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체별 입장차…6월 파업 후 5개월 만
화물연대 “운임 보전, 최소한의 장치”
화주협회 “과태료 부당…시장논리 파괴”
정부 “교통사고 늘어…안전효과 작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 총파업을 하루 앞둔 23일 부산 남구 신선대부두 야적장에서 컨테이너 운반 트레일러 차량들이 이동하고 있다. 화물연대는 안전운임제 일몰제 폐지와 대상 품목 확대 등을 요구하며 24일 0시부터 총파업에 돌입한다. 2022.11.23. 부산 뉴시스
화물연대는 23일 “일몰제 폐지와 차종·품목 확대 등의 내용이 담긴 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할 때까지 파업을 이어갈 것”이라며 24일 전국 16개 지역본부에서 총파업 출정식을 연다고 밝혔다. 지난 6월에 이어 같은 요구 사안으로 파업에 나선 만큼 이번에는 더 큰 물류대란이 예상된다.
안전운임제는 화물차 기사에게 최소한의 운송료를 보장하고, 이를 주지 않는 화주에게 과태료를 부과하는 제도다. 화물차 기사들이 최저 생계비에도 못 미치는 운임을 받으며 과로·과속·과적으로 내몰리는 걸 막자는 취지로 2020년 도입됐다. 하지만 3년 시행 이후 폐지하는 일몰제인 데다 적용 대상이 전체 사업용 화물차의 6.2% 수준인 수출입 컨테이너와 시멘트 등 2개에 불과했다. 화물연대는 “현재와 같은 안전운임제는 한계가 있어서 제도를 지속하면서 적용 대상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어명소(오른쪽) 국토교통부 2차관이 2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화물연대 집단 운송거부사태 점검 긴급 당정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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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교통부 비상수송차량 준비하는 군 관계자들
화물연대 총파업을 하루 앞둔 23일 오후 경기도 의왕시 내륙컨테이너기지(ICD)에서 군 관계자들이 국토교통부 비상수송차량에 현수막을 부착하고 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는 안전운임제 일몰제 폐지와 적용 차종?품목 확대 등을 요구하며 24일부터 총파업에 들어간다. 2022.11.23 연합뉴스
국토부에 따르면 안전운임제 대상 차량의 78%를 차지하는 견인형 화물차의 경우 제도 시행 이전인 2019년(690건)보다 지난해(745건) 교통사고가 더 늘었다. 이런 상황에서 적용 대상까지 확대하면 물류비가 오르고, 이는 결국 소비자 부담으로 이어진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안전운임제에 따라 최소 운송료를 주지않으면 과태료를 내야 하는 화주들도 불만이 크다. 운송 계약은 화주와 운송사가 맺고, 운송사는 다시 화물차 기사들과 계약을 맺는 방식인데 화주만 처벌받는 게 부당하다는 것이다. 이준봉 화주협의회 사무국장은 “제도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정작 안전 효과는 입증되지도 않았는데 모든 책임이 화주들에게 돌아가는 건 불합리하다”며 “안전운임제는 폐지하되 휴게 시간 합의나 일일 운행시간 조정 등으로 합의하는 방안이 더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화물연대 총파업을 하루 앞둔 23일 오후 경기도 의왕시 내륙컨테이너기지(ICD)에 총파업과 관련된 현수막을 부착한 차량들이 주차돼 있다. 2022.11.23. 의왕 뉴시스
정부는 이날도 엄정 대응 방침을 거듭 강조했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이날 열린 시도청장 화상회의에서 “경제 회복을 위해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하는 중차대한 시기에 화물연대는 국가 경제에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입힐 수 있는 집단 운송 거부를 강행하려 하고 있다”며 “법과 원칙에 따라 어떠한 관용 없이 엄정하게 대처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지난 6월 화물연대 파업 당시 불법행위를 한 조합원 2명을 구속하고 78명을 검거한 바 있다.
서울 김정화 기자·세종 류찬희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