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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도 없어 맨손으로 땅 파”…겨울전쟁 준비 안된 러시아군

“삽도 없어 맨손으로 땅 파”…겨울전쟁 준비 안된 러시아군

신진호 기자
신진호 기자
입력 2022-10-23 12:00
업데이트 2022-10-23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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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점령지역 탈환 후 점검
러시아 점령지역 탈환 후 점검 우크라이나 병사들이 지난 12일(현지시간) 러시아로부터 탈환한 헤르손 지역의 한 야산에서 러시아 병사들이 파놓았던 구덩이를 점검하고 있다. 2022.10.22
AP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된 뒤 첫 겨울이 다가오는 가운데 러시아군이 물자 보급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영하의 날씨를 견디기 위해 토굴을 파고 있는데 삽조차 없어 맨손으로 땅을 팠다는 증언도 나오고 있다.

어린이용 장갑에 플라스틱 방탄조끼
최근 징집된 러시아 스타브로폴 출신 남성이 현지 행정부가 나눠준 ‘전투 키트’를 공개했다. 2022.10.21  텔레그래프 캡쳐
최근 징집된 러시아 스타브로폴 출신 남성이 현지 행정부가 나눠준 ‘전투 키트’를 공개했다. 2022.10.21
텔레그래프 캡쳐
22일(현지시간) 영국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달 내린 예비군 부부동원령으로 징집된 러시아군 신병들은 부실한 장비와 보급 실태에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소셜미디어 상에는 러시아 신병들이 제대로 된 장비 대신 서바이벌게임용 마스크와 어린이용 장갑 등을 받았고, 심지어 방탄판 대신 플리스틱판이 장착된 방탄조끼를 지급받았다는 게시물이 공유되고 있다.

한 영상에는 우크라이나 모처에 떨궈진 러시아군 신병들이 영하의 날씨를 버티기 위해 맨손으로 파낸 토굴에서 생활 중이라는 증언도 담겼다.

이 영상에 등장한 인물 중 한 명은 “삽조차 없다”면서 “그들(지휘부)은 매일 두 번 음식을 주러 오고, 우리는 불을 피우고 나무를 베고 땅을 판다”고 말했다.

러시아군의 심각한 부패로 보급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서 신병들이 군복을 구매하고 방한용 속옷을 사는데 수십만원씩 사비를 털고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서방세계는 우크라에 방한물품 지원
여유 있는 우크라이나 병사들
여유 있는 우크라이나 병사들 우크라이나 도네츠크 지역에서 장갑차를 타고 있는 우크라이나군 병사들.
AP 연합뉴스
반면 우크라이나군의 방한을 돕기 위한 서방사회의 원조가 잇따른다고 텔레그래프는 강조했다.

벤 월리스 영국 국방장관은 최근 하원에서 독일 소재 국제구호기구가 우크라이나에 발전기와 의료 장비 등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와 별개로 영국도 우크라이나에 동계 피복 2만 5000벌을 전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들도 앞다퉈 관련 지원에 나서고 있다.

캐나다 정부는 이달 우크라이나에 대한 4700만 캐나다달러(약 485억원) 규모의 군사원조를 발표하면서 이중 상당액이 방한복과 방한화 등 우크라이나 정부가 요청한 겨울용 피복류를 지원하는데 쓰일 것이라고 밝혔다.

에스토니아는 이미 우크라이나 2개 여단 병력 4000명에게 방한복을 제공한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2월 말 러시아의 침공으로 시작된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전으로 접어들면서 곧 기온이 급격히 낮아지는 겨울을 앞두고 있다. 겨울 동안 무기 관리와 식량 배급, 수면 등 모든 방면에서 어려움이 따르는 겨울에는 방한 피복류를 갖추는 것은 물론 따뜻하고 영양가 있는 다양한 종류의 음식이 충분히 보급되지 않으면 군의 사기는 물론 병사들의 생존도 위험에 빠질 수 있다.

강추위에 부품이 파손되거나 배터리가 방전되는 등 장비가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도 커지고, 열감지 장비에 포착되기 쉬워지면서 적에게 위치가 노출될 위험도 커진다.

텔레그래프는 러시아군의 장비 부족과 훈련 상황을 고려할 때 전장에서 올겨울을 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날씨가 풀릴 때까지는 적극적인 공세에 나서기 어려운 처지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신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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