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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전문가 “일본 경제의 추락은 못된 국민성 때문...남을 시기하며 발목 붙잡아” [김태균의 J로그]

日전문가 “일본 경제의 추락은 못된 국민성 때문...남을 시기하며 발목 붙잡아” [김태균의 J로그]

김태균 기자
입력 2022-03-01 14:24
업데이트 2022-04-27 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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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 비난, 비방...성악(性惡)일본 언제까지 계속되나”
‘잃어버린 30년’은 패전...”겸허한 배움의 자세 가져야“

부동산 거품이 꺼진 1991년부터 2010년까지 이어진 경제 침체로 일본은 ‘잃어버린 20년’을 겪었다. 지난 2006년 6월 일본 열도가 가라앉는 재난 영화 ‘일본 침몰’ 홍보 문구가 걸린 건물 앞을 걸어가는 남성의 모습에서도 불황을 엿볼 수 있다. AP=연합뉴스
부동산 거품이 꺼진 1991년부터 2010년까지 이어진 경제 침체로 일본은 ‘잃어버린 20년’을 겪었다. 지난 2006년 6월 일본 열도가 가라앉는 재난 영화 ‘일본 침몰’ 홍보 문구가 걸린 건물 앞을 걸어가는 남성의 모습에서도 불황을 엿볼 수 있다.
AP=연합뉴스
‘잃어버린 30년’은 1990년대 초 거품경제(버블경제) 붕괴 이후 ‘제로(0) 성장’을 지속하고 있는 일본경제 침체의 상징어다. 일본이 ‘잃어버린 10년’에서 부진의 고리를 끊어내지 못하고 ‘잃어버린 20년’을 지나 결국 ‘잃어버린 30년’까지 다다르게 된 근본 원인은 무엇일까.

다양한 분석이 이뤄지는 가운데 “일본인과 일본사회 특유의 심술궂고 관용 없는 분위기가 현재와 같은 결과를 초래했다”고 주장하는 책이 최근 일본에서 나와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이 책은 정치, 경제, 사회 시스템을 조명하는 일반적인 분석과 달리 ‘국민성’에서 원인을 찾고 있다.

화제의 책은 일본의 경제 평론가 가야 게이이치(53)가 지난 1월 출간한 ‘국민의 못된 심보가 일본경제 침체의 원흉’. 출판사는 ‘공격, 비난, 비방중상...‘성악(性惡)일본 언제까지 계속되나’라는 카피를 내세우고 있다.

책에서 저자는 “일본은 30년간 실질임금이 한푼도 안 올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소득이 정체되고, 선진국 중 유일하게 소비 주도 성장 달성에 실패했다”며 “이렇게 된 가장 큰 이유는 타인에 대한 비방중상과 공격으로 대표되는 일본 특유의 사회 풍조에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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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도시바 투자 의결
SK하이닉스, 도시바 투자 의결 도쿄의 도시바 본사 로고 아래에 한 남성이 지나는 모습.
사진=AFP 연합뉴스
그는 “경제 침체의 근본 원인은 극도로 부정적인 사고의 ‘국민성’에 있다”며 ‘배려’, ‘인연 중시’라는 이미지와는 달리 실제로는 시기하고 의심하는 마음이 강해 남의 발목을 잡으려는 숨은 국민 본성이 ‘잃어버린 30년’에서 확연히 드러났다고 했다.

그는 1일 일본 주간지 슈프레에 게재된 인터뷰에서 “일본에서는 누군가 새로운 것을 시작하려고 하면 곧바로 발목을 붙잡는 일이 벌어지곤 한다”며 “상궤를 벗어난 비방중상, 언론의 과잉공격 등 무관용의 억압적인 사회 분위기가 존재한다”고 진단했다.

“일본 사회의 부정적 측면이 가장 뚜렷하게 드러난 것이 코로나19 사태였다. 팬데믹으로 국민의 목숨과 삶이 위협받는 상황에서 정권간부는 국민 안전은 내팽개치고 자기 이권 확보에 분주했고 국민들 사이에는 극단적인 ‘자기 책임론’이 확산되면서 코로나19 감염자에 대한 비방중상이 나타났다.”

그는 1990년대 들어 신흥국 출현과 정보기술(IT) 등 테크놀로지 진화에 따라 새로운 경제·산업 구조로의 대전환이 필요해졌지만, 일본 사회에 깊게 뿌리박힌 ‘심술궂은 분위기’가 이를 막았다고 주장했다.
24일 일본 수도 도쿄 거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 마스크를 쓴 행인이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산에 주의하라는 내용의 공공 안내판 앞을 지나고 있다. 2022.1.24  AP 연합뉴스
24일 일본 수도 도쿄 거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 마스크를 쓴 행인이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산에 주의하라는 내용의 공공 안내판 앞을 지나고 있다. 2022.1.24
AP 연합뉴스
“새로운 경제를 발전시키기 위해 머리를 맞대고 신규 부가가치를 창출해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모두 자기 기득권을 지키려고 변화를 멀리하며 서로의 발목만 잡아당겼다.”

“과거의 성공만 믿고 자만하고 겸허함을 잃었다. 지금도 일본이 ‘기술대국’이라고 믿는 사람이 적지 않다. 그러나 실제로는 반도체, 액정패널 등 제조업은 쇠퇴했고 정보화의 진전이 주요국 중 가장 늦은 ‘IT 후진국’이 돼 버렸다.”

그는 1986년 나카소네 야스히로 정부가 내수 확대와 시장 개방 등에 대한 대비를 촉구하는 등 변화에 대한 자각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기득권을 지키려는 이기심에 실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산업구조와 노동력의 패러다임 변화가 일어나자 ‘나만 손해 보는 것 아닌가’, ‘나는 하고 싶지 않다’ 등 변화를 싫어하는 분위기가 나타나면서 결국 아무것도 바꾸지 못하고 30년이 지나가 버렸다.”
일본의 경제 평론가 가야 게이이치 저 ‘국민의 못된 심보가 일본경제 침체의 원흉’ 표지
일본의 경제 평론가 가야 게이이치 저 ‘국민의 못된 심보가 일본경제 침체의 원흉’ 표지
그는 “경제 성장이 정체된 가운데 격차와 불관용의 분위기가 확산된 지금 일본은 자만심 때문에 현실을 잘못 인식하고 (패전이라는) 끔찍한 결과를 초래했던 (태평양) 전쟁 이전의 일본과 같은 길을 걷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개탄했다.

저자는 “일본인이 ‘잃어버린 30년’이란 ‘패전’을 직시하고 이를 통해 겸허한 자세로 배운다면 진정한 의미에서의 근대화와 일본경제의 부활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가야 평론가는 니혼게이자이신문, 노무라증권 등을 거쳐 정부부처와 국책금융기관 등 컨설팅을 해왔으며 일본의 경제침체의 원인에 대해 천착해 왔다.
김태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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