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후보자의 35%가 일반적인 근로자들이 내는 소득세보다 적은 소득세를 낸 것으로 나타나 후보자들의 납세의식이 의심받게 됐다.후보등록 첫날인 31일 집계결과,657명 가운데 230명의 연 평균 소득세 납부액은 100만원이 안됐다.조세연구원 논문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1년 근로 소득자 1인당 연간 소득세 납부액은 110만여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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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간 세비를 6000만원 이상 받는 국회의원 가운데 적지않은 수가 100만원 미만의 소득세를 냈다는 것으로 충격이다.이들은 동료의원들에게 준 후원금을 세금공제 혜택을 받는 방식으로 ‘합법적 축소신고’를 한 것으로 보인다.의원간 후원금은 사실상 ‘나간 만큼 돌아오는’ 품앗이 형태로 운영되고 있어,절세(節稅)의 수단이 되고 있음을 다시한번 보여주었다.
더욱이 소득세·재산세·종합토지세를 다 합한 세금납부액이 연 평균 100만원이 안되는 후보자가 32%나 되는 점은 검증장치의 허점을 여지없이 드러낸 것이다.직계존비속 중 피부양자가 아닌 자는 고지를 거부할 수 있도록 한 게 합법적 축소신고를 사실상 허용했다는 말도 나온다.
이런 맹점 때문에 일부 후보는 주택가격을 턱없이 축소해 신고하면서도 “관할 구와 세무서에서 보내온 자료이기 때문에 아무런 잘못이 없다.”고 해명했다.인천의 A후보는 인천 중구 을왕동의 47평짜리 주택과 서울 종로구 안국동의 24평의 주택가격을 각각 203만원과 258만원으로 신고했다.서울 B후보는 시내에 자신과 부인 소유의 집을 10채 가까이 보유한 것으로 나타나 부동산 투기 의혹을 받고 있다.
서울의 C후보는 대지 60평대 건물을 2000만원대로 신고했고,경기도 모 후보도 땅값과 집값이 상당한 수준에 달하는 지역내 대지 40평대 빌딩을 6000만원대라고 기재했다.
한편 집계 결과 지난 5년간 세금 납부실적이 전혀 없는 사람은 17명이었다.각종 세금체납자는 21명으로 이 가운데 10명은 50만원 미만인 ‘소액’ 체납자였지만,5000만원 이상 체납자도 5명이나 됐다.심지어는 7억원에 가까운 세금을 안내고 출마한 후보도 나왔다.
신고자 4명 가운데 1명꼴은 재산이 10억원 이상이었다.반면 빚만 있는 채무자는 31명이었다.경북 경주의 열린우리당 김도현 후보는 빚이 7억 6883만여원이었다.
이지운기자 jj@˝
2004-04-01 4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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