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옷도 없이 맨몸 탈출”…구룡마을 덮친 화마에 주민들 망연자실

“겨울옷도 없이 맨몸 탈출”…구룡마을 덮친 화마에 주민들 망연자실

유승혁 기자
유승혁 기자
입력 2026-10-27 19:48
수정 2026-10-27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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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연기 도심 뒤덮어…소방 대응 2단계 격상
주민 39명 대피…중상·사망 등 큰 인명피해 없어
54세대 남은 구룡마을…올해 두 번째 대형 화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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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서울 강남구 구룡마을에 화재가 발생해 불길이 치솟고 있다. 이지훈 기자
27일 서울 강남구 구룡마을에 화재가 발생해 불길이 치솟고 있다. 이지훈 기자


“귀중품만 챙겨 급하게 뛰쳐나왔어요. 집은 다 타버렸고, 당장 입을 겨울옷도 없어요.”

27일 서울 강남구 구룡마을에서 만난 정모(70)씨는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이렇게 말했다. 구룡마을에서 40년 가까이 살았다는 정씨는 이날 오전 청소 일을 마치고 돌아와 집에서 쉬던 중이었다. 밖이 시끄러워 나와 보니 집 바로 옆에서 불길이 치솟고 검은 연기가 솟구쳤다고 했다. 급히 귀중품만 챙겨 집을 빠져나왔지만, 보금자리는 화마에 휩쓸렸다.

서울 강남의 ‘마지막 판자촌’으로 불리는 개포동 구룡마을에서 불이 나 주민 39명이 대피했다. 거센 바람을 타고 검은 연기가 도심으로 퍼졌고, 인근 도로까지 통제되면서 현장 일대는 혼란에 휩싸였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50분쯤 구룡마을 2지구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소방은 오후 3시 59분 대응 1단계를 발령한 데 이어 불길이 번지자 오후 4시 29분 대응 2단계로 격상했다.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에 따르면 재개발 사업이 진행되면서 한때 1107세대에 달했던 구룡마을 거주 규모는 현재 54세대(54명)로 줄었다. 이날 화재 현장에 있던 주민 39명은 스스로 대피했으며, 중상이나 사망 등 큰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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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서울 강남구 구룡마을에 화재가 발생해 소방 헬기가 진압을 시도하고 있다. 이지훈 기자
27일 서울 강남구 구룡마을에 화재가 발생해 소방 헬기가 진압을 시도하고 있다. 이지훈 기자


화재 현장에서는 주민들이 황급히 짐을 챙겨 대피했다. 캐리어를 끌고 나오거나 비닐봉지에 옷가지를 쓸어 담아 빠져나오는 주민들도 보였다. 좁은 골목으로 진입하려는 소방차와 살림살이를 챙겨 집을 빠져나오는 주민들이 뒤엉키며 긴박한 상황이 이어졌다.

집을 잃은 주민들은 경찰 통제선 앞에서 눈물을 쏟았다. 주민 조모(88)씨는 “황망할 뿐이다. 말도 안 된다. 집이 다 타버려 들어가지도 못하는데,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도저히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주민 최모(51)씨는 “오늘 아침 SH에 이주 신청을 했는데 갑자기 불이 났다”며 “급하게 옷가지들만 챙겨 불을 피해 뛰쳐나왔다”고 말했다.

소방당국은 불을 완전히 끄는 대로 정확한 화재 원인과 재산 피해 규모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강남구청은 거주지를 잃은 주민들을 위한 임시 숙소를 마련할 계획이다.

구룡마을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한 것은 올해 들어 두 번째다. 지난 1월에도 구룡마을 4지구에서 시작된 불이 인근 6지구까지 번져 소방 대응 2단계가 발령됐다. 당시 불을 완전히 끄는 데 약 8시간 30분이 걸렸으며,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주민 250여명이 대피했다.
세줄 요약
  • 구룡마을 2지구 화재 발생, 주민 39명 대피
  • 바람 타고 연기 확산, 도로 통제와 혼란 가중
  • 집 잃은 주민들, 임시 숙소와 지원 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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