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도쿄까지 흔들… “10년 만에 또” 공포에 질린 주민들 한밤 대피

도쿄까지 흔들… “10년 만에 또” 공포에 질린 주민들 한밤 대피

김태균, 유용하 기자
입력 2021-02-14 21:08
업데이트 2021-02-15 22:41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日도호쿠 규모 7.3 강진… 사망자는 없어

이미지 확대
규모 7.3으로 추정되는 지진이 발생한 다음날인 14일 일본 후쿠시마현 니혼마쓰시에서 산사태로 도로가 유실된 모습. 동일본대지진 10년을 한 달도 안 남기고 발생한 이번 지진은 수십 초 동안 이어졌고, 도쿄 지역에서도 강한 흔들림을 느낄 수 있을 정도였다. 니혼마쓰 교도통신 연합뉴스
규모 7.3으로 추정되는 지진이 발생한 다음날인 14일 일본 후쿠시마현 니혼마쓰시에서 산사태로 도로가 유실된 모습. 동일본대지진 10년을 한 달도 안 남기고 발생한 이번 지진은 수십 초 동안 이어졌고, 도쿄 지역에서도 강한 흔들림을 느낄 수 있을 정도였다.
니혼마쓰 교도통신 연합뉴스
2011년 3월 11일 동일본대지진 발생 10주년을 한 달 앞두고 당시 피해 중심지인 일본 도호쿠 지방에서 지난 13일 규모 7.3의 강력한 지진이 발생했다.

도호쿠는 물론이고 도쿄를 비롯한 수도권에서도 상당한 흔들림이 감지돼 한밤중 많은 국민이 10년 만에 대지진이 다시 온 게 아니냐며 공포에 떨었다. 150명 이상이 다치고 90여만 가구가 정전되는 등 피해가 발생했으나 사망자는 나오지 않았다.

지진 발생 지역 내에 있는 원전에는 이상이 없었으나 후쿠시마 제1원전 5, 6호기의 원자로 건물 상부에 있는 사용후연료 수조 등 4곳에서 물이 넘쳤다. 가토 가쓰노부 관방장관은 이날 “후쿠시마 제1·2원전과 미야기 오나가와 원전 모두 이상이 없다”고 밝혔다. 5, 6호기는 동일본대지진 때 비상용 전원이 공급돼 냉각장치 기능이 유지된 덕에 최악의 사고를 피했으며 2014년 1월 폐로됐다.

13일 후쿠시마현 앞바다에서 규모 7.3의 강진이 발생한 것은 오후 11시 7분이었다. 일본 기상청은 진원의 깊이를 해저 60㎞ 정도로 추정했다. 지진 체감도를 말해 주는 일본 고유 기준인 진도는 후쿠시마현과 미야기현 일부 지역에서 최대 ‘6강(强)’으로 관측됐다. 6강은 서 있기가 불가능해 기어가야 이동이 가능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몸이 내동댕이쳐질 수도 있는 수준이다. 고정되지 않은 가구는 대부분 움직이거나 넘어진다.

교도통신 집계에 따르면 이번 지진으로 후쿠시마, 미야기, 도치기 등 9개 현에서 총 152명이 부상을 입었으나 사망·실종자는 아직까지 없다. 도호쿠와 간토 지역 90여만 가구에선 정전됐다가 모두 복구됐지만, 일부 지역에선 다수가 계속됐다. 진동과 산사태에 따른 도로 차단, 가옥 붕괴, 주택 화재도 발생했다.

진원지에서 수백㎞ 떨어진 도쿄의 중심부에서도 진도 4의 흔들림이 나타나 TV 등 일부 물건이 쓰러질 정도의 진동이 수십 초 동안 이어졌다. 스가 총리는 14일 “앞으로 1주일 정도는 최대 진도 6강 수준의 지진이 다시 발생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고 국민들에게 당부했다. 실제 이날도 규모 3.1~5.2의 여진이 수십 차례에 걸쳐 계속됐다.
이미지 확대
규모 7.3으로 추정되는 지진이 발생한 다음날인 14일 일본 후쿠시마현 다테시에서 지진으로 벽이 무너져 내린 모습. 동일본대지진 10년을 한 달도 안 남기고 발생한 이번 지진은 수십 초 동안 이어졌고, 도쿄 지역에서도 강한 흔들림을 느낄 수 있을 정도였다. 다테 교도통신 연합뉴스
규모 7.3으로 추정되는 지진이 발생한 다음날인 14일 일본 후쿠시마현 다테시에서 지진으로 벽이 무너져 내린 모습. 동일본대지진 10년을 한 달도 안 남기고 발생한 이번 지진은 수십 초 동안 이어졌고, 도쿄 지역에서도 강한 흔들림을 느낄 수 있을 정도였다.
다테 교도통신 연합뉴스
2011년 3월 미야기현 앞바다에서 발생한 규모 9.0의 동일본대지진 때에는 거대한 쓰나미가 발생해 1만 5000여명의 사망자와 2500여명의 실종자가 나왔다. 또 후쿠시마 제1원전 폭발로 방사성물질이 다량 누출됐다.

전문가들과 일본 기상청은 이번 지진을 당시의 여진으로 보고 있다.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는 “10년 전 동일본대지진 때 300~400㎞ 규모로 파괴된 단층들이 다시 균형을 잡으려고 하다 보니 그 힘 때문에 여진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게 되는 것”이라며 “동일본대지진 수준의 강진이 한 번 발생하면 짧게는 10년, 길게는 20~30년 동안 크고 작은 여진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지진으로 10년 전 동일본대지진으로 파괴돼 아직까지 복구되지 못하고 있는 후쿠시마 원전의 추가 손상이 우려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진도 6강이라는 강한 지진이 발생하면 건물의 추가 손상을 피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서울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2021-02-15 6면

많이 본 뉴스

의료공백 해법, 지금 선택은?
심각한 의료공백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의대 증원을 강행하는 정부와 정책 백지화를 요구하는 의료계가 ‘강대강’으로 맞서고 있습니다. 현 시점에서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사회적 협의체를 만들어 대화를 시작한다
의대 정원 증원을 유예하고 대화한다
정부가 전공의 처벌 절차부터 중단한다
의료계가 사직을 유예하고 대화에 나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