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 이슈] 김민수교수 vs 서울대 공방 2라운드

[클릭 이슈] 김민수교수 vs 서울대 공방 2라운드

입력 2005-02-11 00:00
수정 2005-02-11 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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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대학본부 앞에는 지금도 김민수 전 미대 교수의 항의 농성용 천막이 바람에 흔들리고 있다. 잘 알려진 대로, 지난달 28일 김 전 교수의 재임용 탈락을 취소하라는 신청에 법원은 원고의 손을 들어주었다.

하지만 이후에도 천막은 거둬지지 않았고, 지난 3일에는 오히려 천막에서 겨울을 나겠다는 듯 비닐이 하나 덧씌워졌다. 이틀 전 정운찬 총장이 “3월1일까지 김 전 교수를 재임용하고 7년 동안 받지 못한 봉급도 보상하겠다.”고 말했지만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학교 측 언론에만 입장발표”

김 전 교수가 가장 못마땅해하는 것은 학교측의 ‘무반응’이다. 김 전 교수는 6일 “학교측은 나에게는 어떤 제안도 내놓지 않았으면서도 언론에만 전향적으로 결정하겠다는 뜻을 흘렸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학교는 3월1일 나를 강단에 세우겠다고 하지만 법원 송달에 10일, 행정처분에 14일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다.”면서 “수강신청기간이 지난 뒤 강의실을 내준다면 학생 없이 수업을 하라는 말이냐.”고 항변했다.

이에 대해 학교측은 “세부적인 결정이 내려지지 않은 상태에서 타협안을 제시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면서 “우리도 최대한 신속하게 결론지을 수 있도록 학칙과 법률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서울대는 판결 이후 학장회의 등을 잇따라 갖고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29일에는 총장 주재로 무려 6시간에 걸쳐 회의를 열어 김 전 교수의 재임용을 ‘전향적으로’ 추진하겠다는 공식 발표를 하기도 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안은 여전히 논의 중”이라는 말로 설명을 대신했다.

●“7년 무시하고 조교수 자리 주겠다니…”

판결 이후 학교측과 김 전 교수는 법원의 결과를 놓고 논쟁을 펼쳤다. 김 전 교수는 “법원의 판결에 따라 당시 심사는 명백하게 잘못됐던 것으로 드러난 만큼 ‘재임용’이라는 단어 대신 ‘원직 복직’이라는 용어를 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전 교수의 법률자문을 맡고 있는 고유창 변호사는 “김 전 교수의 동료들은 이미 부교수를 거쳐 정교수의 자리에 올랐다.”면서 “학교측은 형식적으로 재임용 심사를 거쳐 조교수 자리를 주겠다는 부당한 주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 변호사는 “이미 6개월 전부터 교수지위확인소송과 피해배상소송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논쟁이 길어지자 교수협의회(회장 장호완)도 나섰다. 교수협의회는 지난 3일 “대학당국은 김 전 교수의 교단 복귀와 희생보상을 위해 법과 학칙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협의회는 양측이 ‘재임용’과 ‘복직’이라는 지엽적인 문제에 매달리지 말라는 당부도 했다. 교수협의회는 “정 총장이 김 전 교수가 정상적으로 교수직을 수행했다면 기대할 수 있는 정상적 지위에 대한 개연성을 고려해 달라는 제안에 긍정적인 답변을 했다.”고 전했다.

김 전 교수측은 그러나 “복직에 관련된 사항은 지엽적인 문제가 아니고, 또 대학은 사법부를 무시하는 행정처분을 내리고 있다.”고 여전히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김 전 교수는 “학교측에서 형식논리에 따라 재임용 심사를 받으라고 한 뒤 곧바로 미대에서 승진심사를 받으라고 하면 다시 탈락하는 것 아니냐.”고 항변했다.

미대 교수들과 김 전 교수는 이미 감정의 골이 깊게 패어 있다. 권영걸 미대 학장은 최근 ‘김민수 교수 공동대책위원회’가 1998년 심사 당시 김 전 교수에 낮은 점수를 주어 탈락시킨 당사자로 자신을 지목한 데 유감을 갖고 있다. 지난해 12월 김 전 교수측은 “권 학장이 사실상 서울대 교수로 내정된 내부인사이면서 외부인사 자격으로 심사에 참여했다.”고 의혹을 제기했으나 권 학장은 “심사에 참여한 적이 없다.”고 맞받아쳤다.

●학생들 의견도 엇갈려

학생들도 생각이 서로 달랐다. 인문대 한성신(21)씨는 “대학측이 무관심하다가 법원판결이 있고 나서야 결정을 존중하는 양 언론에 생색을 내려고 하는 것 같다.”면서 “교수지위 확보와 명예회복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달 28일 고법 파기환송심 판결이 나기 전에는 이 문제에 관심을 보였던 학생들도 판결이 나자 모든 문제가 해결됐다고 생각하는 것이 아쉽다.”고 덧붙였다.

반면 사회대 김종권(21)씨는 “김 전 교수의 싸움이 정의를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개인적인 원한을 풀기 위한 것 같다.”면서 “김 전 교수도 승소 판결이 났으니 다른 학교로 가는 방안도 생각해 볼 수 있지 않겠느냐.”고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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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2005-02-11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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