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집단 성희롱’ 태백경찰서…서장도 2차 피해 유발

[단독] ‘집단 성희롱’ 태백경찰서…서장도 2차 피해 유발

오세진 기자
입력 2021-06-24 17:13
수정 2021-06-24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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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자료사진. 연합뉴스
경찰 자료사진. 연합뉴스
강원 태백경찰서 소속 경찰관 16명이 신입 경찰관을 성희롱하고 2차 피해를 유발·방치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된 가운데, 당시 지휘권자인 A총경이 피해자에게 2차 가해를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경찰청은 이런 사실을 파악했지만 A총경을 징계하지 않고 전보 조치했다.

24일 서울신문 취재에 따르면 경찰청은 A총경이 지난 1월 26일 피해자 부친의 장례식장에서 피해자에게 “네가 경험이 없어서 대처가 부족하다”고 말한 것이 사실로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조사 과정에서 확인된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했을 때 (아버지의 사망으로) 상심이 큰 피해자가 (A총경으로부터) 질책을 받았다는 느낌을 받았을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A총경은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피해자는 2019년 순경 임용 후 태백서 소속 경찰관들로부터 성희롱을 당한 피해사실을 지난해 9월 태백서 청문감사관실에 알렸다. 가해자들은 언어적 성희롱뿐만 아니라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는 신체 접촉을 하기도 했다. 또 태백서 직장협의회는 지난 3월 피해자가 지난 2년 동안 겪은 피해사실을 경찰 내부망에 폭로한 직후 “일방의 주장만 믿고 무조건적으로 태백서 직원들을 비난하는 댓글을 멈춰달라”는 글을 게시했다.

경찰청은 16명 중 12명을 징계위원회에 회부해 징계하고 4명은 경고 조치할 것을 강원경찰청에 지시했다. A총경은 경고 조치 대상자에 포함됐다.

피해자의 변호인인 류재율 법무법인 중심 변호사는 이날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A총경은 관리자로서 피해자 보호에 미흡했다는 정도가 아니라 장례식장에서 피해자에게 직접 2차 피해를 가했다”면서 “전보 조치 외 아무런 징계를 받지 않은 것은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경찰청은 징계 처분 대상이 된 성희롱 행위자들의 언동과 비교했을 때 A총경의 발언은 징계에 이를 정도라고 볼 수는 없지만 관리 부실 책임을 물어 강한 문책성 인사발령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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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권김현영 여성현실연구소 소장은 “현행법 체계 안에서 직장 내 성희롱 발생 예방 책임과 발생 후 적절한 조치를 해야 할 의무가 기관장에게 있다. 기관장에게 가장 무거운 책임을 물어야 한다”면서 “피해자에 대한 2차 피해를 유발한 행위들에 대해 징계 처분이 적용됐다면 그보다 높은 수준의 책임을 당시 경찰서장에게 묻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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