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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제한명령’ 어겨 구제역 옮긴 축산업자…대법 “손해배상 책임 없어”

‘이동제한명령’ 어겨 구제역 옮긴 축산업자…대법 “손해배상 책임 없어”

강윤혁 기자
강윤혁 기자
입력 2022-10-23 16:41
업데이트 2022-10-23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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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2015년 구제역 이동제한명령 발령
축산농가, 철원 농장에 돼지 260마리 판매
철원군, 살처분 보상금 등 구상금 청구소송
1·2심, 축산농가 1억 7311만원 배상 판결
대법, “이동제한명령 전염병 막기 위한 것
살처분 보상, 확산 원인 무관 지자체 의무
상당인과관계 손해 아냐 별도 근거 있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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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서 구제역 발생지 돼지 입식…예방 살처분
강릉서 구제역 발생지 돼지 입식…예방 살처분 구제역이 발생한 충북 단양군의 양돈농가와 역학 관계에 있는 강릉시의 농가에서 돼지를 살처분하는 긴급 방역 조처를 하고 있다. 단양군의 양돈농가는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구제역 확진 판정을 받았다. 강릉의 한 농장도 지난달 말부터 6일까지 단양의 양돈농가에서 70일 정도 된 자돈(새끼돼지) 300마리를 들여온 사실을 확인, 1천100여 마리를 대상으로 예방적 살처분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축산업자가 정부의 이동제한명령을 안지켜 구제역을 퍼뜨렸더라도 정부가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는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23일 강원 철원군이 세종시에서 돼지 농장을 운영하는 A씨와 B씨를 상대로 제기한 구상금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의정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밝혔다.

부자 사이인 A씨와 B씨는 농장 인근에서 구제역이 발생해 2015년 1월 8일 가축전염병예방법상 이동제한명령이 발령됐음에도 같은 해 2월 7일 철원군에 있는 C농장에 돼지 260마리를 판매했다. 이 탓에 구제역이 확산돼 C농장 측은 돼지 618마리, 개 7마리, 닭 80마리를 살처분했다.

철원군은 가축전염병예방법에 근거한 살처분 보상금과 생계안정자금, 살처분 비용을 C농장에 지급한 후 이동제한명령을 어기고 돼지를 반입시킨 A씨와 B씨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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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 살처분
돼지 살처분 18일 구제역이 발생한 충남 천안시 동남구의 한 양돈농가에서 방역 관계자들이 돼지 살처분 작업을 준비하고 있다.
천안시 제공
1심과 2심은 철원군의 손을 들어 A씨와 B씨가 1억 7311만여원을 철원군에게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그러나 대법원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가축전염병예방법에서 정한 이동제한명령은 가축전염병이 발생하거나 퍼지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일뿐 손해배상을 구하는 근거로 삼을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지자체가 가축 소유자에게 살처분 보상금 등을 지급하는 것은 가축전염병 확산의 원인이 무엇인지와 관계없이 가축전염병예방법에서 정한 지자체의 의무”라며 “가축전염병 확산의 원인이 이동제한명령 위반 때문이라고 하더라도 살처분 보상금 등 지급이 이동제한명령 위반과 상당인과관계가 있는 손해라거나 다른 법령상 근거 없이 살처분 보상금 등 상당을 손해배상으로 구할 수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시했다.

강윤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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