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D-7] ‘미디어 유세’ 총체적 부실

[총선 D-7] ‘미디어 유세’ 총체적 부실

입력 2004-04-08 00:00
수정 2004-04-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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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17대 총선에서 처음 도입된 후보들의 선거구별 TV합동토론회 등 ‘미디어 유세’가 선거관리위원회의 홍보 미비와 탁상행정,형식적인 운영 등으로 부실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규모 오프라인 선거유세를 대체할 미디어 선거운동이 ‘운동장을 단지 스튜디오로 옮겨놓은’ 유세 형태가 되지 않으려면 TV로 합동토론회 또는 합동연설회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돼 있는 현행 선거법을 바꿔 토론회를 의무화하고 방송 편성도 질적·양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후보간 차별성 없는 TV토론회

서울 등 수도권에서 지난 6일 시작된 TV토론회를 지역 유선방송을 통해 지켜본 유권자들은 한결같이 후보간 정책 경쟁이 거의 없어 상호 비교·검증이 힘들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또 ‘미디어 유세’가 지역현안을 둘러싼 후보간 정책의 차별성을 알리기보다 단순히 이미지 제고에만 활용되는 측면이 강하다고 우려 했다.

바르게살기운동 시흥시협의회 대표 김상기(57)씨는 6일 방송된 경기 시흥갑 후보간 TV토론회를 지켜본 뒤 “진행자의 질문에 모든 후보가 거의 같은 답변을 해 차별성을 알 수 없었다.”면서 “미리 질문과 답변을 준비해 각본에 따라 진행된 연극을 본 느낌”이라고 밝혔다.주민 황명노(57·시흥시 신천동)씨도 “다 아는 정책을 서로 자기 것인 양 말해 차이점을 느낄 수 없었다.”면서 “특히 정책토론은 하지 않고 개인홍보나 상대 후보의 꼬투리 잡기에 치중해 보기에도 좋지 않았다.”고 비판했다.안양 동안갑 주민 박모(48)씨는 “오전 11시에 방송된 TV토론회를 지역 유선방송을 통해 시청한 유권자가 몇 명이나 되겠느냐.”면서 “토론 내용도 특별한 것이 없고,깊이도 없어 수박 겉핥기식이었다.”고 평가했다.

●선관위도 토론회 꺼려

일부 지역선관위는 방송사측에 토론회 대신 연설회를 종용하거나,방송 날짜와 시간을 사전에 충분히 알리지 않는 등 운영상의 문제점도 드러났다.

6일 경기 시흥갑 토론회를 녹화 방송한 한빛방송 관계자는 “관할 4개 지역 선관위 관계자들이 ‘토론회를 하면 후보측에서 편파시비 등 문제를 제기할 수 있으니 탈 없는 연설회로 대체하자.’고 하기에 강력 반대했다.”면서 “‘미디어 선거 원년’이라고 의미를 부여하면서도 후보와 선관위 모두 쉽고 편한 쪽만 요구한다.”고 꼬집었다.

김정기 한양대 신방과 교수는 “이번 총선에 첫 도입된 미디어 선거가 명분은 좋지만 후보자를 평가할 만한 정보를 유권자에게 제공하기엔 아직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충분치 않다.”면서 “선거법을 개정해 지역 후보들의 TV토론을 의무화하고 토론 방식과 방송 포맷도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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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환 김효섭기자 sunstory@˝
2004-04-08 4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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