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라우마 치료했는데… “정신과 다닌 소방관” 손가락질당했다

트라우마 치료했는데… “정신과 다닌 소방관” 손가락질당했다

송수연 기자
입력 2021-08-29 17:10
수정 2021-08-30 0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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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받지 못한 사람들-2021 소방관 생존 리포트] 현직 소방관 1117명에게 물었더니

33.8% “트라우마 관리 제대로 안 돼”
50.1% “소방관=강하다는 인식 부담”
10명 중 7명 “공상 인정받기 어렵다”
현직 소방관 10명 중 4명은 소방관 직무의 트라우마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29일 나타났다. 정신과 진료 사실이 알려진 후 인사 불이익 등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고 응답한 사례도 있었다. 화재 진압과 구조·구급 등 공무 수행 중 부상과 발병에도 공무상 재해 인정을 받는 데 어려움이 크다고 답한 소방관이 10명 중 7명에 달했다. 소방관들에 대한 처우가 여전히 부족한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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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 프로그램 다양성·지속성 없어”

이는 서울신문 탐사기획부가 지난달 15일부터 지난 4일까지 실시한 온라인 설문조사에 참여한 현직 소방관 1117명의 응답 결과다. 먼저 ‘제도적으로 소방관의 스트레스, 트라우마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의 33.8%(377명)가 ‘아니요’라고 답했다. 이 중 48.8%(184명)는 ‘지원 프로그램의 다양성 및 지속성 부족’을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이어 ‘정신질환에 대한 조직 내 부정적 시선’이라고 답한 이도 377명 중 34.5%(130명)로 집계됐다. ‘예산 부족’을 이유로 꼽은 사람은 7.2%(27명)였다.

소방관의 스트레스·트라우마 관리에 대해 ‘잘 모른다고 답한 소방관은 44.9%(501명)에 달했다. 21.4%(239명)만 잘되고 있다고 응답했다. 특히 트라우마 등으로 병원 진료를 받았다는 응답자 60명 중 10명(16.7%)은 진료 사실이 조직 내 알려진 후 부당한 대우를 경험했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나약한 사람이라는 낙인’(7명), ‘인사상 불이익’(5명). ‘의견 무시’(4명) 등이었다. 현재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를 치료받고 있는 구급대원 A씨는 “정신과 치료 사실을 오픈한 후 조직 내 의견을 개진하는 경우에 ‘정신과 다니는 소방관’으로 무시당하는 느낌을 받는다”고 씁쓸해했다.

전체 응답자의 50.1%(560명)는 ‘소방관은 신체적, 정신적으로 강하다’는 사회적 인식에 대해 조금 또는 매우 부담감을 느낀다고 답했다. ‘업무상 질병에 걸릴 가능성이 큰 일을 한다고 생각하는가’라는 항목에는 95.4%(1066명)가 ‘그렇다’고 답했다.

반면 ‘본인의 경험 또는 동료 사례를 봤을 때 공상 인증을 받기 어렵다고 보나’라는 질문에는 68.0%인 760명이 ‘그렇다’고 응답해 현행 공상 승인 절차에 대한 불신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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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 치료·생계 위한 금전적 지원 부족”

‘공상 인정을 받은 뒤 정부와 소방청 지원이 적절한가’라는 질문에는 ‘아니요’로 답한 응답자가 15.6%(174명)였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금전적 지원이 질병 치료나 가족의 생계를 유지하기에는 부족하다’라는 답변이 88.0%(241명)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업무상 사고나 민원 처리 과정에서 전체 응답자의 48.4%는 ‘개인에게 책임을 지운다’고 답했다. 10년 이상 구급대원 경력자인 B씨는 “특히 민원이 많은 구급대원들의 경우 무조건 (민원인에게) 사과하라는 식으로 사태를 쉽게 수습하려는 경향이 강하다”고 말했다.

전체 응답자의 58.8%(656명)는 소방 공무원의 조직 문화가 폐쇄적이라고 답변했다. 이 같은 분위기 탓에 ‘부당한 지시가 있더라도 인사상 불이익 등에 대한 우려 때문에 따를 수밖에 없다’고 답한 이도 36.3%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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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8-30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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