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아쿠아리움 아기 백사자 폐사
선천성 관절 희귀질환 악화
환경단체 “희귀동물 전시 위한 번식”
대전 중구 대전아쿠아리움에서 지난해 8월 태어난 아기 백사자 ‘보문이’. 사육사들이 인공 포육을 하며 키웠지만 선천적 희귀 질환이 악화돼 지난 2일 폐사했다. 자료 : 대전아쿠아리움 인스타그램
대전의 한 동물원 겸 수족관에서 사랑받았던 아기 백사자가 폐사한 사실이 뒤늦게 전해진 가운데, 폐사의 원인이 된 선천성 희귀 질환이 “동물을 전시용으로 소비하기 위한 근친 교배의 비극”이라는 환경단체의 지적이 나왔다.
대전환경운동연합은 24일 논평을 내고 “늑구 탈출 다음은 백사자 ‘보문이’의 죽음”이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단체는 “백사자는 희귀성 유지를 위해 반복적인 근친교배가 이어져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며 “이러한 번식 구조는 선천성 질환, 골격 이상 등 여러 건강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보문이의 폐사는 안타까운 사고로만 볼 수 없다”며 “이 번식은 누구를 위한 번식인가. 종 보전의 상징이라기보다 전시를 위한 희귀성 소비에 더 가깝다”고 비판했다.
대전시와 금강유역환경청에 따르면 대전 중구에 위치한 대전아쿠아리움에서 지난해 8월 태어난 아기 백사자 보문이는 생후 7개월여 만인 지난 2일 폐사했다.
대전 중구 대전아쿠아리움에서 지난해 8월 태어난 아기 백사자 ‘보문이’. 사육사들이 인공 포육을 하며 키웠지만 선천적 희귀 질환이 악화돼 지난 2일 폐사했다. 자료 : 대전아쿠아리움 인스타그램
인공 포육으로 돌봐…생후 7개월만 폐사
“동물원, 관람을 위해 희귀동물 소비” 비판보문이는 동물원에서 사육하는 백사자 부부인 ‘레오’와 ‘레미’ 사이에서 지난해 8월 28일 태어난 암사자다. 백사자는 남아프리카 팀바바티 지역에서 처음 목격된 유전적 희귀종이다.
보문이는 선천적으로 관절 희소질환인 다발성 연골 형성 이상을 가지고 있었으며, 어미인 레미가 잘 돌보지 않아 사육사들이 인공 포육을 하며 돌봤다.
사육사가 젖병을 물려주면 보문이가 두 앞발로 사육사의 손을 꼭 잡은 채 젖병을 빠는 모습, 보문이가 바닥에 누워 사육사의 손길에 온전히 몸을 맡기는 모습 등이 소셜미디어(SNS)에 공개돼 화제를 모았다.
그러나 보문이는 성장하는 과정에서 체중이 증가하며 약한 관절이 이를 받쳐주지 못했고, 상태가 악화해 폐사에 이르렀다고 아쿠아리움 측은 설명했다.
앞서 대전 오월드의 사파리에서 사육되던 늑대 ‘늑구’가 사파리를 빠져나갔다가 9일만에 돌아온 것을 계기로 동물보호단체와 환경단체들은 동물원의 ‘동물 전시’ 행태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단체는 “동물원은 교육과 보전을 내세우지만 현실에서는 정형행동, 반복되는 탈출, 지속적인 폐사가 이어지고 있다”며 “이는 개별 시설의 문제가 아니라 동물원 시스템 전반의 한계”라고 지적했다.
이어 “늑구의 탈출을 통해 ‘가두는 것’의 한계를 보여주고 있으며, 보문이의 죽음은 ‘만들어내는 것’의 폭력을 보여주는 사태”라며 “관람을 위해 존재를 소비하는 방식을 바꿔야 한다. 구조와 회복, 종 보전과 생태 복원을 위한 공간으로 방향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전 중구 대전아쿠아리움에서 지난해 8월 태어난 아기 백사자 ‘보문이’. 사육사들이 인공 포육을 하며 키웠지만 선천적 희귀 질환이 악화돼 지난 2일 폐사했다. 자료 : 대전아쿠아리움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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