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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전고투해 잡았는데”…스멀스멀 되살아난 소백산 ‘도깨비불’

“악전고투해 잡았는데”…스멀스멀 되살아난 소백산 ‘도깨비불’

입력 2016-04-03 10:30
업데이트 2016-04-03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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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틈 숨어 있던 불씨 재점화 추정…산세 험해 ‘완전진화’ 어려워

27시간에 걸친 악전고투 끝에 2일 오후 9시 ‘완전 진화’했다고 선언한 충북 단양군 소백산의 불씨가 3일 새벽 되살아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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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살아난 불씨’ 단양 소백산 2차 화재
’되살아난 불씨’ 단양 소백산 2차 화재 3일 충북 단양군 소백산에서 지난 1일에 이어 발생한 2차 화재 현장에서 한 진화대원이 불을 끄고 있다.연합뉴스
이날 오전 4시께 불길이 다시 번졌다는 신고가 접수되면서 단양군 산불방지대책본부는 전날 밤 국립공원 침범을 저지한 채 화재를 진압했다는 안도감이 일순 긴장감으로 바뀌었다.

즉각 단양군과 소백산국립공원 북부사무소 직원, 소방관 등 220여명과 산림청 헬기 3대가 긴급 투입돼 재진압에 나서 오전 9시께 큰 불길은 잡았지만 산세가 험해 잔불 정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불길이 다시 되살아 난 곳은 지난 1일 최초 산불이 발생한 지점 윗부분인 단양읍 천동리 산 9-1번지로 추정된다. 단양군은 진화했던 지역에 숨어 있던 불씨가 되살아난 것으로 보고 있다.

산불은 1차 진화됐다고 안심할 수 없다.

쉼 없이 물을 쏟아부어도 바위틈 등에 숨어 있던 불씨가 밤만 되면 도깨비처럼 스멀스멀 되살아나기 때문이다. 산세가 험한 곳은 육안으로 남아 있는 불씨를 확인하기가 쉽지 않아 불이 다시 붙은 뒤에야 비로소 알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날 다시 번진 소백산 산불도 마찬가지였다.

소방당국은 지난 1일 오후 6시 16분께 최초 산불 신고가 접수되자 400여명의 인력과 헬기 5대를 투입해 27시간만인 2일 오후 9시 불길을 잡고 완전 진화를 선언했다.

산속을 샅샅이 뒤지는 방법으로 불씨를 제거하고, 소백산국립공원 관리사무소 일부 직원들은 불씨가 다시 살아나는 것에 대비해 화재 현장을 지켰다.

그러나 우려대로 어디엔가 몸을 숨기고 있던 불씨가 밤이 되면서 되살아났다.

일주일째 건조주의부가 발효 중일 정도로 건조한 날씨가 계속돼 산림이 바싹 마른 상태에서 밤새 바람이 강해지자 낙엽과 바위 아래 숨어있던 불씨가 다시 기세를 올린 것으로 보인다.

이 일대는 산세가 험하고, 등산로가 아닌 데다 산림이 울창해 진화와 산불 감시조차 어렵다다. 산 아래서 화재 현장까지 올라가는 데 만 3시간이 걸릴 정도다.

전날 진화에 나섰던 단양군청의 한 직원은 “불씨가 한 뼘쯤은 밑으로 타들어 가 갈퀴로 낙엽 등을 긁어내도 불씨가 완전히 꺼지지 않고 연기가 났다”며 “땅이 젖도록 물을 뿌려도 바닥이 달궈져 있어 금세 말라 버렸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 직원은 “등짐 펌프의 물통도 금세 동이나 헬기가 아니면 산불을 잡기 힘들다”고 토로했다.

최근 충북에서 발생한 가장 큰 산불로 꼽히던 2009년 4월 옥천군 군수면 식장산 산불도 비슷한 상황이었다.

당시 불은 산기슭에서 발생해 닷새간 이어졌다.

산림 당국과 숨바꼭질을 하던 불씨는 특수훈련을 받은 산불 기동대와 특전사 장병이 로프를 타고 직접 바위 절벽에 올라가 일일이 남은 불씨를 찾아내 소탕한 뒤에야 사그라졌다.

산림 당국 관계자는 “밤새 바위틈에 있던 불씨가 되살아난 것으로 보인다”며 “불길이 바람 등을 타고 번지지 않도록 방어선을 구축하면서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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