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다큐 줌인] 무형문화재 군포 방짜 유기 계승 현장

[포토 다큐 줌인] 무형문화재 군포 방짜 유기 계승 현장

입력 2012-08-31 00:00
수정 2012-08-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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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구고 두드리고 다듬고… 魂으로 빚는 전통문화

‘1인 창무극(唱舞劇)’의 대가 공옥진 여사가 최근 전수자 없이 별세했다. 서울시 무형문화재 제6호 조선장(造船匠) 기능 보유자였던 박정옥 장인은 1994년에 숨졌다. 역시 전수자가 없었다. 전통문화를 간직하고 계승할 수 있는 맥이 끊긴 것이다. 적잖은 중요무형문화재들이 고유의 기능을 가르칠 후학들을 찾지 못하고 있다. 경제적 형편 때문이다. 전통문화와 기술을 배우려는 교육생들도 처음엔 열의와 자부심을 갖고 달려들지만 대체로 2년을 넘기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무형문화재 전승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일각에서는 위기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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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방짜 유기 이수자 이광운(왼쪽)씨가 전수 조교인 이춘복씨에게 불에 달구고 망치로 두드려서 그릇의 형태를 만드는 전통 기법을 배우고 있다.
전통 방짜 유기 이수자 이광운(왼쪽)씨가 전수 조교인 이춘복씨에게 불에 달구고 망치로 두드려서 그릇의 형태를 만드는 전통 기법을 배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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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방의 하루는 유기를 달굴 불을 피우는 것에서 시작된다.
공방의 하루는 유기를 달굴 불을 피우는 것에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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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로에서 달궈진 유기를 꺼내는 작업. 전통 방짜는 구리와 주석을 녹여 만든 쇳덩이를 섭씨 500~600도의 불길에서 거듭 담금질해 만든다.
화로에서 달궈진 유기를 꺼내는 작업. 전통 방짜는 구리와 주석을 녹여 만든 쇳덩이를 섭씨 500~600도의 불길에서 거듭 담금질해 만든다.


●전수 교육생 대부분 경제적 이유로 중도 포기

경기 군포시에 위치한 무형문화재 10호 방짜 유기장(方字鍮器匠) 김문익(70)씨의 공방을 찾았다. 방짜 유기는 가장 질 좋은 유기다. 구리와 주석을 8대 2 정도로 섞어 거푸집에 부은 뒤 불에 달궈 가며 두드려 만든 놋그릇이다. 유기 종류는 제작 기법에 따라 방자(方字), 주물(鑄物), 반방자(半方字)로 나뉜다. 공방 문을 열자 후끈한 열기가 뿜어져 나왔다. 어둑한 작업장 곳곳에서 전수자들이 땀을 흘리며 빨갛게 달아오른 놋쇠를 두드리고 있었다. 대부분이 장인으로 불려도 손색이 없을 만큼 연륜이 묻어났다. 젊은 사람이 눈에 띄지 않았다. 실례를 무릅쓰고 “젊은 사람은 없느냐.”고 묻자 한쪽 구석을 가리켰다. 이광운(29)씨가 부지런히 놋쇠에 망치질을 하고 있었다.

이씨는 공방에서 젊은 축에 든다. 스무살 때 처음 방짜를 만들겠다며 망치를 잡았다. 전통 기능을 이어 장인이 되고 싶다는 생각에서다. 간절했다. 그러나 고민이 만만찮다. 생활이 녹록지 않은 탓이다. 전통 기술을 고집할수록 생활은 버거워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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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침질은 여러 명이 ‘닥침망치’를 이용해 같은 동작으로 서로 두들기며 바닥을 문질러 형태를 바로잡는 작업이다.
닥침질은 여러 명이 ‘닥침망치’를 이용해 같은 동작으로 서로 두들기며 바닥을 문질러 형태를 바로잡는 작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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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된 방짜 유기는 휘어지거나 잘 깨지지 않고 다른 유기에 비해 금속 광택이 뛰어나다.
완성된 방짜 유기는 휘어지거나 잘 깨지지 않고 다른 유기에 비해 금속 광택이 뛰어나다.


●市, 보유자·전수 조교에 각각 100만원, 50만원 보조

중요무형문화재는 보유자-전수 조교-이수자-전수 장학생-일반 전수생으로 이어지는 기능 전승 체계를 갖고 있다. 군포시의 경우 무형문화재 보호와 전수를 위해 보유자와 전수 조교에게 각각 100만원, 50만원을 지원하고 있다. 넉넉하지 않은 보조금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해마다 열리는 전시회 준비에 쓰고 있기 때문에 사실상 지원은 없는 것이나 다름없다. 젊은 전수자가 선뜻 나서지 않는 이유다.

●“쉽지 않은 길인 줄 알지만 꾸준히 노력할 뿐”

이씨는 “항상 어깨너머로 배운 기술을 따라해 보지만 생각한 만큼 잘되지 않는다.”고 털어놨다. “쉽지 않은 길이란 것을 알기에 그저 꾸준히 노력할 뿐”이라고 망치질을 하면서 말을 이었다. 망치를 두드릴수록 점점 방짜에 이씨의 얼굴이 비쳤다. 놋쇠덩어리가 방짜 유기로 태어나는 과정이다. 이씨는 떨어지는 땀방울도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만의 방짜 유기를 만들기 위해 쉼 없이 망치질을 해댔다.

글 사진 박지환기자 popocar@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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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8-31 2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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