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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사이언스] 빛으로 뇌기능, 행동, 감정까지 조절한다

[달콤한 사이언스] 빛으로 뇌기능, 행동, 감정까지 조절한다

유용하 기자
유용하 기자
입력 2021-12-01 01:00
업데이트 2021-12-01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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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광유전학 실험을 위해 머리에 LED칩이 십어진 생쥐의 모습. 기존 광유전학 기술은 수술을 통해 LED칩을 뇌에 심어야 했지만 국내연구진은 유전자 재조합 효소를 통해 LED를 머리에 쬐어주는 것만으로도 실험이 가능한 기술을 개발했다. CELL 제공
사진은 광유전학 실험을 위해 머리에 LED칩이 십어진 생쥐의 모습. 기존 광유전학 기술은 수술을 통해 LED칩을 뇌에 심어야 했지만 국내연구진은 유전자 재조합 효소를 통해 LED를 머리에 쬐어주는 것만으로도 실험이 가능한 기술을 개발했다.
CELL 제공
빛을 이용해 뇌 기능은 물론 행동과 감정까지 조절할 수 있는 방법을 국내 연구진이 찾았다. 이번 기술을 발전시키면 뇌신경질환 치료에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기초과학연구원(IBS) 인지및사회성연구단, 카이스트 생명과학과 공동연구팀은 빛으로 뇌 기능과 행동, 심지어 감정까지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는 광유전학 기술 ‘옵토-브이트랩’을 개발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뇌신경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뉴런’ 12월 1일자에 실렸다.

뇌 활성은 신경세포와 신경교세포 같은 뇌세포들이 서로 신호를 주고 받으며 조절된다. 이런 상호작용은 뇌 세포 내 지름 50㎚(나노미터) 크기의 작은 자루모양 소기관인 ‘소낭’ 안에 담긴 신경전달물질 분비를 통해 이뤄진다. 뇌 활성은 뇌 특정 부위나 뇌세포 활성을 촉진시키거나 억제시켜 특정 뇌 부위가 담당하는 기능, 여러 뇌 부위간 상호작용의 역할, 특정 상황에서 다양한 뇌세포의 기능 등 특정 상황에서 뇌 작동이 어떤 원리로 일어나는지 밝힐 수 있어 뇌 연구에 필수적이다.

문제는 기존에도 뇌 활성 조절기술이 있었지만 원하는 시점에 특정 뇌세포 활성을 조절한다는 것이 쉽지 않았다.
광유전학적 세포소낭 분비 억제 시스템 옵토-브이트랩 모식도
광유전학적 세포소낭 분비 억제 시스템 옵토-브이트랩 모식도
세포소낭과 세포질에 옵토-브이트랩을 발현시키고, 청색광을 통해 세포소낭 복합체를 만들어 소낭 내 신호전달물질의 분비를 억제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청색광을 끄면 신호전달물질이 다시 정상적으로 분비하므로 원하는 타이밍에 뇌 기능을 조절할 수 있다.

IBS 제공
이에 연구팀은 광유전학 기술을 이용했다. 옵토-브이트랩은 뇌 세포에 빛을 쪼이면 순간적으로 내부에 올가미처럼 트랩을 만들도록 했다. 측정하고자 하는 세포나 조직에 푸른색 빛을 가하면 소낭 내 광수용체 단백질들이 엉겨 붙으며 소낭이 트랩으로 포획되고 신경전달물질 분비를 억제하는 등 활성을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연구팀은 세포, 조직실험과 함께 동물실험을 통해 옵토-브이트랩 기술을 활용해 뇌세포 신호전달 뿐만 아니라 기억, 감정, 행동까지도 조절이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했다.

허원도 카이스트 교수는 “옵토-브이트랩을 이용하면 뇌의 여러 부위간 복합적 상호작용 원리를 밝히고 뇌세포 형태별 뇌 기능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는데 유용하게 활용될 것”이라며 “향후 뇌 기능 회로지도 완성, 뇌전증 치료 등 신경과학 분야는 물론 근육경련, 피부근육 팽창기술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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