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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업체 보다 20시간 늦은 기상청의 ‘황사예보’

민간업체 보다 20시간 늦은 기상청의 ‘황사예보’

입력 2016-04-11 10:04
업데이트 2016-04-11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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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일한 판단·칸막이 행정에 최악 미세먼지 봉변

황사 기상청-미세먼지 국립환경과학원, 칸막이로 협업 안 돼

지난 주말 전국을 뒤덮은 미세먼지와 황사를 국립환경과학원과 기상청이 제때 예보하지 못해 빈축을 사고 있다.

기상청에서 기상 자료를 받는 민간기상업체는 전날 황사 예보를 했지만 기상청은 예보를 빠뜨렸다가 뒤늦게 황사가 오고 난 뒤 ‘황사가 발생했다’고 통보문에 한 줄을 끼워 넣었다.

11일 기상청 등에 따르면 첫 황사 예보는 9일 오후 1시 10분에 나왔다.

기상청은 “현재, 일부 남부지방에는 황사가 나타나는 곳이 있습니다”라며 “지난 6, 7일 중국 북부지방에서 발원했다”고 설명했다.

이미 미세먼지 농도는 광주광역시 208㎍/㎥, 군산 201㎍/㎥, 안동 195㎍/㎥, 진도군 186㎍/㎥, 추풍령 173㎍/㎥ 남부 지방에서 이미 ‘매우 나쁨(150㎍/㎥ 초과)’ 수준을 넘어선 시점이었다.

이날 오전부터 황사와 안개가 섞이면서 미세먼지 농도를 급격하게 끌어올리고 있었지만 기상청의 황사 예보는 ‘실시간’으로 오후에 나왔다.

반면 민간기상업체 케이웨더는 8일 오후 5시 발표한 통보문에서 “중국만주지역에서 발원한 옅은 황사가 우리나라로 점차 유입되면서 영향을 받아 전국이 미세먼지 및 초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상태를 보이겠다”고 9일 날씨를 예보했다.

기상청에서 자료를 받는 민간업체의 황사예보가 기상청보다 20시간 가까이 빨랐던 셈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황사가 1천500m 상공에서 바람을 타고 지나가 국내에는 영향이 거의 없을 것으로 판단했는데 대기가 안정되면서 먼지가 낙하했다”고 해명했다.

기상청은 6, 7일 중국에서 황사가 발원한 것을 파악하고도 대기 흐름상 영향이 없을 것으로 안일하게 판단했는데 주말 나들이에 나섰던 시민들만 봉변을 당했다.

기상청은 황사가 영향을 미치는 시점도 첫 발표 때는 ‘10일 아침’까지로 했다가 10일 오전 5시에는 ‘오전’으로 바꿨고 오전 11시 10분에는 ‘오후’로 다시 바꾸는 등 황사 지속 시간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

자연발생한 황사는 기상청이, 인공 오염물질인 미세먼지는 환경부 산하 국립환경과학원이 예보한다는 부처간 칸막이도 효율적인 대기질 예보 시스템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환경부는 2014년 1월 겨울철 미세먼지가 고농도로 유지되자 종합대책을 내놓으면서 두 기관이 나눠 발표하던 예보문을 기상청이 통합 발표하는 등 협업 시스템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2년여가 지나도록 바뀐 것은 기상청 내에 국립환경과학원의 미세먼지 예보 관련 사무실이 있다는 점 뿐 실질적인 협업은 안 되고 있다.

국립환경과학원은 8일 오후 11시 발표한 9일 미세먼지 예보에서 “상층을 지나가는 국외 미세먼지의 영향을 받고 오후 들어 서해상 미세먼지가 유입돼 농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기상청이 황사라는 표현을 쓰지 않자 ‘국외 미세먼지’라고만 표현했다.

민간기상업체는 이미 황사와 미세먼지를 종합해 예보문을 내놓은 상태였다.

더욱이 과학원은 같은 시간 발표한 10일 예보에서 “수도권의 경우 오전까지 다소 농도가 높다가 오후 들어 점차 대체로 청정한 대기상태로 회복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오보를 냈다.

10일은 수도권은 물론 전국이 온종일 짙은 미세먼지로 몸살을 앓았다.

국립환경과학원은 8일 오전 5시에도 “전 권역이 보통으로 예상되며 수도권은 낮에 일시적으로 나쁨 수준의 농도가 나타나겠다”라고 했지만 이날 오후 3시 서울의 시간 평균농도는 157㎍/㎥로 ‘매우 나쁨’ 수준을 보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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