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화제] 한국판 ‘엘 시스테마’

[주말화제] 한국판 ‘엘 시스테마’

입력 2009-10-17 12:00
수정 2009-10-17 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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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약계층 아이 음악으로 꿈 키우기

“어깨를 움츠리던 아이들이 3개월 만에 눈빛이 달라졌어요. 이게 바로 음악의 힘이죠.”

취약계층 아이들이 음악의 힘으로 바뀌고 있다. 지난 7월 발족한 성공회대 사회적기업연구센터의 멘토링 청년사업단의 도움을 받고부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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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구로에 거주하는 취약계층 초등학생들이 청년사업단 선생님으로부터 하와이 전통악기인 우클렐레 연주법을 배우고 있다. 청년사업단 제공
서울 구로에 거주하는 취약계층 초등학생들이 청년사업단 선생님으로부터 하와이 전통악기인 우클렐레 연주법을 배우고 있다.
청년사업단 제공


청년사업단은 서울 구로에 사는 기초수급권자 가정, 한부모가정 등 취약계층 초등학생 100여명에게 하와이 전통악기인 ‘우클렐레’를 가르치고 있다. 아이들은 오는 12월 연주회 개최를 목표로 맹연습 중이다.

코디네이터 11명과 대학생·가정주부 등 구로구 지역주민 등으로 이뤄진 멘토 50여명이 이 지역 초등학교 1~6학년 아이들을 모아 주 2회, 2시간씩 주민센터나 지역아동센터 공간을 빌려 수업을 한다.

처음에는 “저 이런거 못해요.”라며 잔뜩 주눅이 들었던 아이들도 이제는 “선생님 이 노래도 해 봐요.”라며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청년사업단 교사 김효완(26)씨는 16일 “딱딱하지 않은 음악 교육이라 아이들이 재미있어한다.

수업을 통해 친구를 배려하는 법도 배우고 어려운 일을 성취하는 경험을 갖게 되면서 생활도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다.”고 전했다. 청년사업단은 한국의 ‘엘 시스테마’를 꿈꾼다. ‘엘 시스테마’는 1975년 베네수엘라의 경제학자 호세 안토니오 아부레우가 만든 청소년 오케스트라 육성재단이다.

빈민촌에서 마약과 범죄에 노출된 아이들에게 음악 교육을 통해 더 나은 삶을 살도록 돕기 위해 시작됐다. 이탈리아 유명 지휘자인 클라우디오 아바도가 차세대 최고의 지휘자로 지목한 구스타보 두다멜과, 17세에 역대 최연소 베를린필하모닉 단원이 된 에딕슨 루이즈 등이 엘 시스테마 출신이다.

보건복지가족부로부터 2억원을 지원받고 매칭펀드 형식으로 서울시와 구로구에서 각각 1억원을 지원받아 사업을 시작했다. 취지에 공감한 구로문화재단도 적극 도왔다.

상종열 청년사업단 지원실장은 “취약계층 아이들은 ‘문화적 빈곤’을 겪기 쉽다. 생전 처음 쥐어 보는 악기를 배우면서 아이들의 자신감이 몰라보게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우클렐레를 배우는 김대현(10·개명초 4)군은 “원래 야구선수가 꿈이었지만 이제 음악가가 되고 싶어요. 12월 연주회 때 친구들에게 멋진 모습을 보여줄 거예요.”라며 활짝 웃었다. 아이들은 이렇게 음악을 통해 웃는 법을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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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2009-10-17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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