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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교 위기 中동포학교 살린 태권도

폐교 위기 中동포학교 살린 태권도

한상봉 기자
한상봉 기자
입력 2023-06-04 14:49
업데이트 2023-06-04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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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태권도협회 전폭 지원으로 기사회생
백산시조선족학교 5년간 학생 수 2배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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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지린(吉林)성 백산시조선족학교 태권도 시범단이  2일(현지시간) 학교 내 태권도장에서 열린 ‘제3회 승품 승단 심사대회’에서 공중 날아차기 시범을 선보이고 있다. 경기도태권도협회 제공
중국 지린(吉林)성 백산시조선족학교 태권도 시범단이 2일(현지시간) 학교 내 태권도장에서 열린 ‘제3회 승품 승단 심사대회’에서 공중 날아차기 시범을 선보이고 있다.
경기도태권도협회 제공
경기도태권도협회(회장 김경덕·공인9단협의회 회장)가 중국 내 동포학교 학생들에게 무상 지도 중인 전통 태권도가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다. 인구 및 학생 수 감소로 폐교 위기로 몰렸던 학교는 전통 태권도를 배우기 위해 몰려드는 학생들로 인해 최근 5년간 학생 수가 2배 이상 늘었고, 경제적으로 어려운 처지에 있는 학생들은 ‘태권도를 배우면 자립할 수 있다’는 꿈에 부풀어 있다.

협회는 지난 2일부터 3일까지 이틀간 중국 지린(吉林)성 백산시조선족학교 태권도장에서 유치원(6세 반)·초등부·중등부 300여명을 대상으로 ‘제3회 태권도 승급 승품 심사대회’를 열었다고 4일 밝혔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지난 제1~2회 심사대회는 제대로 열리지 못해 이날이 사실상 첫 공식행사였다. 경기도협회가 2019년 태권도 사범 파견을 결정하는 등 교육지원사업을 벌인 지 꼬박 5년 만이다. 이날 심사위원들 앞에 선 학생들은 발차기, 격파, 겨루기 등 그동안 김희삼(65·공인 9단) 사범으로부터 갈고닦은 실력을실력을 마음껏 뽐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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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산시조선족학교 중등부 학생들이 3일(현지시간) 열린 승품 승단 심사에서 옆차기 동작을 취하고 있다. 경기도태권도협회 제공
백산시조선족학교 중등부 학생들이 3일(현지시간) 열린 승품 승단 심사에서 옆차기 동작을 취하고 있다.
경기도태권도협회 제공
이틀에 걸친 이번 승품 승단 심사행사에서 이 학교에서 처음으로 1품(16세 이후 단) 승급자 69명이 배출됐다.

이 학교가 전교생 태권도 교육사업을 시작한 건 2019년 조선족 3세인 김광석(57) 교장이 태권도가 중시하는 예절·인내·극기 등의 정신에 매료돼 고심하던 중 경기도태권도협회가 흔쾌히 지원에 나서면서 성사됐다. 김 교장은 “‘례의 정신’인 태권도는 사람 됨됨이를 배우도록 교육하는 중요한 보충수단인 동시에 염치·인내·자아극복·백절불굴의 정신을 교육하고 있어서 우리 실정에 더 없는 교육과정으로 편성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경기도태권도협회는 지난 5년 전 이 학교에 처음 태권도장이 만들어지자, 매트와 장구 등 도장 운영에 필요한 모든 비품과 전교생들에게 태권도복 등을 무상 지원하고 있다. 특히 국기원 공인9단의 사범을 파견하면서 타 지역에서까지 전통 태권도를 배우려는 학생들이 몰려들고 있다.

김 교장은 “이번 행사의 주제는 ‘의지를 연마하고 자아를 향상시킨다’로 우리 학교가 지금까지 견지해온 가치관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기도태권도협회의 전폭적인 지지와 지원을 받아 우리 학교가 전통 태권도 정신을 청소년 교육에 성공적으로 접목하는 중요한 첫걸음을 뗐다”며 “태권도 교육은 우리 학생들의 학습 성과에 대한 검증이자 팀워크 정신에 대한 검증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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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덕 경기도태권도협회 회장이 3일(현지시간) 백산시조선족학교 본관 앞에서 이 학교에 전통 태권도를 지원하게 된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경기도태권도협회 제공
김경덕 경기도태권도협회 회장이 3일(현지시간) 백산시조선족학교 본관 앞에서 이 학교에 전통 태권도를 지원하게 된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경기도태권도협회 제공
김 회장은 “코로나19 대유행을 뚫고 백두산을 품은 이역만리에서 동포 학교 학생을 상대로 전통 태권도를 지도하고 승급 승품 심사를 하게 돼 감개무량하다”며 “앞으로도 국내뿐 아니라 해외 청소년들이 부모님께 효도하고 나라에 충성하며 겸손한 마음으로 다른 사람을 존중하는 성숙한 태권도인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김 사범은 ”2019년 1월 백산학교 사범으로 파견이 결정됐으나 코로나19 대유행으로 비자발급이 늦어지는 등 우여곡절 끝에 지난해 1월에야 뒤늦게 학교에 도착했으나 비대면 수업 탓에 사실상 정상적 지도가 불가능한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김 사범은 “김 회장 등 협회 차원의 헌신적 지원과 학교 관계자들의 간절함을 차마 외면할 수 없었다”면서 “이제 시작에 불과하지만 1년 후에는 더욱 향상된 학생들의 기량을 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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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지린(吉林)성 백산시조선족학교 중등부 학생들이 3일(현지시간) 교내 태권도장에서 경기도태권도협회 주관으로 열린 승품 승단 심사에서 옆차기를 하고 있다. 경기도태권도협회 제공
중국 지린(吉林)성 백산시조선족학교 중등부 학생들이 3일(현지시간) 교내 태권도장에서 경기도태권도협회 주관으로 열린 승품 승단 심사에서 옆차기를 하고 있다.
경기도태권도협회 제공
이 학교는 9년제 의무교육 과정을 이끌고 있는 바이산(白山)시 내 조선족 특성화 학교로 한 때 고등부 과정까지 있었으나 현재 중등부 과정만 운영하고 있다. 2005년쯤 학생 수가 100여명대까지 추락하는 등 폐교 위기까지 내몰렸으나, 2008년 고양교육지원청과 업무협약을 맺고 한국 교사들을 상대로 어학연수를 하면서 학생 수가 다시 증가하는 등 기사회생했다. 이어 소수민족 특성화교육 차원에서 태권도를 도입하면서 학생 수가 현재 420여명으로 급증했다. 같은 기간 인접한 일반 초등학교는 학생 수 감소로 사라졌다.
한상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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