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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 범죄를 쫓다

‘닭장 사육’ 인간 전염병을 키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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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ㅣ 수정 : 2020-05-07 02:00 과학 섹션 목록 확대 축소 인쇄

인수공통감염병의 역습

영미 공동연구팀 세균 진화 과정 연구
‘집약적 축산’ 바이러스 감염 늘리고
돌연변이 발생시켜 종 장벽도 넘어
“가축들이 행복한 사육 환경은 필수”
20세기 들어 닭이나 오리, 소, 돼지 등 가축을 한 곳에 몰아넣고 키우는 집약적 축산이 보편화했다. 많은 고기를 한번에 얻기 위해 좁은 공간에 많은 동물을 키우는 집약적 축산법은 방목형 축산법과는 달리 가축들의 면역력을 떨어뜨려 감염병에 취약하다. AP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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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세기 들어 닭이나 오리, 소, 돼지 등 가축을 한 곳에 몰아넣고 키우는 집약적 축산이 보편화했다. 많은 고기를 한번에 얻기 위해 좁은 공간에 많은 동물을 키우는 집약적 축산법은 방목형 축산법과는 달리 가축들의 면역력을 떨어뜨려 감염병에 취약하다.
AP 제공

국내에서는 진정세를 보이지만 여전히 세계적으로 맹위를 떨치고 있는 코로나19는 야생 박쥐에게서 시작돼 중간숙주인 천산갑을 거쳐 사람에게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2000년대 초반 유행했던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역시 야생박쥐에서 출발했다. 1981년 처음 발견된 뒤 전 세계적으로 확산된 에이즈를 일으키는 HIV는 원숭이에게서, 조류 인플루엔자(H5N1) 바이러스는 새들에게서 시작됐다.

이런 인수공통감염병은 점점 증가하고 있는데 기후변화와 그에 따른 인간과 동물의 서식지 공유 증가, 반려동물 증가와 함께 늘어난 유기동물, 관광과 교역 확대가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특히 전 세계적으로 육류 소비가 늘어나면서 공급량을 확대하기 위해 널리 활용되는 집약적 축산 형태가 가축-가축 간은 물론 인간-가축 간 병원균이 쉽게 전파되는 환경을 만들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 같은 집약적 축산업 행태가 개선되지 않을 경우 예상치 못한 병원균의 공격을 받을 가능성이 상존한다는 것이다.
육식에 대한 수요로 만들어진 집약적 축산법은 감염병 확산에 취약할 뿐만 아니라 지구온난화, 환경 파괴 등의 문제를 유발시킨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근 동물 세포를 이용해 실험실에서 만들어 내는 고기인 ‘배양육’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다. 영국 옥스퍼드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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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육식에 대한 수요로 만들어진 집약적 축산법은 감염병 확산에 취약할 뿐만 아니라 지구온난화, 환경 파괴 등의 문제를 유발시킨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근 동물 세포를 이용해 실험실에서 만들어 내는 고기인 ‘배양육’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다.
영국 옥스퍼드대 제공

영국 배스대 생물학·생화학과, 셰필드대 분자생물과학과, 스완지대 의대, 웨이브리지 축산식물보건국, 애버딘대 의대, 케임브리지대 수의과학대, 옥스퍼드대 동물학과, 호주 베이커 심장·당뇨병 연구소(BHDI), 모내시대 감염병학과, 미국 농무부 산하 농업연구청 공동연구팀은 좁은 공간에서 많은 가축을 키우는 ‘집약적 축산업’이 감염병 위험을 증가시킨다고 6일 밝혔다. 집약적 축산업은 사육되는 동물의 면역력을 약화시키기 때문에 항생제를 과다하게 사용하고 유전적 다양성도 낮아 감염병이 걷잡을 수 없는 속도로 확산될 뿐만 아니라 사람에게도 쉽게 옮겨진다는 것이다. 이 같은 연구 결과는 미국 국립과학원에서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PNAS’ 5일자에 실렸다.
선진국에서 자주 발생하는 설사병과 소화기 염증을 일으키는 세균 ‘캄필로박터 제주니’를 전자현미경으로 관찰한 모습. 캄필로박터는 집약적 축산 때문에 동물은 물론 사람에게 더 빠르게 감염될 수 있도록 진화하고 있다. 영국 셰필드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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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진국에서 자주 발생하는 설사병과 소화기 염증을 일으키는 세균 ‘캄필로박터 제주니’를 전자현미경으로 관찰한 모습. 캄필로박터는 집약적 축산 때문에 동물은 물론 사람에게 더 빠르게 감염될 수 있도록 진화하고 있다.
영국 셰필드대 제공

연구팀은 이런 문제를 확인하기 위해 선진국에서 발생하는 가장 흔한 설사병과 소화기 염증을 일으키는 ‘캄필로박터 제주니’라는 세균의 진화를 조사했다.

캄필로박터균은 일반 식중독균과 달리 냉장, 냉동 상태에서도 장기간 생존한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감염된 고기를 생으로 먹거나 덜 익혀 먹을 때, 오염된 식품이나 손, 주방기구에 2차로 노출될 때도 감염된다. 캄필로박터균에 의한 식중독에 걸리면 복통, 발열, 구토와 구역질, 두통, 근육통, 피가 섞인 설사 증상이 나타난다. 장티푸스나 콜레라만큼 위험하지는 않지만 기저질환자에게는 심각한 후유증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제는 캄필로박터균이 전 세계에서 사육되고 있는 소의 20% 이상에 존재하며 항생제로도 없애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전 세계의 소, 양, 기린, 닭, 인간, 고양이, 개, 야생 환경에서 사는 새의 1198개 게놈 배열(시퀀스)을 분석하고 1065건의 관련 연구 결과를 메타분석해 캄필로박터균의 진화와 감염경로를 역추적했다. 그 결과 20세기 들어 집약적 축산업이 보편화되면서 캄필로박터균이 개체들을 쉽게 옮겨 갈 수 있게 됐고 그로 인해 돌연변이가 자주 발생했으며 종간 장벽을 쉽게 뛰어넘도록 진화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집약적 축산업과 함께 운송수단의 발달로 감염성 높은 캄필로박터균이 전 세계적으로 쉽게 확산되면서 더 다양하고 생존력과 전염성이 강하게 변이돼 왔다는 것도 발견됐다.

새뮤얼 셰퍼드(생물정보학) 배스대 교수는 “환경 변화와 집약적 축산이 동물 간은 물론 동물-사람 간에도 병원균 감염을 쉽게 만들고 있는 만큼 가축이 행복한 친환경적 사육 환경을 조성하는 것은 더이상 선택의 문제가 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2020-05-07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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