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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맘바, 딸과 함께 하늘로…NBA 전설 코비, 헬기사고로 사망

블랙 맘바, 딸과 함께 하늘로…NBA 전설 코비, 헬기사고로 사망

홍지민 기자
홍지민 기자
입력 2020-01-27 11:36
업데이트 2020-01-27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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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농구 경기 위해 전용 헬기 타고 가다 헬기 사고로 딸과 함께 사망
LA레이커스에서 20시즌 뛰며 우승 5회, 득점왕 2회 차지한 NBA 별
농구팬들 스테이플스센터 몰려 추모, 후배 선수들은 운동화에 추모글

미국프로농구(NBA)의 레전드 코비 브라이언트가 불의의 헬기 사고로 하늘의 별이 됐다. 42세.

26일(현지시간) 아침 브라이언트와 둘째 딸 지아나 등이 탑승 중인 전용 헬리콥터가 미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인근 칼라바사스에 추락해 탑승자 9명 전원이 사망했다고 이날 로이터, AFP통신 등이 보도했다. 이들은 지아나의 농구 경기 참가를 위해 이동 중이었으며, 지아나의 팀 동료와 팀 동료 부모 중 한 명, 조종사 등이 함께 사망했다. 브라이언트는 네 딸을 두고 있다. 칼라바사스 시도 트위터를 통해 브라이언트의 사망을 확인했다.
지난 2016년 NBA 올스타전 당시 경기를 앞두고 코트에서 몸을 풀던 코비 브라이언트가 둘째 딸 지아나를 안으며 웃음 짓고 있다. 코비와 지아나는 26일 헬기 사고로 숨졌다. AP 연합뉴스
지난 2016년 NBA 올스타전 당시 경기를 앞두고 코트에서 몸을 풀던 코비 브라이언트가 둘째 딸 지아나를 안으며 웃음 짓고 있다. 코비와 지아나는 26일 헬기 사고로 숨졌다. AP 연합뉴스
아버지도 NBA 선수였던 브라이언트는 고교 졸업 직후 대학 농구를 거치지 않고 NBA 무대로 직행했다. 1996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3순위로 샬럿 호니츠의 지명을 받고 2주 뒤 곧바로 LA레이커스로 트레이드 됐다. 그리고 2016년 은퇴할 때까지 줄곧 LA레이커스 유니폼을 입고 뛰었다. 은퇴까지 한 팀에서만 뛴 건 NBA 사상 그가 유일하다.

아프리카 독사에서 따온 ’블랙 맘바‘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그는 20시즌 동안 정규리그 통산 1345 경기에 출전해 평균 25득점, 5.2리바운드, 4.7어시스트를 기록했다. 개인 통산 3만 3643점을 넣어 카림 압둘 자바(3만 8387점), 칼 말론(3만 6928점), 르브론 제임스(현역)에 이어 이 부문 4위에 올라 있다. 5위가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3만 2292점)이다. 2006년에는 토론토 랩터스를 상대로 81점을 몰아넣어 1962년 윌트 체임벌린의 100득점 다음 가는 한 경기 개인 최다 득점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브라이언트는 득점 욕심이 지나치다는 비난도 들었지만 NBA 사상 최초로 개인 통산 3만 득점에 6000 어시스트를 기록한 선수일 정도로 도우미 역할도 많이 했다. 이밖에 그는 샤킬 오닐과 함께 LA레이커스를 NBA 3회 연속 우승으로 이끈 것을 포함해 NBA 우승 5회(2000~2002·2009·2010), 올스타 18회, 득점왕 2회(2006·2007), 정규리그 MVP 1회(2008), 플레이오프 MVP(2009·2010), 올스타 MVP 4회(2002·2007·2009·2011) 등 화려한 커리어를 남겼다. LA레이커스는 그의 등번호 8번과 24번을 영구 결번 처리했다. 그러나 브라이언트는 2003년 미 콜로라도의 한 리조트에서 19세 여직원을 성폭행한 혐의로 입건됐다. 당시 브라이언트는 합의된 성관계를 주장했고 검사도 중범죄인 성폭행 혐의를 배제하기는 했지만 영광의 나날에 오점을 남긴 것은 분명하다.
26일 헬기 사고로 숨진 NBA 전설 코비 브라이언트를 추모하기 위해 수많은 팬들이 그가 뛰었던 LA레이커스의 홈구장인 스테이플스센터 앞에 몰려 있다. AP 연합뉴스
26일 헬기 사고로 숨진 NBA 전설 코비 브라이언트를 추모하기 위해 수많은 팬들이 그가 뛰었던 LA레이커스의 홈구장인 스테이플스센터 앞에 몰려 있다. AP 연합뉴스
그는 사망 하루 전 자신을 추월해 NBA 역대 득점 3위에 오른 제임스에게 생애 마지막 트윗을 남겼다. 2년 전부터 LA레이커스에서 뛰고있는 제임스가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를 상대로 3만 3655점을 기록하자 “내 형제에게 많은 경의를 표한다’고 썼다.

2008년 베이징,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브라이언트와 미국대표팀으로 함께 뛰며 금메달을 목에 걸기도 했던 제임스는 갑작스런 비보에 “그의 마지막 말을 기억한다. 당신이 정녕 위대해지길 원한다면, 그리고 위대한 선수 중 한 명이 되고자 한다면, 그 일을 위해 끝까지 모든 걸 쏟아부어야 한다. 그것을 대체할 수 있는 건 없다는 말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공격적으로 제로 결점의 선수였다. 그의 기술과 선수로서의 열정 덕분에 그는 영원히 기억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휴스턴 로키츠의 가드 어스틴 리버스가 26일 덴버 너기츠와의 경기에 신고나온 운동화에 헬기 사고로 유명을 달리한 코비 브라이언트에 대한 추모 메시지가 적혀 있다. AP 연합뉴스
휴스턴 로키츠의 가드 어스틴 리버스가 26일 덴버 너기츠와의 경기에 신고나온 운동화에 헬기 사고로 유명을 달리한 코비 브라이언트에 대한 추모 메시지가 적혀 있다. AP 연합뉴스
전·현직 미국 대통령도 애도를 표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끔찍한 뉴스”라고 적었고,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도 트위터를 통해 유족에게 “사랑과 기도를 보낸다”고 했다. 브라이언트의 팬들은 LA 레이커스의 홈경기장인 스테이플스센터를 찾아 조화와 농구화를 모아놓고 슬픔을 드러냈다. NBA 선수들은 이날 브라이언트에 대한 추모 메시지를 적은 농구화를 신고 경기에 나서기도 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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