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새벽까지 붐비던 파주 카페…냉동창고엔 여성 시신이 있었다

[르포] 새벽까지 붐비던 파주 카페…냉동창고엔 여성 시신이 있었다

임승범 기자
입력 2026-09-07 21:52
수정 2026-09-07 2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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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마시러 왔다가 사건 소식에 황급히 발길 돌려
‘하루 임시휴무’서 ‘당분간 휴업’으로 바뀐 공지
주민들 “새벽까지 사람 오가던 곳…상상 못해”



7일 오후 경기 파주시 문산읍의 한 대형 카페. 서울신문 취재진이 찾은 현장에는 잇따라 카페 입구로 들어섰지만 이내 방향을 돌려 빠져나가는 차량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카페가 문을 닫은 사실을 미처 모르고 찾아온 방문객들이었다. 차에서 내려 굳게 닫힌 출입문을 살피던 이들은 이곳에서 사람이 숨진 채 발견됐다는 소식을 듣고 놀란 표정으로 황급히 자리를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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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경기 파주시 문산읍의 한 카페 출입구가 굳게 닫혀 있다. 이 카페 냉동창고에서는 지난 4일 실종 신고된 60대 여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
7일 경기 파주시 문산읍의 한 카페 출입구가 굳게 닫혀 있다. 이 카페 냉동창고에서는 지난 4일 실종 신고된 60대 여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


카페 입구에는 ‘개인 사정으로 인해 당분간 매장을 쉽니다’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평소라면 늦은 시간까지 손님과 차량으로 붐볐다는 카페는 인기척 없이 적막했다. 건물 옆에는 실종 신고된 60대 여성의 시신이 발견된 컨테이너 형태의 냉동창고가 자리 잡고 있었다.

카페의 휴업 공지는 사건 발생을 전후로 달라졌다. 카페 측은 당초 지난 3일 단 하루만 임시 휴무하고 4일부터 정상 운영한다고 알렸다. 그러나 5일에는 ‘개인 사정으로 당분간 매장을 쉰다’는 내용의 공지를 다시 내걸었다.


경찰에 따르면 카페 냉동창고에서 60대 여성 A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A씨의 딸은 지난 4일 오전 0시쯤 경찰에 실종 신고를 했다. 경찰은 A씨의 휴대전화 위치와 동선 등을 추적한 끝에 신고 같은 날 오후 2시 30분쯤 시신을 발견했다.

경찰은 카페 운영자인 30대 남성 B씨를 피유인자살해 혐의로 붙잡아 구속 수사하고 있다. B씨는 상품권을 매매해 현금화하는 이른바 ‘상품권깡’ 업자로도 활동한 것으로 파악됐다.

두 사람은 지난 3일 상품권 거래를 위해 처음 만난 사이로 알려졌다. 경찰은 B씨가 A씨를 상대로 상품권 사기를 시도하다 범행이 드러날 상황에 놓이자 살해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정확한 범행 동기를 조사하고 있다.

A씨의 시신이 발견된 냉동 컨테이너 안에서는 수백억원대 규모로 추정되는 위조 백화점 상품권도 발견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위조 상품권의 출처와 제작·유통 과정, 이번 범행과의 연관성을 들여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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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카페 앞에는 내부 사정으로 인해 휴무한다는 안내 문구가 붙어 있다.
7일 카페 앞에는 내부 사정으로 인해 휴무한다는 안내 문구가 붙어 있다.


주민들은 평소 늦은 시간까지 차량이 오가던 카페가 갑자기 문을 닫자 의아하게 생각했다고 입을 모았다.

인근 주민인 조영기씨는 “3~4일 전쯤 갑자기 문이 닫혀 있어 ‘왜 문을 닫았지’라고 생각했다”며 “직원에게 전화해 물었지만 무슨 사정이 있어 쉬는 것이고 곧 다시 문을 열 것이라는 답만 들었다”고 말했다.

조씨가 기억하는 카페는 새벽까지 차량이 끊이지 않던 곳이었다. 그는 “평소에는 새벽 2~3시까지 차량이 계속 들어왔다”며 “자동차 동호회 활동 때문인지 외제차가 한꺼번에 10~20대씩 들어오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카페 운영은 주로 B씨의 아내가 맡았던 것으로 기억했다. 조씨는 “남자 사장은 카페에 거의 없었고 평소에는 아내가 주로 운영했던 것으로 안다”며 “직접 많은 대화를 나누지는 않았지만 (B씨에게) 특별히 나쁜 인상을 받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계속 장사하던 곳의 냉동창고에서 사람이 발견됐다는 사실이 이해되지 않는다”며 “동네에서 이런 사건이 벌어질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했다.

해당 카페는 과거 창고나 공장으로 사용되던 건물을 개조해 약 5년 전 문을 연 것으로 주민들은 기억했다. 카페가 들어선 뒤 외지 방문객과 차량이 크게 늘었고, 주말이나 늦은 밤에는 자동차와 오토바이 동호인들이 이따금 모이기도 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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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경기 파주시 문산읍의 한 카페 건물 옆 냉동창고로 추정되는 컨테이너 주변에 경찰 통제선이 설치돼 있다.
7일 경기 파주시 문산읍의 한 카페 건물 옆 냉동창고로 추정되는 컨테이너 주변에 경찰 통제선이 설치돼 있다.


주민들은 카페 운영자 부부가 지역에 거주하지 않아 동네 주민들과 교류가 많지 않았다고 전했다. 한 주민은 “서울에서 온 사람들이 카페를 운영한다는 정도로만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은 “카페에 몇 차례 가봤지만 주인보다는 직원들을 주로 봤다”고 말했다.

카페가 생긴 뒤 동네 분위기는 이전과 달라졌다고 했다. 이 지역에서 60년 넘게 살았다는 주민은 “이곳은 밤 8~9시만 돼도 어둡고 걸어 다니는 사람이 많지 않은 곳”이라면서도 “카페가 들어온 뒤 차량과 사람이 많이 오가면서 동네에 활기가 생겼다”고 회상했다.

이어 “외진 곳에 큰 카페가 생겨 처음에는 주민들도 좋아했다”며 “평소 다니던 곳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다니 무섭고 놀랍다. 전혀 상상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A씨의 정확한 사망 원인과 구체적인 범행 수법을 확인하기 위해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B씨가 A씨를 살해한 뒤 냉동창고에 둔 것인지, 살아 있는 상태로 가둬 사망에 이르게 했는지는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세줄 요약
  • 파주 대형 카페 냉동창고서 여성 시신 발견
  • 운영자 B씨 구속, 상품권 거래·사기 수사
  • 위조 백화점 상품권 다량 발견, 연관성 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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