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톈안먼 사태 34주년… 中, 반체제 인사들 통제 강화

톈안먼 사태 34주년… 中, 반체제 인사들 통제 강화

류지영 기자
류지영 기자
입력 2023-06-04 23:52
업데이트 2023-06-04 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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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향·연금에 외부 접촉 금지 경고
‘주역’ 왕단은 성추행 논란 휩싸여
대만 여성 “2014년 美체류때 당해”
왕단 “거짓말”… 민진당 “진상 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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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친중 단체들이 점령한 홍콩 빅토리아파크
올해는 친중 단체들이 점령한 홍콩 빅토리아파크 중국 민주화 운동인 톈안먼 사태 34주년을 맞은 4일 홍콩 빅토리아파크에 쇼핑 행사 부스들이 가득 들어서 있다. 매년 6월 4일 홍콩 시민 수만명이 운집해 톈안먼 민주화 시위를 기념하는 촛불집회를 열던 곳을 친중 단체들이 점령했다. 지난해는 홍콩 경찰이 공원을 원천봉쇄하고 시민들의 접근을 차단했으며, 올해도 경찰관 5000여명이 도심에 배치됐다.
홍콩 AP 연합뉴스
중국 당국이 톈안먼 사태 34주년을 맞아 반체제 인사들을 대거 ‘강제 여행’ 보내는 등 통제를 부쩍 강화했다. 대만에서 활동하는 민주화 운동가 왕단은 성추행 논란에 휩싸였다.

4일 대만 중앙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의 유명 여성 언론인 가오위는 지난 1일 보안요원들에게 끌려 허난성 뤄양으로 ‘귀향’을 떠났다. 그의 트위터 계정도 지난달 31일 이후 업데이트되지 않고 있다. 가오위는 ‘경제학 주보’ 부편집인 시절인 1989년 4월 대학생들의 민주화 시위를 보도하다가 톈안먼 진압 직전인 6월 3일 체포돼 15개월간 복역했다. 이후에도 국가기밀 누설죄 등으로 수차례 옥살이를 했다.

대표적 반체제 인사 후자도 지난달 말 허베이성 장자커우의 한 리조트로 끌려가 연금됐다. 그는 2004년 4월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서 열린 후야오방 전 공산당 총서기 15주기 추모행사에 참석했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후야오방은 1986년 12월 민주화 시위에 나선 대학생들을 대화로 설득하려다가 이듬해 1월 실각해 톈안먼 시위에 영향을 줬다. 이 밖에도 중국 각지의 인권 운동가들이 톈안먼 사태 34주년을 앞두고 “외부인들을 접촉하거나 연락하지 말라”는 경고를 받았다고 중앙통신은 전했다.

1989년 4월부터 톈안먼 광장에서 부정부패 척결과 민주개혁을 요구하는 시위가 커지자 그해 6월 4일 중국 인민해방군이 유혈 진압했다. 중국 공산당은 2021년 11월 채택한 제3차 역사 결의에서 톈안먼 시위를 ‘엄중한 정치 풍파’로 규정했다. 수많은 사상자가 생겨났음에도 당의 과오가 아니라는 판단이다.

이런 상황에서 대만 여당인 민주진보당(민진당) 활동가 리위안쥔은 지난 2일 페이스북에 “2014년 미국에 머물 당시 왕단에게 성추행당했다”고 썼다. 톈안먼 사태 당시 베이징대 역사학과 학생이던 왕단은 시위를 주도하다 반혁명선동죄와 정부전복음모죄 등으로 7년간 수감 생활을 한 뒤 미국으로 떠났다. 현재는 대만을 오가며 활동 중이다.

왕단은 즉각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글을 올렸다. 그러나 왕단을 적극 지원한 민진당의 라이칭더 당주석은 당의 대응 부실을 공개 사과하고 “절대 그냥 넘어가지 않을 것”이라며 진상 조사를 약속했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2023-06-05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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