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켈 떠나도 ‘메르켈 시대’

메르켈 떠나도 ‘메르켈 시대’

이지운 기자
입력 2021-01-17 17:16
수정 2021-01-17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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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 집권 기민당 총재 라셰트 선출

‘흙수저’ 광부 아들, 메르켈 후임 예약
9월 총선서 1당 유지 땐 새 총리 유력
이민정책 적극 옹호… 중·러엔 우호적
중도 우파 ‘메르켈 16년’ 기조 이을 듯
16년째 집권 중인 앙겔라 메르켈(오른쪽) 총리를 뒤이어 독일 집권당 기독민주당(CDU)을 이끌 지도자가 선출됐다. 16일(현지시간) 기민당 총재로 선출된 아르민 라셰트(왼쪽)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 주지사가 승리의 제스처를 보이고 있다. 그는 오는 9월 연방의회 선거에서 승리하면 자매당인 기독교사회당(CSU)과의 연정을 통해 독일의 새 총리가 될 수 있다. 베를린 AP 연합뉴스
16년째 집권 중인 앙겔라 메르켈(오른쪽) 총리를 뒤이어 독일 집권당 기독민주당(CDU)을 이끌 지도자가 선출됐다. 16일(현지시간) 기민당 총재로 선출된 아르민 라셰트(왼쪽)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 주지사가 승리의 제스처를 보이고 있다. 그는 오는 9월 연방의회 선거에서 승리하면 자매당인 기독교사회당(CSU)과의 연정을 통해 독일의 새 총리가 될 수 있다.
베를린 AP 연합뉴스
독일 집권 기민당(CDU) 총재로 16일(현지시간) 선출된 아르민 라셰트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 주지사가 앙겔라 메르켈에 이어 독일 총리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이 보도했다. 라셰트는 당내 유명한 보수주의자이자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독일 회장을 지낸 프리드리히 메르츠를 521대466으로 꺾었다. 오는 9월 연방의회 선거에서 기민당이 승리하면 자매당인 기독교사회당(CSU)과의 연정을 통해 독일의 새 총리가 될 수 있다. 독일 한 여론조사업체는 올 총선에서 기민당이 제1당을 고수할 것으로 내다봤다.

1961년생으로 탄광 광부 부친을 둔 라셰트는 자신이 흙수저 출신이라는 점 등을 강조했다. 부모 모두 벨기에 출신이며 로마 가톨릭 신자이다. 법학 학위를 취득했고 저널리스트로 일했다. 1994년 독일 연방 하원의원, 1999년에 유럽 의회의원으로 선출됐으며 2005년에 노르트 라인베스트팔렌주 정부의 각료에 올랐다.

2017년에는 메르켈의 강력한 경쟁자인 사회민주당 당수 마르틴 슐츠의 고향이기도 한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 주지사 선거에서 승리하며 메르켈의 역대 최장기, 4연임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인구 1800만명의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는 독일 16개 주 가운데 가장 인구가 많은 곳으로, 앞선 50년 동안 한 차례 말고는 줄곧 사민당이 집권해 온 터라 당시 패배는 사민당에 충격적이었다. 직전까지 높은 지명도를 앞세운 마르틴 슐츠 전 유럽연합(EU) 의장이 사민당 당수를 맡아 당 지지율을 빠르게 상승 견인하던 중이었다.

라셰트는 중도 우파 성향으로 메르켈의 정치 성향과 유사하다. 그의 승리는 집권 기민당이 자유, 중도주의를 지속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는 2015년 유럽 이주 위기 동안 메르켈 총리의 이민 정책을 맹렬히 옹호했으며, 2017년 6월 국회 표결에 앞서 독일의 동성결혼 도입에 반대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폴리티코’는 라셰트가 러시아에 우호적이며, 독일 수출산업 보호 차원에서 중국에 대해 유화적인 노선을 갖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과 독일이 갈등할 때도 “미국은 세계 최고의 기술 국가이며 유럽의 안보에 매우 중요하다”면서 다른 독일 정치인들보다는 덜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그러면서도 그는 “‘독일은 수동적인 지정학적 국가가 아니다’면서 적극적인 외교활동을 표방해 왔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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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운 전문기자 jj@seoul.co.kr
2021-01-18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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