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양극화… 명품만 팔렸다

코로나 양극화… 명품만 팔렸다

이성원 기자
입력 2021-01-19 21:26
수정 2021-01-20 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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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병 1년, 자영업을 할퀴다… 대표 상권 가방 매출 분석

신촌 매장 3개월 평균 매출 75만원
청담동 패션거리는 7억 5768만원
“재택근무로 돈 아껴 명품 질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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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이 흘렀다. 그사이 많은 게 바뀌었다. 서울 신촌의 이화여대 배꽃 앞에서 사진을 찍던 중국인 관광객이 사라졌고, 젊은 인파가 사라진 이태원 골목에는 ‘힘내라 이태원’을 외치는 플래카드만 덩그러니 걸렸다. 국내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2020년 1월 20일 이후 자영업자들은 인고의 시간을 견뎠다. 한편 강남 청담 명품거리와 백화점 명품 매장은 대기번호 100번을 받고 서너 시간은 족히 기다리고 나서야 들어갈 수 있는 역설적인 상황이 발생했다. 코로나19가 주요 상권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앞당기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국내에서 발생한 지 1년이 지난 20일 서울신문은 서울 내 주요 상권 5곳의 업종별 매출액을 비교·분석했다. 강북의 대표 상권인 ▲명동 ▲종로1·2·3·4가동 ▲이태원 ▲신촌 등 4곳과 강남 명품거리가 있는 청담동이 그 대상이다. 서울시가 제공하는 ‘우리마을가게 상권분석서비스’의 업종별 분기 매출액을 바탕으로 지역·업종별 매출액 등락을 확인했다. 집합금지·제한업종은 대부분 지역을 가리지 않고 매출액이 반 토막 났지만, 그럼에도 청담동의 일부 업종은 ‘억’ 소리 나는 매출액 상승을 보였다.

아이러니는 가방 매장에서 도드라졌다. 중국 관광객과 대학생이 떠난 신촌 이대역 앞 가방 업종은 지난해 3분기 점포 한 곳당(표본 13개 매장) 매출액이 75만원에 그쳤다.

월평균 매출액이 25만원이라는 의미다. 지난해 같은 기간 매출액(974만원) 대비 92.2% 줄었다. 가방 가격을 5만원으로 치면 한 달에 가방 5개, 일주일에 가방 1개꼴로 판매한 셈이다.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관광명소인 중구 명동거리 사정도 비슷했다. 지난해 3분기 가방 매장 한 곳당 평균 매출액은 1255만원으로 전년 동기(4572만원) 대비 72.6% 감소했다.

청담동으로 시선을 돌리면 180도 다른 세상이 펼쳐진다. 청담동 패션거리와 명품거리를 품은 압구정 로데오거리의 가방매장 한 곳당 평균 매출액은 지난해 3분기 7억 5768만원에 이른다. 전년 동기(5119만원) 대비 매출액이 14배 가까이 늘었다. 루이비통이나 샤넬 등 고가의 명품 매장이 상권 내에 있어 매출액 규모가 이대 앞이나 명동보다 큰 점을 고려해도 상승 폭을 따지면 설명하기 쉽지 않다. 한 명품 매장 앞에서 만난 시민은 “국외 여행을 못 가는 대신 명품가방을 하나 장만했다”며 “코로나19 확산 속에서 재택근무를 하다 보면 돈 쓸 일이 별로 없어 아낀 돈으로 평소 사고 싶었던 명품을 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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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2021-01-20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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