈(田紀雲) 전인대 상임위 부위원장,주량(朱良) 전 전인대 외사위원장 등과 친밀한 정재문 전 한나라당 의원,서청원 전 한나라당 대표,현경대 전 한나라당 의원,황병태 전 주중대사,이종찬 전 국정원장 등이 대표적 중국통으로 꼽힌다.

의원외교의 가교역할을 해야 할 한·중 의원외교협의회는 회장조차 선출하지 못한 채 잠들어 있다.열린우리당 이평수 부대변인은 “24시간 중국만 쳐다보는 워치독(watch-dog,감시자)이 적어도 여야에 5명은 있어야 한다.”며 “여성표 등만을 의식하느라 지난 총선 때 비례대표 후보공천에서 이같은 의원외교 문제가 전혀 고려되지 않은 점이 아쉽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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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경호기자 jade@seoul.co.kr
2004-08-10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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