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주의·남북 화합 정신 남기고 떠난 ‘큰어른’

인도주의·남북 화합 정신 남기고 떠난 ‘큰어른’

강병철 기자
입력 2017-02-05 22:22
수정 2017-02-05 2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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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영훈 전 한적 총재 별세

서영훈 전 대한적십자사(한적) 총재가 지난 4일 오전 9시쯤 입원 중이던 서울적십자병원에서 숙환으로 별세했다. 94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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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영훈 전 대한적십자사(한적) 총재
서영훈 전 대한적십자사(한적) 총재
1923년 평남 덕천에서 태어난 고인은 남북적십자회담 대표와 흥사단 이사장, 민주평통 정책심의분과위원장, KBS 사장, 정의사회구현협의회 상임공동대표, 시민의신문 대표이사, 김대중 대통령 통일 고문, 새천년민주당 대표 최고위원과 16대 국회의원 등을 역임했다.

고인은 1953년 한적과 처음 인연을 맺었다. 청소년국장으로 부임한 그는 청소년 적십자를 설립해 중고생들에게 해외 연수 기회를 제공하는 등 인재 양성에 힘썼다. 1972년에는 한적 사무총장에 올라 10년간 한적의 살림을 돌봤다. 이후 언론과 정계 등 다양한 곳에서 활약한 뒤 2001년 제22대 한적 총재 자리에 올랐다. 한적은 “고인은 5·18민주화운동 당시에는 직접 앰뷸런스에 탑승해 광주 시민들을 구호하는 생명 구호 활동에도 앞장섰다”면서 “인도주의 발전에 큰 업적을 남겼다”고 평가했다.

고인은 남북 교류·화합 등에도 힘을 쏟았다. 1972년 8월 평양에서 열린 제1차 남북적십자회담을 비롯해 수차례 회담에 남측 대표로 참석해 남북 화해와 협력에 애썼다. 당시 외부 강연에서 “북한을 통해 배울 건 배워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1996년에는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상임대표를 맡아 대북 지원 활동을 벌였다. 국내에 매혈 대신 헌혈이 자리잡게 한 공로도 인정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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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5일 서울 강남구 일원동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서영훈 전 대한적십자사 총재의 빈소를 찾아 영정 앞에서 향을 피우고 있다. 연합뉴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5일 서울 강남구 일원동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서영훈 전 대한적십자사 총재의 빈소를 찾아 영정 앞에서 향을 피우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오후 2시쯤 빈소를 찾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1962년 제가 적십자 대표로 존 F 케네디 미국 대통령을 만나러 미국에 갔을 때 서 전 총재가 청소년부장이셨다. 친아버지처럼 지도해 주셨다”며 “적십자 덕택에 유엔 사무총장까지 할 수 있었다”고 말한 뒤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훔쳤다.

부인 어귀선씨와의 사이에 아들 홍석·유석·경석씨, 딸 희경씨 등 3남 1녀를 두고 있다. 발인은 7일 오전 9시, 빈소는 서울 강남구 일원동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3호실. (02)3410-6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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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2017-02-06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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