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플시험 주관 ETS 폴 램지 부회장 인터뷰

토플시험 주관 ETS 폴 램지 부회장 인터뷰

입력 2006-11-28 00:00
수정 2006-11-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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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이도운특파원|토플 시험 시스템이 지난 9월부터 컴퓨터(CBT)에서 인터넷(iBT)으로 바뀌면서 적지 않은 혼란이 일어나고 있다. 수요에 비해 시험 시설이 턱없이 부족한 데다 기술적 결함으로 시험이 지연, 중단되거나 취소되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토플 시험을 주관하는 미국 교육평가원(ETS)의 폴 램지 국제담당 부회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문제의 해결 방안을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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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ETS의 사무실을 설치해 직접 서비스를 개선해나가겠다.”

ETS의 폴 램지 국제담당 부회장은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은 ETS에 매우 중요한 고객”이라고 강조하면서 “토플 시험과 관련된 기술적 문제들로 인해 피해를 본 응시자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말했다.

iBT 테스트의 기술적 문제점들이 계속 발생하고 있다.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iBT는 세계 처음으로 온라인에서 언어를 테스트하는 시스템이다. 그러다 보니 기술적 결함이 발생할 수밖에 없었던 것 같다.9월15일 (숙명여대에서)발생한 문제는 미국의 서버와 한국, 중국, 인도의 컴퓨터 시스템 환경이 서로 맞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10월28일 (외국어대에서) 생긴 사고는 고사장의 컴퓨터 자체의 문제였다. 시험을 치르지 못하게 된 응시자들이 어떤 고통과 어려움을 갖게 되는가를 잘 인식하고 있다. 앞으로도 시스템을 계속 점검하고 개선해나가겠다.

시스템 불안도 있지만 토플 시험의 수요에 비해 공급이 너무 모자라다. 고사장을 늘리는 등의 대책이 필요하지 않은가.

-수요를 맞추기 위해 노력중이다. 곧 응시자가 원하는 시기에 시험을 치를 수 있을 것이다. 토플 웹사이트에 자주 들러 확인해주기 바란다.

지난해 전 세계 토플 응시자의 20%가 한국인이라는 통계도 있다. 고객 서비스에 더 신경을 써야 하는 것 아닌가.

-그 때문에 한국에 곧 사무실을 열 계획이다. 현장에서 한국 응시자들을 위해 서비스를 강화할 것이다.

사무실을 열면 아예 영어교육센터도 운영하면 어떤가.

-그럴 계획은 없다. 영어 교육은 ETS 홈페이지 등을 많이 참조해주기 바란다.

iBT가 영어 실력을 평가하는 더 나은 방법이라고 생각하나.

-그렇다. 대학들이 ETS에 원하는 것은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평가해달라는 것이다.iBT는 실제로 미국의 대학에서 수업을 받는 환경과 비슷하게 조성된 것이다.

한국 응시자의 경우 과거 CBT와 iBT의 성적이 어떻게 달라졌는가.

-iBT가 아직 초기 단계여서 서로 비교할 만한 자료가 없다.

한국이 토플 시험에 너무나 많은 돈을 쓰고 있다는 비판도 있다. 응시료를 내릴 수는 없는가.

-사실은 영어의 네가지 기술을 평가하는 비용을 이미 내렸다.iBT 이전에 한국 응시자가 말하기 실력을 평가하려면 140달러에 CBT를 치르고, 다시 125달러를 더 내서 TSE(Test of Spoken English) 시험을 치러야 했다. 합치면 265달러이다. 그러나 iBT는 말하기, 듣기, 읽기, 쓰기를 모두 합쳐 170달러에 불과하다. 특히 170달러에는 쓰기 평가자 4명, 말하기 평가자 3∼6명의 비용이 포함됐다는 사실을 유념해야 한다.

채점의 객관성은 어떻게 유지하는가.

-채점자들은 ETS에서 교육을 받고 수료증을 취득해야 한다. 수료증이 있어도 날마다 채점에 앞서 측정 테스트를 받는다. 채점자들은 한 나라의 응시자가 아니라 전세계 모든 응시자들의 답안을 채점한다. 또 한 응시자의 답안을 여러명의 채점자가 함께 채점한다.

최근 한국을 방문했다. 현장에서 무엇을 느꼈는가.

-응시자들이 매우 열심히 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맹렬함이라고나 할까. 중국에서 비슷한 느낌을 받았지만, 한국에서의 느낌은 독특한 점이 있었다.

한국은 토플과 관련해서 고비용, 저효율인 상황이다. 학교에서의 영어 교육에 문제가 있는 것일까.

-과거에 문법 위주의 영어 교육이 이뤄진 것으로 안다. 커뮤니케이션 위주의 영어 교육으로 바뀌어야 한다. 한국의 학교에서 일부 그런 방향으로 변화를 주고 있다고 들었다. 그러나 앞으로 새로운 영어 교육이 정착하는 데는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한국인은 토플은 물론 토익 시험을 치르는 데도 많은 돈을 쓴다. 이 때문에 한국이 자체적으로 영어 시험을 개발하자는 얘기도 나오는데.

-그렇게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토플이나 토익 시험을 치르는 목적이 무엇인가. 그것은 외국인과의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기르자는 것이 아닌가. 그런데 한국에서 영어 시험을 개발한다면, 그것은 한국인과 한국인이 한국 내에서 쓰는 영어를 배우자는 것과 마찬가지가 아닌가.

dawn@seoul.co.kr

폴 램지 부회장은

ETS 국제담당 수석 부회장은

미국 밖에서 실시되는 모든 시험의 책임자다.ETS의 대학 담당 부회장을 역임했다. 미시간 대학에서 영문학 박사학위를 받은 뒤 고등학교와 대학에서 영문학을 강의하기도 했다. 대외 활동도 활발해 현재 국제 교육연구소인 교육정책연구소(EPI)의 이사도 맡고 있다.
2006-11-28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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