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종 복원 프로그램’ 올해부터 단계적 절차 돌입

‘멸종위기종 복원 프로그램’ 올해부터 단계적 절차 돌입

입력 2006-01-23 00:00
수정 2006-01-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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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향노루와 대륙사슴, 여우, 호랑이, 표범, 스라소니…. 밀렵과 마구잡이 포획 그리고 서식처 파괴 등에 따라 우리 땅에서 이미 사라졌거나 멸종의 길로 접어든 야생동물들이다. 이들 멸종위기종이 영원히 자취를 감추는 사태를 막기 위해 ‘멸종위기종 복원 프로그램’이 올해부터 본격 가동된다. 현재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된 동식물은 모두 221종(동물 157종, 식물 64종). 이 가운데 포유류 9종을 비롯, 모두 64종의 동식물이 우선적인 복원대상으로 선정됐다. 복원사업 1호인 지리산 반달가슴곰처럼 이들 동식물들은 올해부터 단계적으로 복원절차에 들어가게 된다. 서식환경이 상대적으로 좋은 국립공원이 이들의 주요 터전이 될 전망이다.

동물 28종, 식물 38종 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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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공원관리공단은 22일 국립환경과학원과 전북대학교 등이 지난 한해동안 수행한 ‘멸종위기종 증식·복원에 관한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전국 20개 국립공원의 생태특성 등을 감안해 공원별로 어떤 종을 복원할 것인지 등을 담았다. 환경부는 지난해초 “국립공원별로 멸종위기종 복원사업에 나설 것”이라고 밝힌 바 있는데, 이번 연구로 복원의 밑그림이 그려진 셈이다.

총 221종의 멸종위기종 가운데 ▲희소성 ▲기존 생태계와의 적합성 ▲고유 유전자원으로서의 가치 ▲복원기술 개발 가능성 등 8가지 항목에 대한 평가를 거쳐 동물 28종과 식물 36종이 ‘시급하게 복원돼야 할 대상’으로 최종 선정됐다(표 참조). 이 가운데 식물과 어류, 양서·파충류를 제외한 포유류, 조류는 대부분 국내에서 완전 멸종한 상태거나 절멸한 것으로 추정돼 외국에서 개체나 수정란 등을 도입하는 절차를 거치게 된다.

포유류의 경우 9종(반달가슴곰 포함) 가운데 수달과 산양을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외국 도입 대상으로 파악됐다. 사향노루는 현재 정부 용역으로 인공증식 사업이 진행되고 있는데, 최근 강원도 일대에서 수컷 한 마리를 포획하는 성과를 올렸지만 암컷을 잡지 못해 큰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연구팀은 “사향노루와 스라소니 등은 아직 극소수가 생존해 있을 가능성이 있지만 복원가능할 정도의 개체수는 확보하기 어려울 것”이라면서 “북한이나 중국·러시아 등지로부터 수입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2004년 3월 강원도 양구에서 사체로 발견돼 26년 만에 서식이 확인된 여우는 현재 야생하고 있는지에 대한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있어 외국도입 여부는 추후 검토키로 했다. 이들 포유류는 모두 국립공원이나 비무장지대(DMZ) 등지에 풀릴 예정인데, 호랑이와 표범은 사람을 해칠 위험성이 워낙 커 대규모의 인공증식장을 설치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연구팀은 “북한산국립공원 안에 5만여평의 인공증식장을 설치해 증식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정부에 제안했다.

“최종 계획은 7∼8월쯤 수립”

산양은 올해부터 본격적인 복원사업이 실시된다. 다른 종과는 달리 국내에서 토종 확보가 가능해 반달가슴곰에 이어 ‘복원 2호 사업’으로 정해졌다. 당초 대륙사슴이 검토됐으나 “구제역 위험과 검역 등의 문제에 걸려 대상종을 변경했다.”고 환경부는 설명했다. 자연자원과 김홍주 사무관은 “올해 중 강원도 오지와 DMZ 일대 등지에 다수 서식하고 있는 산양을 포획한 뒤 월악산국립공원에 풀어놓을 방침”이라면서 “3억원의 예산도 이미 확보한 상태”라고 말했다.

조류는 황새와 크낙새·수리부엉이·올빼미 등 4종이 복원대상으로 선정됐는데, 이 가운데 황새와 크낙새가 우선적으로 복원된다.1990년 이후 남한에서 자취를 감춘 크낙새는 현재 북한에 수십마리가 서식 중인 것으로 파악돼 현재 북한 당국에 협조를 요청한 상태다.

황새는 복원사업이 이미 무르익고 있다.1996년 한국황새복원연구센터(소장 박시룡)가 러시아에서 한 쌍을 들여와 꾸준히 번식한 끝에 현재 33마리로 늘어났다. 충북 청원군 등지에 농약을 치지 않는 생태마을을 조성해 오는 2012년쯤 자연으로 되돌리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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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밖에 소똥구리와 상제나비는 국내 서식실태를 정밀조사해 증식 가능성 여부를 우선 파악키로 했다.

연구팀은 “소똥구리는 30여년, 상제나비는 6년여 개체군이 국내에 남아있는지 확인되지 않고 있다.”면서 “정밀조사 결과 원종 확보가 불가능하면 북한에서 도입해 DMZ에 풀어놓는 방안이 검토된다.”고 말했다.

이같은 멸종위기 야생 동식물의 종(種)복원 프로그램은 앞으로 10개년 계획으로 추진되는데, 이르면 2008년부터 본격적인 자연 방사가 이뤄질 전망이다.

김홍주 사무관은 “올 상반기 중 복원대상 64개 종에 대한 기술적 복원 가능성 여부 등을 일일이 검토한 뒤 7∼8월쯤 복원 마스터플랜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 멸종위기종 복원사업에는 시설 건립과 외국으로부터의 종 도입비, 증식·사육에 대한 기술개발비 등을 합쳐 10년 동안 총 650억원이 들 것으로 추정됐다.

박은호기자 unopar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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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1-23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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