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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배구, 세대교체 없이 올림픽 없다

남자배구, 세대교체 없이 올림픽 없다

홍지민 기자
홍지민 기자
입력 2020-01-12 18:10
업데이트 2020-01-13 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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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에 2-3으로 분패… 도쿄행 좌절 “멀리 내다보고 세터·센터 등 길러야”

한국 남자 배구의 올림픽 본선 복귀가 아쉽게 또 미뤄졌다. 4년 뒤 파리, 혹은 8년 뒤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에서 본선 진출을 일궈내려면 대대적인 세대교체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000년 시드니 대회 이후 20년 만의 올림픽 본선 진출을 노렸던 한국 남자 배구는 지난 11일 중국 장먼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아시아 대륙예선 준결승에서 아시아 최강 이란에 세트 스코어 2-3(25-22 21-25 18-25 25-22 13-15)으로 무릎을 꿇었다. 세계 랭킹 24위인 한국 남자 배구는 한 수 위로 평가받는 이란(8위)을 상대로 풀세트까지 가는 승부를 펼쳤으나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하고 고배를 마셨다. 2m 이상의 장신 선수가 6명이나 있는 이란에 블로킹 득점에서 7-17로 밀린 한국은 강력한 스파이크 서브로 상대 리시브 라인을 무너뜨리며 접전을 펼쳤다. 그러나 마지막 세트에서 분패하며 후일을 기약해야 했다.

전문가들은 남자 배구의 가장 큰 숙제는 세대교체라고 입을 모은다. 이번 올림픽 예선에 나선 대표팀 주축은 세터 한선수(35·대한항공), 라이트 박철우(35·삼성화재), 센터 신영석(34·현대캐피탈) 등 대부분 30대 중반이다. 이번 예선에서 이러한 베테랑들의 활약이 돋보였지만 현실적으로 올림픽 도전은 이번이 마지막이다. 때문에 대표팀 주장 신영석은 이란전 뒤 “우리 팀의 (평균) 나이가 많은 편”이라면서 “세대교체가 늦어지면 안 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문제는 이들의 대를 이을 재목들이 많지 않아 세대교체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때문에 2024년 파리가 아니라 2028년 로스앤젤레스 대회 등 장기적인 관점으로 준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종경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신장이나 파워 면에서 한국과 일본은 아시아권에 머무르고 있지만, 호주하고 이란은 이미 세계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면서 “프로 무대에서 외국인 선수가 활약하며 젊은 선수들이 경기에 나설 기회가 줄어드는 등 선수층이 얇아지고 있는 게 큰 문제”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장신 선수를 발굴하는 것도 시급하지만 키가 크다고 공격 일변도의 반쪽짜리 선수로 키우지 말고 어려서부터 서브 리시브 등 기본기를 갖춘 선수로 육성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최천식 해설위원도 “현대 배구에선 세터와 센터가 중요한데 세대교체 재목이 보이지 않는다”며 “젊은 선수들을 키워내기 위해선 프로뿐만 아니라 고교, 대학 배구의 분위기가 변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2020-01-13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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